SD.Seoul님.. 질문이 있습니다. ^^;

  • #99647
    tracer 68.***.125.164 2365

    새벽에 잠이 깨서 또 여기서 놀고 있네요.
    내일 회사에서 좀 피곤할 듯 -_-;

    어제 집에서 오는 길에 victor stenger라는 physicist와의 인터뷰(그의 책 God: the failed hypothesis에 관한)를 듣다가 놀라운 사실을 들어서요. SD.Seoul님이 생각나더군요 ^__^

    요지는, 우주의 에너지 보존에 관한 내용인데, 다들 궁금해 하는 것이 빅뱅을 통해 우주가 생성되었는 데 그 에너지는 어디서 온 것이냐?(에너지는 consistent하니까, something cannot come from nothing.. 이게 저를 많이 고민하게 했던 문제였는데요.) 최근의 anti-matter의 실존확인 이후 계산을 해보니 우주의 positive energy(matter)와 negative energy(anti-matter)가 정확히 서로를 cancel-out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신이 확 달아나는(인터뷰어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였는데요. 이 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quantum fluctuation을 이야기하면서 something can come from nothing이라는 과학자들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려고 하네요.

    언제나와 같이 친절한 요약설명도 좋고, 링크제시도 좋습니다. 시간/관심 있으시면 부탁드릴께요.

    아 참, 저도 얼마전에 babel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crash보다는 연출이 훨씬 나았던 것 같지만 가슴에 와닿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영화가 그 메시지 자체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면 그 효과는 반감하는 것 같습니다. 멕시코의 세 감독, 알퐁소 쿠아론과 기예르모 델 토로, 그리고 바벨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나리투의 최근 세 영화(children of men, pan’s labyrinth, babel)가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저는 pan’s labyrinth-children of men-babel순서로 좋았습니다. 근데 그 이유가 딱 위에서 말한 너무 드러나는 메시지 때문인 것 같네요.

    • SD.Seoul 137.***.208.19

      1.
      우주의 에너지는 보존(consevation)입니다.
      천지창조때와 지금 그리고 수만년 후의 우주의 에너지를
      각각 계산해 보면, 정확히 같다는 말이지요.
      정확히는 우주의 에너지는 zero(0)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에너지가 보존된다면,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물리학자는 happy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1.1
      우주는 천지창조 전에는 진공(vacuum)이었을 겁니다.
      진공(vacuum)은 아무 것(things)이 없는 상태(즉 nothing-ness)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상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냄비위의 물이 100도가 되어 부글부글 거리는 상태이지요.
      H2O 분자들은 물이 됐다가, 증가가 ㄷㅚㅆ다가를 반복하는상태이지요.
      이런 순간을 fluctuation 한다고 합니다.)
      진공이 fluctuation 한다는 것은,
      물질-반물질이, 생겼다가, 바로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상태이지요.

      다시 말해, 무에서 유가 생겼다가, 다시 무가 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수증기는 냄비의 물에서 나왔지만,
      물질-반물질은 진공nothing의 바다(또는 Dirac’s sea)에서 나옵니다.
      단, 그 물질은 홀로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그 반물질과 함께 나타납니다.
      여기서 전자(electron)는 물질(matter)이며,
      양전자(positron)는 반물질(anti-matter)입니다.
      이 둘은 정확히 똑같은 질량을 가지며,
      다만 전하(electric charge)와 좌우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반대입니다.
      따라서 이 둘은 다시 만나는 순간 사라집니다.
      유에서 무로 다시 변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에너지의 변화는 없습니다.
      전후의 에너지는 여전히 zero이지요.
      이러한 과정이 가능한 이유는 불확정성 원리
      (uncertainty principle of quantum physics)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에서는 에너지를 정확히 잴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에너지는 그 짧은 순간에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시작과 끝의 에너지가 보조된다면, 그 중간의 일들은
      눈감아 줄 수 있다는 말이지요.

      만일, 물질-반물질이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만난다면,
      그들은 반드시 두 줄기 빛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천지창조와 빛은 따라서 뗄 수 없는 연관이 있지요.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는 천지창조의 신호탄인 셈입니다.

