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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주로 캘리포니아 법을 다루고 있으나 캘리포니아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해당 주 변호사와 상담하실 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는 강지니 노동법 변호사와 변호사-의뢰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6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 검찰청은 임금 착취 수사 전담 부서인 Labor Justice Unit을 출범시키며 첫 사건으로 자바 시장(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 시장)의 한인 고용주 2 명을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이들은 봉제 작업을 하는 직원들에게 적게는 시간 당 $6에 불과한 임금을 지급하는 등 임금 착취 혐의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 노동청으로부터 직원들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은 전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문서에 이러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진술하였으며 관련 서류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임금 착취의 진원지로 악명 높은 자바 시장
로스앤젤레스, 그 중에서도 특히 자바 시장은 임금 착취의 중심지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의 온상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는 2022년 의류 근로자 보호법(Garment Workers Protection Act)을 발효하여 의류 업계 근로자에게 작업 단위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pay-by-the-piece policy)을 금지하고 임금 착취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의류 제조 업체를 넘어 패션 브랜드에까지 확대하는 등 의류 업계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 조치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 캘리포니아 의류 업계 고용주의 무려 80%가 계속해서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2022년에 남 캘리포니아에서 실시한 무작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의류 업계 근로자에게 아직도 작업 당 임금을 지급하는 고용주가 32%에 달하며, 64%는 직원의 근무 시간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격적이게도 근로자가 시간 당 $1.58를 받는 사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최저 임금의 십분의 일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업체에서 생산된 의류는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노드스트롬(Nordstrom), 스티치 픽스(Stitch Fix) 등 유명 소매 업체의 진열대에 진열되고 있습니다. ‘Made in USA’라고 표시된 옷을 입어본 적이 있다면 자바 시장에서 비윤리적인 노동 관행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손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내 의류 제조의 약 83%가 자바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이곳은 미국 의류 생산의 허브이기 때문이지요.
– 검찰 내 신설 부서, 노동 정의를 위한 새로운 여명
임금 착취는 의류 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스며들어 있는 문제이지만, 역사적으로 캘리포니아 검찰이 임금 착취만을 이유로 고용주를 형사 기소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2015년 이후 노동청 조사가 형사 고발로 이어진 사례는 단 13건에 불과합니다. 검찰 내에서 전통적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폭력, 마약 범죄나 주요 사기 사건에 비해 임금 착취는 우선 순위가 낮은 범죄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진보 성향의 검사가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려 유색 인종과 이민자 등 저임금을 받는 취약 계층에 검찰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자바 시장 고용주 기소는 임금 착취가 중범죄로 분류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Labor Justice Unit 출범과 함께 캘리포니아의 노동법 집행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의 불씨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형사 기소가 체불 임금을 회수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소위 지하 경제에서 활동하는 고용주들은 어차피 유동 자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후에도 직원들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할지는 더욱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위협과 형사 고발에 수반되는 강도 높은 조사는 분명 강력한 억제책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형사 고발로 인한 언론의 관심도 고용주로 하여금 착취적인 관행을 재고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Labor Justice Unit의 신설과 함께 자바 시장 고용주들을 중범죄 혐의로 기소한 검찰의 획기적인 행보는 부도덕한 고용주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노동법 변호사 강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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