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에 대한 오해점들 몇가지만…

  • #99217
    (_ _ ))))))))))))))~ 68.***.87.69 2203

    당신이 자유무역의 옹호자라면, FTA는 반대하는 것이 맞다.

    많 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FTA가 자유무역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글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FTA협의는 대단히 간단하게 끝났을 것이다. ‘모든 물품의 즉각 무관세, 자유무역 완전실현, 양국에서 서로간의 경제활동 전면 자유화; OK?’ 땅땅. 도장 찍고 끝났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양국간에 서로 이익이 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기를 썼다. 그 결과 개방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여전히 관세가 유지되는 부분도 많다. FTA는 자유무역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양국간의 쇼부다. 그러므로 FTA를 통해서 자유무역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적인 이익들을 기대하는 것은 오판일 수 있다. 오히려, 체결하지 않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FTA는 지금보다 더 시장왜곡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것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를 보아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번 FTA의 한국측의 상대는 미국이 아니라 미국 내의 각종 이익단체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비용을 투하해서 협상단으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얻어내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미국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만 약에, FTA가 일반적인 자유무역의 효과로 얻어질 수 있는 이익을 낼 수 있을지라도 착각해서는 안 되는 점들. 자유무역이 곧 물품, 서비스의 저렴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분께서 자동차에 대해서 적어주셨기 때문에…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스스로의 힘인 가격에 의해서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일치해가면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예측할 뿐이다.

    또 다른 오해의 포인트. 소비자의 이익은 증대될 것이나, 여러분은 대부분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안정’은 지금보다 더 사라진다. 경쟁은 격화된다. 이것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것도 아니다. 결국 개인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때 소비자의 이익의 증가분이 생산자로서의 잃는 것과 상쇄되면서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전 지구적으로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라는 것… 이 예를 인재 시장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볼까. 지금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옛날의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옛날 학생들보다 더 실력이 좋다. 어학실력도 좋고, 전공실력도 좋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대학만 나오면 정년이 보장되던 옛날에 비해서 지금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위협 속에 산다. 이때 인재를 소비하는 소비자는 전체 사회이다. 그리고 이 경우 역시 소비자의 이익은 증대되었다.

    (그 런데 80년대에 한국의 맥켄지 지부장이던가… 하여튼 그 사람은 ‘80년대 한국 인재들이 지금의 대학 졸업자들보다 더 컬러풀했다’라고 한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소리다. 이것이 ‘경쟁’의 맹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하게 말할 기회가 있으면…)

    그 리고 농산물 싸진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결국 그 농민들은 도시로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올 수 밖에 없고, 도시내의 노동시장의 경쟁은 더 격화된다. 이 경우, 역시 소비자의 이익은 늘어난다. 당신… 더 취업하기 어려워진다고… 이미 취업한 사람은 임금 상승이 더 힘들어질 거라고… 먹거리가 싸지는 만큼의 실질임금상승효과가 있겠는가? 물론, 이 경우 도시내의 시장의 크기도 커지는 것 아니겠는가 할텐데… 문제는 구매력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 60-70년대에는 이게 먹혔다. 실질임금상승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나 는 경쟁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안정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 또한 ‘안정’이라는 말이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자유무역은 먹거리 생산에 있어서 독과점적인 몇 개의 거대기업을 남기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 대체적으로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된다. 우리가 맥도날드 같이 무시무시하게 후려치는 구매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런데 개별 소비자의 권익은 잘 뭉쳐지지 않는 특성을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다. 당신은 이 경우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찾을 것인가?, 현실적이고 명확한 답을 할 수 있는가? 코 깨지고 나서 답 생각하면 아프잖아.

    게 다가 향후 먹거리 시장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것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되어 있다.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세계의 먹거리 시장에서 지구의 일부 지역의 냉해는 전세계적인 먹거리 가격의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각 국가가 일정정도의 쿼터를 가지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지구 온난화는 오히려 곡물 생산의 증가를 가져 온다’ 같은 순진한 발언은 좋지 안타. 지구 온난화는 지구 기후의 극단화를 가져온다. 지구의 열 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즉, 어떤 지역은 냉해가 들기도 한다) 이번에 쌀은 지켰지만, 다른 농산물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거대 공급자 위주로 재편된다는 소리다.

    미안하다, 지구는 대체재가 없다.

    참 고로 잠깐 농업분야의 구조조정이 더딜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면, 한국의 기후에서 대체적으로 농업분야는 년간 단위의 조정기간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일년에 사모작… 같은 것은 불가능하니까. 반면에 일반 제조업이나 기타 산업 같은 경우는 ‘구조조정 들어간다’고 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산업별 특성을 알아야 한다. 이걸 모르니 ‘인건비 때문에 반도체 공장이 중국으로 빠져 나간다’ 같은 말도 안되는 글이 신문(그래, 바로 너 조선일보다. 이번 FTA협상에서 조선일보가 보였던 행동들은 하나같이 코흘리개도 안할 짓거리 들이었다. 막판까지 ‘깨질 수도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실었어야지 멍청한…)에 버젓이 실리게 되는 것이다.

    그 렇다면, 이번 협상의 실익여부는 애초에 세웠던 모델이 얼마나 적합한 것일까에 달린 것일 수 있다. 결국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세웠던 전략은 현재 흑자인 대미무역수지를 적자로 돌리고, 대신 다른 나라로부터 이득을 취해서 전체 무역 수지에서 현재보다 더 흑자를 취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쓰인 가정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수 없이 있어왔다. 게다가 이것 또한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을 발표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왔다. 통계수치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사실에 최대한 가까우려는 노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게 다가 협상 자체도 무엇을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 섬유분야는 아마 개성공단을 살리기 위해서 넣은 것 같은데, 개성공단에 대해서 추후 논의할 가능성이 낮다. 배째면 그만인 상황. 미국이 반덤핑 때리는 것 막는 것도 큰 강제성이 없다…

    나에게 대책을 원할지도 모른다. 성실하고 창의적인 사람에게는 기회가 늘어났지 않는가라고 할 수도 있다. 원래 지금 시대는 기회가 많다. 구체적인 것은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