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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겨울때나 혹은
차리리 너무 평온해서 방향을 잃었다고 느껴질때마다
다시 꺼내어서 (스스로 다짐하듯이?) 보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렇게 살든.. 저렇게 살든..
모두 후회하긴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쉰들러의 절규어린 후회에서는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끼는 걸까..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 부모님을 더 가까이서 공경하자..
한국으로 가서
아버지 당신께서 즐겨하시는 등산도 같이 다니고
돌아가신 어머니께,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제대로 어머니라고 불러드리지 못한
지금의 어머니께도 맛있는 저녁상 차려드리자..
그리고 내가 되돌아 보기 싫어했던
고국의 상황들.. 그리고 아픈 영혼들..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다리 품 팔아서 내 손으로 위로해주자..
날씨 좋고 땅 넗은 미국땅에
나만 좋자고 와 있는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스러움에
얼마남지 않은 자동차 payment 끝나는 그 달..
그때 즈음에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이렇게 마음먹고 있었는데…
자동차에 두고 온 핸드폰이 생각나서
저녁 늦게 문을 열고 주차장으로 나서는데..
아파트 문고리에 걸려있는..
선물 가방이랑.. 그 안에 있는 쵸콜렛과 카드 한 장..
” 누나..
내가 다른 사람들 대표해서..땡큐카드 적는고야~
고마워.. 우리들 위해 많이 애써줘서….. ^^ “
요즘 고민거리가 많아서..
거의 머리가 터질것 같다던..그 녀석이
깨알처럼 카드를 적어서 아파트 문에다 걸어두었던 겁니다…
짜… 아… 슥….
내가 해준게 뭐가 있다고….
짜… 아…. 슥…
그렇지만
그 녀석이 저를 그만 울리고 말았습니다… 엄..청…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서로의 어께에 서로의 힘겨움을 나누고 있었구나..
내가 이런걸 고민하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면.. career를 잘 개발시키나..
어떻게 하면.. 좀더 빠르고 편안한 길로 갈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나에게
부모님 생각으로 저의 진로를 바꾸어 보겠다는 요즘의 생각은
저 스스로도 참 기이한 생각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쉰들러>를 떠올리면서..
멀지 않은 때에 다가올 저의 후회도..
그다지 추한 일만은 아니기를 바래봅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가를 세어보기 보다는
그것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쉰들러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서..
P.S. 여러분들의 답글..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던(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 것에
많은 위로가 됩니다.
의미있게 한해를 마감하시고
은혜의 축복이 있으신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