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한국인의 정체성

  • #99571
    이런 생각 24.***.238.132 2473

    “난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한국인임을 잊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재미 한인들 모임 할 때 연단에 오른 스피커 분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의 하나지요. 본인들은 자못 상기되어 있는 듯 한데 그게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자기 잘난 척할 때 쓰는 말인가. 그래서 뭐요.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얼까?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야 뭐 굳이 그런거 따지지 않아도 한국 사람임에 틀림 없을 테고. 해외에 나와 있는 한국인들이 다른 인종들과 차별되는게 무엇일까? 쇠 젓가락으로, 김치랑 밥 먹는 거. 쫌 약하지요. A 매치 축구 경기때 빨간색 옷 입고 대한민국 짝짝짜짝짝. 연속성도 없고 너무 쉽게 달궈지고 금방 식어 버려서 진실성이 의심스럽고. 술 많이 먹는 거? 나오신 분들은 별로 안 드시는거 같고.

    님들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부모님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뭐 특별히 해드리는 것도 없고 전화 마져 자주 못 드리면서 살지만, 늘 잘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 착한 사람 몇 명만 그러는게 아니라 (몇 명만 빼고) 대한민국 아들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이건 세계 어떤 나라에도 있지 않은 우리만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
    혹자는 ‘효’ 라는게 옛날 통치 이데올로기였다. 억압과 통제의 수단이었다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또 옛날 윤리 책에서 오버해서 주입시키려 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 생각만 하면 짠해지는걸 어쩝니까. 잘해드리지 못 하는게 너무 한스럽기만 한걸요. 저 같은 생각 갖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한국 사람이라면.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은 (그냥 보고 싶은거 보다는 더 높은 단계이지요) 우리만의 공감대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부모님은 저를 더 걱정하시고 뭐 더 못 주는걸 아쉬워하십니다. 한국에 있을 때 본가와 처가에서 경쟁적으로 가져다 주셨던 각종 밑반찬, 김치, 된장 고추장,(너무 그립네요) 집에 뭐 들어 오면 안 주셔도 되는데 억지로 밀어 넣어주셨었지요. 이젠 제가 뭔가를 드려야 할 차례인데 아직도 더 많이 받고 있었지요. 이젠 거기다 물리적으로 수천마일 이나 떨어져 와 있기기까지 하네요. 그래서 더 죄송하고 모쪼록 건강하게 계시길 바랄 뿐이지요. 제가 반듯이 잘 자리 잡는 일이 저와 저 가족의 안위 뿐 아니라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보답이라는 것을 늘 생각하려 합니다. (하지만 늘 기억나는 건 아니라는거 —;)

    어렸을 적 허튼 짓을 하다가도 제 정신을 차리는 메커니즘이 되어 왔지요. 우리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른 나라에도 이런 사례가 있기는 하겠지만요)

    한국 사람에 있어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더 오래 지속되며 오히려 오랠수록 더 깊어지지요. 서로 몇마디 안해도 서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게 적어도 애틋합니다. 우리네 부모자식 사이가 아니면 불가능한 거지요.

    미국에서 부모님에게 공손한 한국계 청년들 보면 참 보기 좋습니다. 가정 교육 제대로 받은 것 같고 절대 잘못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더군요. 한눈에 보아도 한국 사람으로 보이고요.
    게중엔 부모 앞에서 담배 피우고, 소리지르고, 부모 이름 부르는 (한국계) 애들도 있지요. 아무리 여기가 미국이라지만,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 않더군요. 아무리 얘네들이 김치랑 밥을 먹고 한국말을 떠듬거리면 한다고 해도.

    한국인의 정체성은 부모 자식간의 애틋함에 있지 않냐는 생각입니다

    요즘 세상에 꼭 부모님을 모시라는 법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불편하시다는 부모님들의 말씀도 일리가 없지 않고요. 하지만 함께 모시고 사는게 더 좋은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중에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살아서 생기는 여러 가지 좋은 점들 때문이 아니라 그러고 싶어서요.

    • SD.Seoul 66.***.118.78

      이런생각/님이

      “님들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부분부터,
      “한국인의 정체성은 부모 자식간의 애틋함에 있지 않냐는 생각입니다” 까지의
      좋은 말씀을 죽 써 주셨는데요.
      님의 그 말씀을 부정하려는 이는 이곳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 토론의 주제를 상기시켜 드리겠습니다.

      이 토론의 주제는,
      /한국인으로써,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느냐, 아니냐?/ 가 아니고,
      /한국인으로써,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과연 /효도 하는 것이냐/ 입니다.

      제가 님의 글에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그래서 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부분은)
      (1) 왜 님은, / 함께 모시고 사는게 더 좋은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2) 그리고, 왜 님의 특수한 생각을 타인들도 따르기를 님이
      원하는 가 입니다.

      (결론은) 님은 비록 한국인의 부모님에 대한 효에 관해
      좋은 말씀을 많이 써 놓으셨지만,
      그것과, 님이 부모님을 꼭 모시고 싶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부모님을 모시려는 부류와, 모시지 안으려는 부류,
      /둘 다/, 가지고 있는 마음입니다.