      1.2
      그런데, 우주는 천지창조를 거치면서, 순식간에 엄청난 팽창을
      하게됩니다. 이 때, 너무나 각중에 일어난 일이라서,
      미처 짝을 찾지 못한 matter 들이 생겼지요.
      (50% 남자, 50%여자의 집단에서도 single들은 항상 있듯이)
      그리고, 사라지지 않은 matter 들이 한 곳으로 몰려서, 현재의 우주를
      만들었지요. 즉, 우주 저쪽 건너편에는 anti-matter 만으로 만들어진
      anti-우주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우주와
      모든 것이 똑 같고, 전하만 반대이고, 오른쪽 왼쪽이 뒤바뀐 세상일 겁니다.
      (만일 UFO 를 타고 그들이 우리에게 온다면, 나와 똑같이 생긴
      우주인이 있다면, 절대로 곁에 가면 안됩니다. 나와 그 우주인은
      빛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1.3
      anti-matter 는 공상속의 물질이 아닙니다.
      현재 병원에서 x-ray, CT, MRI 와 더불어사용하는,
      PET 촬영은 positron을 사용하지요.

      (결론은) 현재의 우주는 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Free lunch 라는 말도 쓰지요.
      왜 만들어졌을까요?
      그러하지 않았으면, 지금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존재하지 않기때문이겠지요.

    • tracer 198.***.38.59

      wow, it just blew my head. i’m typing without my head.
      언젠가 inflated universe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free lunch이야기가 나왔었는데(mit의 아주 젊은 alan guth가 설명해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시고 아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시는 것도 대단한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맞지요?) 되시길 잘 하신 것 같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tracer 198.***.38.59

      질문이 또 하나 떠올랐습니다.
      random fluctuation을 하다가 갑자기 inflate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또 언젠가 big crunch가 이루어져 vacumm상태로 돌아간다면, 또 다시 inflate되는 cycle을 반복할 수 있겠네요? 우리의 universe가 첫번째가 아닐 확율이 높겠구요?

    • SD.Seoul 66.***.118.78

      허걱~~~
      저의 ㅇㅑㄾ은 지식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질문이십니다.;)

      현 물리학의 수준으로는,
      우주가 팽창만을 할껀지,
      팽창하다가 수축해서 big crunch 할 껀지,
      아니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껀지에 대해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반드시 모든(everything) 것이 멸망(heat death)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It is just a matter of when, not if.

    • NetBeans 216.***.104.21

      허망하군요. 나도모를 어느순간 모든게 사라질수있다는것이…

    • 질문 71.***.156.146

      “만일, 물질-반물질이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만난다면,
      그들은 반드시 두 줄기 빛으로 변합니다” 라는 글이 궁금합니다.
      처음 글에서는 물질-반물질이 만나면 사라진다고 했는데, 시간을 두고 만나 두 줄기의 빛이 생긴다면 결국 둘이 만나서 각각 빛의 형태로 변환 되면 zero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 까요?

    • SD.Seoul 66.***.118.78

      질문님/ 예리하신 질문입니다. ^^;;;

      (답)은 negative potential energy 때문입니다.
      한 쌍 (matter-antimatter 쌍이나, 또는 두 빛의 쌍) 의
      negative potential energy 와 positive kinetic energy를
      더하면, zero 가 되지요.

      (예를 들어, 돌맹이를 떨어뜨리면,
      떨어뜨리기 직전의 에너지
      …..= zero kinetic + zero potential
      …..= zero total energy
      얼마의 높이를 떨어지고 난 후의 에너지
      …..= positive kinetic + negative potential
      …..= zero total energy)

    • 질문 71.***.156.146

      참, 제가 질문에 zero가 아닐 수 있다고 질문한 것의 원뜻은 둘이 만나 사라진다고 한 것을 잘못표현한 것입니다. 사실은 물질과 반물질이 시간차를 두고 만나 두개의 빛으로 변하면 에너지의 총화는 zero일지 모르지만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 같아서 질문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깔끔한 답변을 주셔 좋고 더불에 이곳에 들르는 재미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