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댓글, 반론입니다..

  • #99646
    tracer 68.***.125.164 2318

    말씀하신대로 이러한 debate가 이루어질 때 중요한 것이 단어의 정의입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신이 monotheistic God인지, pantheistic god인지, grand wonder를 상징적으로 칭하는 god인지를 분명히 해야겠죠.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God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등이 주장하는 신의 정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주를 창조한, 전지전능하고 항상 좋으신, 사랑이 넘치는 또 기도에 응답하고 기적을 행하여 인간사에 영향을 미치는 인격적인 초자연적 존재”를 말합니다. 최소한 이 점에서 ajPP님과 여태까지 서로 다른 정의를 가지고 토론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무신론(atheism)은 그 존재의 이유가 공허한 개념입니다. 무언가의 non-existence를 과학적으로/철학적으로 “증명”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버트란드 러셀의 celestial teapot이 좋은 비유이지요. 화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차주전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주전자는 사이즈 상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천체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하고 레이다나 기타 장비로도 감지가 불가능합니다. 이 차주전자의 non-existence를 prove할 수 있을까요?(아니면 이 차주전자의 존재를 disprove할 수 있을까요?) 답은 물론 “아니요”입니다.
    burden of proof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그 burden of proof가 충족되기 전에는 “없다”가 default position입니다. 우리는 우리 생활 대부분의 상황에 이와 같은 입장을 고수합니다.(도깨비, 산타클로스, tooth fairy, easter bunny, garden gnome, etc) 왜냐하면 이것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survival에 이점을 주는), “working” method이니까요. 그러나 오직 몇 몇 신들의 경우에서만 예외를 두는 것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즉, atheism이나 agnostic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종교가 특별한 위치(deserve하는 것 이상으로)를 점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족으로, 어떤 사람들은 우스개소리로 인류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신들을 reject해왔고 이제 몇 개 안남았다, 우리는 최소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하지요. richard dawkins는 “i only reject one god further”라고 합니다. 포세이돈이나 제우스도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금 크리스챤 god만큼 존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말씀하신대로 유명한 과학자가 신을 얼마나 믿느냐 안믿느냐, 혹은 다윈이 죽기전에 신앙을 고백했느냐 아니냐는 신의 존재여부에 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education level(과학적인 자연 현상의 이해 level)과 신앙과의 상관관계 정도를 살펴볼수는 있겠지요.

    저의 글에서 교만이 느껴졌다면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종교인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이슈자체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을 때 사람은 그렇게 가지고 있는 근거가 주는 것 이상의 자신감을 가지기 쉽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것 역시 power of belief이겠지요. 그러한 점 지적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만 저의 본 의도가 종교인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개개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믿음을 가지는 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제가 그럴 자격이 없지요.) 하지만, 종교 시스템 자체가 비이성적이라는 생각은 제 기본 입장입니다. 또, 개인적인 영적 체험을 제외한 종교를 옹호하는 증거들은 많은 부분이 ignorance에서 오는 것이라는 것도 역시 제 생각입니다.

    • ajPP 68.***.126.8

      글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대충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느 정도 글을 나누면서 tracer님 견해에 대해 더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 글 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나름 연구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쓰신 글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정도의 차이에 있어 약간 다르게 생각하는 바는 있겠지만, 그 정도는 개인차로 남겨두는 게 자연스럽겠죠.

      마지막으로 하나만 짚고 싶은 점은 burden of proof에 대한 부분인데 (엄밀한 의미에서 이 주제는 proof 의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그대로 쓰겠습니다), 저는 default position이 항상 nonexistant 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막에서 신기루를 만나서 그걸 실제로 믿는다면, 과학자는 burden of disproof를 느끼는 제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또한 100여년전에 우주 공간이 에테르로 채워져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던 시절에는 그것을 disproof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학의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결국 무엇이 일반이냐 또는 default 이냐하는 끝없는 논란의 시작이 되겠죠. 그래서 제 생각엔 어느 쪽이든 주장하는 쪽에 burden을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에 논리적으로 신이 존재한다고 님을 설득하려 한다면 당연히 제가 그런 burden을 느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번 경우에 있어서는 저는 님께서 종교인들을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사람들인양 주장하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에, 그 부분을 challenge했던 것입니다.

      이번글을 보니 그건 저의 오해였거나, 아니면 어쨌거나 tracer님의 본심은 아닌듯합니다. 몇몇 분들처럼 workingus 붙박이는 아닌데, 토론 즐거웠구요, 많이 배웠습니다. 종종 뵙겠습니다.

    • tracer 68.***.125.164

      저역시 이번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감사드리고, workingus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 ajPP 68.***.126.8

      동의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약간 소흘한 부분이 생겼는데, 지나치게 간략화 한다면, 정 의견을 주장하고 싶다면 그 쪽에서 증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하고 서로 떠넘기고 있는 셈이었던 듯 합니다..^^ 결국은 어느 쪽도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니 그런 얘기까지 간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