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크리스쳔이지만… >> 지적설계론은 비추

  • #100773
    키히 143.***.138.230 2603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댓글로 여러 번 글을 썼는데, 일단 더 긴 내용이 있어서 답글로 답니다. 원글 님을 비롯하여 다른 초짜 창조론자들 및 일반 기독교인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지적설계론에는 근처에도 가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온 기적을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에 나온 문장 전부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영국에는 여전히 ‘Flat Earth Society’라는 것도 있다고 하죠. 일부 기독교 종파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lat_Earth_Society

    어떤 경전에 ‘하늘의 네 기둥’이란 표현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네 개의 기둥이 하늘을 받치고 있다는 뜻인지 네 방위를 따라 별자리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인지 어떻게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고대의 언어들은 현재의 언어와 너무 달라서 1:1로 해석이 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밑에 재미있는 소설을 첨부합니다. SF 소설로 유명한 아시모프의 단편 중 하나지요. 이분은 천지창조에 대해 매우 위트가 넘치는 소설을 여럿 썼습니다. 문자적인 경전의 해석이 얼마나 어리석은지에 대한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번역이 마음에 안 드시는 분들은.. 영어본이 나오는 링크로..
    http://www.sumware.com/creation.html


        원래는…(How It Happened) (1979년작)
         Isaac Asimov 저

      이것은 아주 짧은 이야기이지만 나의 다른 꽁트들처럼 말장난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 이야기는 사실 꽤 웃기고 또 웃음을 자아낼 목적으로 쓰여졌지만, 순전히 웃기는 이야기로만 쓰여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는 기록매체가 파피루스  뿐이고  인쇄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쓸 수  있는 책은 오늘날에 비해 상당히 제약될 수 밖에 없다.  즉  당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당신이 쓰려는 글이 무엇이든간에  파피루스를 많이 쓸 수 없다는 사실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동생은 할 수있는 가장 엄숙한 목소리로 구술을 시작했고 여러 부족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기대하기 시작했다.

      ”태초에,” 하고 그는 말을 시작했다. “정확히 152억년전 빅뱅이 있었고 우주가……”

      그러나 나는 받아쓰기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150억년 전이라고?” 내 목소리는 불신에 가득차 있었다.

      ”물론이지, 난 계시를 받았어.” 하고 그는 대답했다.

      ”네가 받는 계시를 믿지 않는 것은 아냐,” 하고  나는  말했다. (물론 믿어야만 했다. 내 동생은 나보다 세살이 어리지만 그가 받는 계시에 의문을 품어본 적은 한번도 없다. 또 지옥에 떨어질 각오가 된 사람이 아니라면 감히 의심을 품을 생각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설마 150억년에 걸친 창조의 역사를  구술하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해야만 해,” 하고 내 동생은 말했다. “그게 우주가 창조된  역사니까. 모든 우주의 역사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바로 이곳에  다 기록되어 있다구,” 그는 자신의 이마를 톡톡 두드렸다.

      나는 철필을 내려 놓으며 투덜댔다. “너 요즘 파피루스 값이 얼마나 하는지 알기나 하니?”

      ”뭐라고?” (그는 신성한 계시를 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때때로 그러한 계시가 파피루스의 가격같은 추잡한 세상사는 고려하지 않음을 느끼곤 한다.)

      나는 말을 계속했다. “네가 파피루스 한 두루마기마다 백만년에 걸친 역사를 구술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려면 우리에겐 파피루스 두루마기가 만오천개나 필요하겠지. 파피루스 만오천개를 쓸 정도로 말을 많이 하려면 얼마 안가서 네 목은 완전히 쉬어버리고  말게다. 그리고 그 많은 양을 받아쓰고나면 내 손가락은 떨어져  나가버리겠지. 좋아. 우리가 그 많은 파피루스를 구입할 능력이  있고 또 네 목은 쉬지도 않고 내 손가락도  멀쩡하다고  생각해보자구. 도대체 어떤 미친 녀석이 그 많은 양을 다시  베끼려고  들겠니? 우리가 책을 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사본이 적어도  100개는 있어야 할텐데 사본을 못만들면 인세는 어떻게 받니?”

