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독일 영주권자이자 거주 6년 차입니다. 조금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 위의 글을 부언하자면:
독일 취업 혹은 독일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다른 유럽 EU 나라에서 취업이나 거주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EU 영주권은 별도로 신청해서 받아야 합니다. 취업비자 형태의 EU 블루카드 제도도 있지만 이는 EU 영주권과는 다른 것입니다.
미국 대비 상대적 장점
저도 처음에는 독일 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는 법이 익숙치 않아서 장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는데, 세금을 많이 내는 대신 제대로 활용하면 많은 경우 되돌려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적극 활용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 적게 내는 셈이 되어 이득을 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제가 직장 생활하면서 대학원 공부를 병행했는데, 업무와 관련된 대학원 과정이라 100% 연말정산에서 환급받았습니다. 2만 5천 불 정도 학비만큼 세금을 덜 낸 셈이 되는 거죠.
그리고 독일에 함께 살고 있지 않은 한국 거주 중이신 부모님 부양 비용으로 최소 2500유로 (부모님께 송금한 기록으로) 제가 낸 세금에서 다시 돌려받았습니다. 첫해에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 병원비 때문에 추가로 6000유로도 관련 영수증을 첨부해서 청구했는데, 제가 낸 세금에서 돌려받았습니다. 책값이나 약값도 모두 세금 환급이 가능해서 마음 놓고 책을 삽니다. 그리고 회사 다닐 때 양복이나 필요한 의복 구매 시에도 일정 금액 안에서 매년 세금 환급이 가능합니다.
한국 의료보험 체계만큼은 아니지만, 의료비용이 적은 것도 미국 대비 큰 장점이라 봅니다. 제 콘택트렌즈 보험 처리하고 무료로 받습니다. 많은 경우, 병원 방문 후에 원무과 갈 필요 없습니다. 그냥 고마워하고 집에 가면 됩니다. 병원에서 공보험 처리할 것이기 때문에 낼 돈 없습니다.
미국에서 취업 비자로 6년 일했던 기간 동안에는, 저축은 거의 못 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돈을 쓰고도 항상 갑자기 어디선가 새로운 청구서가 날아와서 Cash Flow 관리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매월 독일에서 받는 월급의 50%를 저축하고 있습니다. (회의하고 있는데 “너 오늘부로 해고야…” 그런 영상들 보면, 참 미국 고용시장이 참.. 잔인했었구나..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했었지.. 그런 생각도 새삼 느낍니다)
혹시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를 해야 하는 경우도, 미국처럼 당일 해고 이런 건 없습니다. 최소 한 달 전이나 몇 달 치 월급 위로금으로 지급합니다. 해고된 이후도, 독일 근무 1년 이상 된 경우는 월급의 65%를 실업수당으로 1년 혹은 그 이상 받을 수 있게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연중 법정 휴가도 Working Day로 30일, 즉 연간 6주 정도 받습니다. 무엇보다도 치안이 상대적으로 미국보다는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똑같은 조건으로 독일에서 일할래, 미국에서 일할래 물어보면, 저는 독일을 선택할 겁니다. (양쪽을 살아본 입장에서)
P.S.
예전 삼성전자 같이 다녔던 동료가 지방대학 부교수 하면서 월급이 너무 박봉(월 300이랬나 그 정도)이라고 힘들어하길래, 그러면 다시 일반 직장을 다니는 게 어떠냐 했더니, 본인 생각에는 사회적으로 “교수님, 교수님” 호칭으로 불리는 걸 포기 못 하겠나 보더라고요. 제가 볼 때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각자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고, 자신만의 결정이 있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알아서 결정하고 원하는 대로 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만 살다보면, 마치 미국사람들 처럼 다른 곳 상황은 형편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 닫고 계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그냔 교수님 타이틀 포기 못해서 힘들어하던 옛 동료 생각이 났습니다.)
미국 취업비자 로터리에서 탈락되거나. 여치 않은 상황에 희망하던 미국행이 연기되었을때, 독일행 충분히 고려해 볼 선택지라 봅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제대로 알려하지 않으면 안 보이는 법이죠. (독일은 이미 유럽판 미국이 되어서 이민국가가 되었습니다. 유럽전체에서 취업을 위해 독일행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