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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서 쓰는 관계로 한글로 씁니다. 역시 한글로 쓰는게 편하군요… 편한김에 두서없이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최근 MBA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와 이 모멘텀(?)을 살려보고자… 그런데,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더 많은 듯 하군요.
MBA는 분명 보기보다 만만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공부는 쉽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풀이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얻어낼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것이겠지요.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 놓는것 (저도 이건 잘 못했습니다), MBA공부하는 동안 최대한 취업에 힘써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 — 이 두가지가 MBA의 목적이라고 하면 너무 단순하게 결론 내리는 것일지 몰라도 저는 이 두가지 이외에는 별로 중요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MBA에 있는 동안 보아왔던 한국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
– 명문대에 좋은 경력 (2nd tier, 심지어는 3rd tier 학교에도 과반수는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아닐까…)
– 그러나, 미국행을 결심한 것이 용해보일정도로 떨어지는 영어실력,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도 부족
– 골프에 인생을 바친 것 같음
– 술도 많이 마시지만 (저도 술은 꽤 즐기는 편…) 담배도 많이 핌 (미국사람들 중에도 캘리포니아 같은 곳 출신 들은 담배피는 사람 무지 싫어합니다)
– 1학년때는 나름대로 현지취업이 목표. 섬머인턴을 현지에서 구하는 동안 맛보는 실패감에 슬슬 한국이 더 좋다는 논리를 펴기 시작함. 2학년때는 그나마 자기 입맛에 맞는 한국회사도 가기 힘든 경우가 많음을 깨닫고 조금은 자조적이됨 (이건 믿거나 말거나 소위 아주 top schoool 출신들에게도 상당히 해당됩니다)
– 모든 과제와 토론에서 “결론”, “정답” 에 집착. 대부분의 MBA학생들은 토론자체가 목적 (즐긴다고 해야할까…). 원래 MBA 공부중에 정답이란게 있는 경우는 별로 없음이렇게 주절주절 나열해드린 이유는 이런 점만 극복하면 현지취업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물론 말이 쉽지 한국에서 태어나 젊은 날 다보내고 생활습관, 언어차이, 문화차이 극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걸 해내는 녀석들이 인도, 중국학생들입니다 (독하죠…).
일단, MBA로서 미국회사에 취직하면 좋은 점은 확실히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글로벌한 회사로 갈수록 좋지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advnatage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정도 회사에 그정도 레벨이면 MBA학위 있는 사람이 반은 넘는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그나마 없으면 manager level 에서 버텨내기 힘든것도 사실이니 MBA가치가 없다고 볼 수 는 없겠죠. 이제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점차 비슷하게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대리 과장급의 반이상이 MBA는 아니겠지만…
하지만, 미국회사만 고집할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우선 순위를 (인더스트리에 관계없이) 다음과 같이 두시라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1) 미국소재 글로벌 회사 (꼭 미국회사일 필요는 없지요 ^^)
2) 한국아닌 곳의 글로벌 회사 / 또는 지사/사무소
3) 미국소재 중소형 회사 (중서부의 공장 operation manager를 해도 engineering 백그라운드가 있는 분들은 좋은 것 같습니다 — 제 친구중 하나가 이런 경우가 있는데 잘 살더군요. 경력쌓이니 회사에서 대우도 좋고…)
4) 한국 대기업/대형 금융기관
…MBA출신들로서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무슨일이 있어도 미국에서 job을 잡는다”는 식으로 고집을 부리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경우는 골프치고 여행다니고 술마시다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시고 공부하신 경우는 한국회사로 돌아가서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잘 지냅니다. 물론 돈 생각하면 학비가 아까울수도 있지만, 직장생활이란게 또 돈이 다는 아니잖습니까?
여하튼 MBA 유학을 오는 한국분들도 많아지면서 이런 저런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MBA공부를 하면서 최대한 그 기회를 활용하신 분들의 경우라면 대게 MBA하기를 잘했고 MBA공부할때가 참 좋았다고들 합니다.
여담으로 밑에 차라리 언더를 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조금 기가 막힙니다. 사람이 경력이나 나이가 차면 그에 걸맞는 목표나 자질을 갖추어야 하기 마련입니다. 회사에서도 언더를 위한 포지션과 MBA등 석사이상 학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포지션은 분명히 차이를 둡니다. 미국청년들이 언더를 졸업하고 직장경력 쌓고 있을 나이에 언더를 가서 언더 학위를 따는 것이 잘하는 일일까 의문입니다. 언더 학위로 entry-level로 취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면 미국학생들에 비해 몇년을 접고 들어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또 무조건 미국에 남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중국학생들의 경우 특히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정말 눈높이를 낮추어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한국학생들의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한국회사로 돌아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MBA명성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중서부 지역의 20위권 학교 출신입니다만 제 동기들은 다 삼성, 엘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 남은 사람은 저 하나입니다만, 당시의 살인적인 취업난을 감안하면 선전한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시간과 돈만 된다면 MBA는 해볼만합니다. 노력여하에 따라 최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입니다. 워낙 경쟁도 많고 세계각국의 학생들이 몰려오는 곳이라 쉽지는 않습니다. 그 와중에 정말 안좋은 경우도 많이 생기고는 합니다만, 미국 변호사들의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 사건만 쫒아다니며 지저분하게 산다고 변호사라는 직업자체가 하류직업이 될수는 없듯이 MBA가 JD만큼 좋은 학위는 아닐지몰라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어디 가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곳 최고의 인기직종인 회계쪽에 대해 한말씀 덛붙인다면, 세상일 신경안쓰고 열심히 일하고 사는데는 아주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big 4라고 하면 세상에서 최고 직업이라는 식으로 올리는 분들이 종종 있어 이곳에 이런 글을 올리기 시작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경영, 경제 관련과목 전공으로 열심히 하시면 좀 더 재미있고 멋있는(?), 그리고 전망도 좋은 기회가 많습니다. 똑똑한 한국분들이 big 4 취업만을 목표로 매진한다면 능력의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