      님은, 다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님의 부모를 모시고 싶으실 뿐입니다.
      그리고 그건 님이 타인보다, 효가 /더/ 지극해서가 절대로 아닙니다.
      님의 효는 인정합니다마는, 님의 효가 타인보다 더 지극하다는 것은
      님의 글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타인들도 모두 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타인들은 효와 부모님을 모시는 것을
      관련시킬 이유를 찾지 못한 이들입니다.

      만일, 님이 그들을 설득시킬 수있는,
      즉, 효와 부모님을 모시는 것과의 관계, 를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님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리 생각됩니다.

    • 이런 생각 24.***.238.132

      선데이 서울님, 점입가경이군요.
      왠 ‘토론 주제’ ?
      오히려 이 게시판의 이름이 ‘Free talk’이란걸 상기 시켜 드리고 싶군요.
      그리고 이건 따로 가지쳐서 나온 답글 이지요. 윗글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아래에 이어졌던 댓글들의 흐름에서 좀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이지요. 그런 의도 였고.

      난데 없이 남이 쓴 의견에 주제가 어떠니 얘기하는 것은 이 바닥 에티켓엗 안 맞는 일 아닐까요?

      의견을 쓸때, 그냥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다.
      이래도 되는 겁니다.
      구구절절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되고요. 이유를 대지 않았다고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닐테고요.

      어떤 의견을 낸다고 해서, 반드시 글쓴이의 모습이 그렇다 는건 아닐 수 있고요, 남에게 강요하는 뜻은 더욱 아닐 겁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입니다.

    • 윈윈전략 76.***.59.6

      이럴떈 구구절절히 얘기할 필요없이 그냥

      You Win~!

      이렇게 하면 됩니다. 그럼 상대방은 지가 이긴줄 알고 기뻐하게 되고 본인은 본인인대로 만족하게 된다고 그런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합디다.

    • 다른 생각 75.***.45.160

      효는 통치 이데올로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먼저 태어난 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고안해낸 것이라고 봅니다.
      효는 부모님의 사랑을 appreciation하기를 독려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키우는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후위를 도모하고 자신의 안위를 최대화하려는 수단입니다.
      (우리 부모님에게 하는 말이 아님)

      효라는 것 없어도 우리는 우리를 키워주고 사랑해 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가슴속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서 부터 부모님으로 부터 엄청난 부채를 가지고 있는 식으로 주입되어지며 성장하였습니다.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을 큰 불경으로 생각하고 부모님을 안 모시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도록 쇄뇌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아주 오랜동안 교묘히 세뇌되어 온 부채 의식은 아닌지 솔직히 자신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성인이된 우리는 스스로 판단해서 하나의 선택을 하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을 지면서 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성인 부부가 그 부모와 같이 산다는 것은 그런 자유로운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많은 간섭과 원하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으며(특히 배우자가) 그렇기 때문에 같이 살지 않는 것 보다 더 불행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정 애틋한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기를 원한다면 가까운 곳에 같이 살면서 자주 찾아 가면 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 타고난혀 67.***.171.165

      다덜 부모님을 모시는걸 “한집에서 부양”하는 사항으로 인식하시는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 합니다.

      참고로 저희 부모님은 며느리 눈치보기 싫으니까 나가 살라고 항상 이야기 하셨지요..

      “효는 통치 이데올로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먼저 태어난 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고안해낸 것이라고 봅니다. “

      제가 얼핏 듣기로는 유전자의 절반을 갖은 자신의 친자식에게 부와권력을 물려주는건 본능에 가까운 성질의 것으로 들었습니다. 자세한건 제가 찾아 봐야겟네요..

      “효라는 것 없어도 우리는 우리를 키워주고 사랑해 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가슴속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서 부터 부모님으로 부터 엄청난 부채를 가지고 있는 식으로 주입되어지며 성장하였습니다.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을 큰 불경으로 생각하고 부모님을 안 모시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도록 쇄뇌되었습니”

      이부분은 어떻게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희생의 의미를 저는 다른곳에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희생을 함으로써 내가 얼마나 많은것을 포기 하고 잃어 버려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좀더 시간이 지나니, 내 이기적인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는게 “한폭”의 그림을 위해서는 좀더 낳은것이다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희생의 의미를 알게 되니, 부모님이 젤 먼저 고맙더군요.
      참고로 부채 의식이란 단어가 집 살려고 모아 놓은돈 자식 3명 대학 등록금으로 다 날리시고도, 행복해 하시는 버스 운전기사 분을 본적이 있습니다..

      ..부채의식란게 뒤집어서 이야기를 하면, 빚 없으면 갚을 필요도 없다란 이야기 같습니다.. 과연 댓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을 한것을 부채라고 생각 하신다면 저는 방향이 다르지 않나 생각 합니다.

      부모님을 모시는게 “효”라고 지칭되어 있지만, 저는 “효”라는 근사한 말포장보다는 그냥 옆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드리며 많은 “일”을 같이 겪어 드리는게 좋지 않나 생각 합니다.

      죄책감을 느끼는건, “효”를 못해서가 아닌, 정작 필요할때 “곁”에 있어 드리지 못함을 알기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 SD.Seoul 66.***.118.78

      이런생각님/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