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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침공’
[전자신문 2005-05-02 10:32]
화웨이가 통신장비 전 부문에서 최대 경계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광 전송 분야에서 KT에 대한 첫 공식 실적을 만들어낸 화웨이(http://www.huawei.com)는 최근 들어 광대역통합망(BcN) 등 통신장비 전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통신장비 업체들은 물론이고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벤처기업과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화웨이의 파상 공세에 대비한 대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세계 시장 경쟁력 확보=최근 통신분야 전문 리서치 회사인 미국의 헤비리딩사가 전세계 대형 유선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 통신장비 시장인식 조사’에서 화웨이는 8위를 차지, 10위권에 들어섰다. 지난 2003년 3분기 18위에서 불과 16개월여 만에 10단계나 뛰어올랐다. 10위권 기업들은 시스코·주니퍼·알카텔·노텔·루슨트·익스트림·지멘스 등 세계적인 통신장비 강자들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KT에 차세대 광 네트워크 핵심 백본 장비인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을 공급,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
◇한국 시장 파상공세=지난해 MSPP로 이름을 알렸던 화웨이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KT의 BcN 프로젝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KT가 오는 8월 제주도 시범 사업을 위해 진행중인 BcN용 트렁크게이트웨이(TG)와 시그널링게이트웨이(SG) 시험평가테스트(BMT)에 참가중이다.
지명 RFP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화웨이는 이미 정보제안요청서(RFI)를 제출한 10여개의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를 1차 시험대에서 물리쳤다. TG에는 15개, SG에는 10여개 회사가 RFI를 제출했다.
TG분야는 LG전자·뉴그리드, 로커스, 시스코, 알카텔 등 4개사와 경쟁하고 SG분야는 시스코, 뉴그리드 등 2개사와 최종 BMT에서 경쟁하게 된다.
한국에 사무소를 차리고 2년여 동안 끊임없이 한국 시장을 노크해온 것과 최근 놀라운 기술 습득으로 변화하고 있는 화웨이의 모습을 대변하는 사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크호스’에서 ‘메인’으로=“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시스코 내부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삼고 있는 유일한 회사는 ‘화웨이’다.” 시스코에 몸담고 있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미 동남아, 인도 등은 화웨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 다국적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 등은 무지막지한 가격 공세로 화웨이가 평정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단순한 가격 공세를 넘어 이미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술력이 올라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9월 열린 ‘부산ITU텔레콤아시아2004’에서 확인된 화웨이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시스코, 노텔, 알카텔 등 모든 장비업체의 제품군을 포괄하고 있었다. 화웨이가 VoIP·WCDMA·HSDPA·DMB 부문의 시스템과 장비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휴대폰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통신장비 전 부문에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 한 장비 업체 사장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공략이 통신장비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다국적 기업들이야 버틸 수 있는 영역이 있겠지만, 관련 분야 국내 중소·벤처 기업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