      동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양을 좀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고 그가 물었다.

      ”물론이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사람들에게 읽히려면 그 수 밖에 없어.”

      ”백년 정도로 줄이면 어떨까?” 하고 그가 제의했다.

      ”엿새면 어때?” 하고 내가 말했다.

      그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꾸했다. “창조의 역사를 겨우  엿새에 구겨넣을 수는 없어.”

      ”내가 가진 파피루스는 그 정도가 다야. 어떻게 할래?”

      ”좋아,”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한 그는 다시  구술을  시작했다.

      ”태초에- 창조에는 엿새가 걸렸다 이거지, 아론?”

      나는 엄숙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렇지, 엿새였단다. 모세야.”

    • 크리스찬 65.***.250.245

      사람의 지식으로 하나님을 완전히 이해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놀랍습니다.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증거겠죠?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든 하나님의 역사하신일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성경을 본인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님안에서 축복받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 키히 143.***.138.230

      사람의 역사와 하나님의 역사를 구분 못하시는 분이 있다니 놀랍습니다. 성경의 모든 문자가 진실인 것은 모세가 받은 십계명에서야 그랬는지 몰라도, 진본이 다 사라지고 세번 네번의 번역을 거쳐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한글판 성경에서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개역성경만 하더라도 100년도 안 되었는데 벌써 일반인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못하는 구절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재번역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번역이야 인간이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고 고쳐야지 신학자들도 인정하는 오역조차 모두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우기면서 고치지 않고 놔 두겠다는 것은 얼마나 오만한 태도인지요!

      하나님께서 선지자의 입을 통해 ‘주님께선 천년을 하루 혹은 한순간과도 같이 여긴다’고 하셨는데 (주의 목전에는 천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경점 같을 뿐임이니이다; 시편 90:4), 무슨 오만한 지식으로 인간이 창세기의 하루하루를 인간의 86400초로 해석하여 계산한단 말입니까? 자신의 짧은 지식과 지능을 신뢰하는 종교인이야말로 세상을 어둠에 빠뜨리는 주축을 이루는 법입니다.

      제대로된 신앙인이라면 얕은 지식으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읽고 자신이 해석한 그것을 절대 진리로 믿을 것이 아니라, 겸비하여 행간을 읽으려고 노력하며 하나님이 본문을 통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를 숙고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누구도 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하신다면 모두가 더더욱 겸손한 자세로 스스로에게 (자기 자신, 교회, 성경교재, 성경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것이 없나 살펴보는 자세를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저 성직자들이 주는 대로 받아먹지 말고!

    • tracer 198.***.38.59

      크리스챤님/

      성경을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면 누구의 해석을 믿어야 하나요?

      해석하지 않고 성서를 문자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크리스찬 68.***.16.152

      tracer님/ 성경을 해석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만 성경을 오역할 수 있으니 주의 하자는 말입니다. 성경말씀은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이해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영적인 것을 지적인 것으로 이해할수 없습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할때에 말씀에 대한 의미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해석은 요즘 표준새번역 성경이 있으니 어려움 없이 읽으실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성경에 쓰인 그대로 믿는 것과 노아의 방주 성모마리아의 성령으로 잉태하심 예수님의 부활하심등은 같은 맥락에서 믿음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떤것은 믿고 어떤것은 못믿고 한다면 이것또한 주님의 뜻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존 과학이 설정해 놓은 여러가지 가정들에 성경을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말 주변이 없어 질문에 어긋난 답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주님안에서 축복받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 tracer 68.***.184.134

      해석을 해야 한다면, 누구의 해석이 옳은 것인가요? a도 성령의 도움으로 해석을 했다고 주장하고 b도 성령의 도움으로 다른 해석을 했다고 하면, 어떤 해석이 올바른가요?

      또, 성서의 어떤 부분은 해석(고대 율법이나 야훼의 genocide등)을 하고, 어떤 부분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동성애의 죄악시) pick and choose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