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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뿐이
딸이 벌써 있는데 또 딸이라 섭섭하게 태어난 둘뿐이
논두렁 진흙에 군데군데
붙은 까만 우렁이를 잡으며 팔을 허우적 거리다가 꿈에서 깬걸 못내 아쉬워 하던
둘뿐이
신음식을 좋아한다며
빙초산을 들이키다 입이 풍선껌 만 해졌다
어린 조카 세명을 한꺼번에
자전거에 태우고 밭두렁에 굴러떨어져 그해 밭농사에 피해를 입혔던 아이
칠판에
“둘뿐이 리싸이틀”을
써놓고 ~나는 어떡하라구~
노래를 부르다가 선생님
발자욱 소리가 나면
태연하게 자리에 가 아무일 없던것처럼 앉아있던 아이
어느 개구리 울던저녁
가정방문 하다가 떨리는
둘뿐이의 손을잡고
징검다리를 건네주던
수학선생님을 그리워 하던 아이
포도주처럼 사람도
오래 될수록 깊은 맛이
있어야 한다는 포도주 사랑 철학을 가슴에 묻고
둘뿐이는
미국으로 시집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