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좀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 #100131
    지역색 71.***.247.138 2243

    겉으로는 지역적으로 갈라져 있긴 한데, 지역 감정이라 부르기 보다 정치적 성향이 지역적으로 다르다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절치 않을까 싶네요. 말장난 같나요. 그래도 좀 다릅니다. 잘 보세요.
    지역감정이라면 지역의 이익에 따라 인물을 선택하거나 그 지역 출신에게 무조건 몰표를 주는 것을 말할텐데, 현재 표 갈림 현상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경상도 쪽은 보수쪽 정당을 늘 선택하고, 호남쪽은 덜 보수적인 중도 우파의 정당을 지지하고 있지요. 그 지역의 정치적 성향이 많이 다르다는 거지요. 꼭 지역 때문이 아니라. 김대중 선상님 덕분에 전라도 출신에게만 쏠리는 것 처럼 보였지만 경상도 출신인 노무현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낸 것은 정치적인 포지션에 따라 투표를 한다라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물론 출신 지역만 보고 투표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역을 떠나서 득표수의 총량을 보면 보다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은 49% 이회창은 15% 쯤 얻었지요. 투표율이 60% 쯤 되었고요. (49+15) x 60 = 38% 전체 유권자의 38%가 보수쪽을 지지하는 사람들인데. 이 숫자는 매번 선거때마다 일정합니다. 지난 대선때 이회창이 얻은 득표수, 그 지난 대선때 이회창과 이인제가 나누어 얻은 득표수가 거의 이 수준입니다. 이 분들의 강점은 투표율이 매우 높다는 거지요. 그래서 늘 일정 수준의 표를 밀어 줍니다. 차떼기를 하건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건 상관 없이 무조건 그쪽에 표를 주는 숫자입니다. 이번 이명박의 광운대 동영상이 전현 약발이 안 듣는 계층이지요. 더 결집하고 말고도 없어요. 항상 가서 투표하는 사람들이니까. 대선 결과라는 함수에서 그냥 contant 입니다.

    열린우리당(신당) 같이 살짝 진보적인 척을 하는 중도우파의 고정 지지율은 이번에 정동영이 얻은 20몇% 프러스 알파 입니다. 이 사람들은 원래 정동영이 싫건 좋건 정동영을 찍을 사람들입니다. 투표를 하게된다면 말이지요. 반부패/반한나라 세력입니다. 이사람들도 광운대 동영상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미 결정을 한 사람이므로. 그래서 역시 constant 되겠습니다.

    선거 결과는 나머지 사람들의 행동에 따라 결정됩니다.
    나머지 약 30 % or less가 사람이 좀 왔다갔다 하는 쪽으로 선거의 향배를 결정하는 사람들이지요. 사람들은 중도라고도 하고 부동표라고도 하지요. 지난 대선 노무현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고, 이번엔 투표에 대거 불참하여 이명박이 당선되도록 한 사람들이지요. 보수 언론의 최면에 걸리고 신당의 삽질에 실망하고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계층으로 동영상 파문으로 더욱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나머지 기타에 골수 민노당(진짜 좌파), 정치 의식 없이 소신껏 군소 후보에 표를 주어 사표를 만든 분들. 역시 늘 있는 사람들로 대개는 대세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constant 거나 factor가 소숫점 이하 입니다.

    총량적으로 보면 최근 몇차례의 대선 결과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역적으로 다소 편종된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투표 성향이 지역에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성향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으면서도, 부시 형제에게 몰표를 주었던 텍사스나 플로리다와는, 다른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 지역색 71.***.247.138

      왜 정치적 성향이 지역적으로 이정도까지 심하게 갈릴 수 있냐의 문제는 그리 간단히 설명할 문제도 아니고,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니 여기서는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구 사람으로만 구성된 중도 보수 정당은 절대 경상도에서 아니 대구에서도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으며, 전라도 사람으로 구성된 보수당 또한 전라도에서 기를 펴지 못 할 것입니다.
      귀납적으로 보았을때 단순한 지역주의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