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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델리 등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미국 땅에서 많이 해 온 소규모 사업은 물론이고 요즘에는 온라인 비즈니스, 커피숍, 디자인 firm, 태권도장, 컨설팅 firm, 치킨집 등 보다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운영하기 위하여 E-2 비자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E-2 비자는 상당히 유용하고 또한 인기있는 비자입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미국 지사나 영주권 취득 전까지 합법적으로 사업체를 경영하고자 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자영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E-2 비자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인은 일정한 이민법 상의 요건을 충족시키면 E-2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만,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E-2 비자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미국과 해당 국가 사이에 특정한 조약이 체결되어 있는 경우에만 E-2 비자를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일례로, 중국의 경우는 미국과 그러한 조약을 체결한 바가 없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E-2 비자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한국인과 혼인을 한 경우에는, 한국인 배우자가 E-2 비자를 취득할 요건을 갖추게 되면 중국인 배우자 또한 E-2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동반 가족인 경우에는 국적에 상관없이 E-2 주신청자인 가족을 따라서 E-2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E-2 비자는, (a) 일정 금액의 자금을 미국 내의 사업에 투자한다는 측면과 (b) 미국 내에서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여 미국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측면, 이렇게 두 가지를 주축으로 하여 승인받고 유지되는 비자입니다.
사업체 설립 및 운영을 위하여 일정한 금액의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금의 출처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투자하는 자금이 어디서 생성되어서, 어떤 경로를 따라 이동하여 미국 내의 사업에 투자되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자금의 출처를 엄격히 검사하는 본래의 취지는 테러단체 관련 자금이나 범죄 관련 자금의 미국으로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인이라고 해서 이 요건에 대한 심사가 느슨한 것은 아닙니다. 이 투자자금의 출처 및 경로문제는, 일반인의 관념에 의한 개괄적인 판단보다는 훨씬 꼼꼼하게 따져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E-2 비자 신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사업체를 물색하는 단계 또는 그 이전 단계에서 본인이 투자할 자금이 E-2 투자금으로서 문제가 없는지를 전문 변호사에게 검토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는 것은 ‘사업체의 설립 및 운영’ 입니다. 다른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여 미국 내에 거주하던 중에 사업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사업장을 알아 보거나 사업체 매물을 알아 보는 일을 직접 할 수 있겠고 또한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수시로 받을 수 있겠으나, 한국이나 제3국에 머물면서 바로 E-2 비자를 받기를 원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사업체 설립과 관련된 미국의 문화나 제도가 낯설고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진 미국 땅에 신규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기존 사업체 중에서 매입할 사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규 사업장을 세울 공간을 찾았거나 또는 매입할 사업체를 선정한 후에도 회사 설립, (필요한 종류의 사업일 경우) 사업 관련 인,허가 획득, 내부 수리, 그리고 사업체의 은행계좌 개설 등 개업을 위하여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은, 무비자 입국 등을 통하여 일시적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손수 사업체를 알아 보고 사업에 필요한 이런저런 준비들을 해 둔 후에 다시 한국 등으로 돌아가서 비자 신청을 하시기도 하고, 미국에 형제, 부모, 가까운 친척, 친구가 있는 분들은 그런 분들의 도움을 받아 원격으로 사업 준비를 하시기도 합니다.
E-2 비자의 가장 큰 장점은, 동반 배우자가 work permit을 받아 미국 내에서 제한없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취업비자의 경우, 일정한 employer하고만 일을 할 수 있고, F-1 OPT 기간의 경우 전공한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만을 할 수 있는 등 설령 work permit이 있는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여러 제약이 따르지만, E-2 배우자의 경우에는 그러한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배우자의 경우 work permit을 받게 되면 social security number와 운전면허를 발급받는 것도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 측면에서 큰 불편이 없게 됩니다.
하지만, E-2 투자자 본인은 본인의 사업체 이외의 회사에서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O-1 신분으로 미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artist가 개인 작품의 판매를 위하여 E-2 로 신분 변경을 고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 만일 E-2로 신분을 변경하게 되면 자신이 설립하는 회사 이외에 그동안 O-1 신분으로 일을 하던 employer와는 직접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셔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으시거나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조화를 꾀할 방도를 모색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현실적으로 E-2 비자를 유지함에 있어서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은, 고용 창출 부분입니다. E-2 비자는 한번에 2년짜리를 받게 됩니다. 2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갱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E-2를 갱신할 때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이 사업체가 지난 2년 동안 운영되면서 미국 경제에 이바지했는가 하는 것이고, 그 가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손쉽고 선명한 효과를 가지는 것이 직원을 채용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통상 2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이 부분에 관해서는 별 무리가 없다고 보는데, 문제는 사업체의 재정 형편이 아직 넉넉하지 않거나 사업 규모상 아직 직원들을 채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입니다. 물론, 직원을 채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E-2 갱신이 거절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채용에 심각한 무리가 따르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 보게 됩니다만, 현실적으로 E-2 갱신이 거절될까 하는 걱정때문에 E-2 갱신 신청 몇 개월 전에라도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직원 한 명을 채용하게 되면 세금 또는 가입이 강제되어 있는 여러가지 보험의 보험금 등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모두 합치면 상당한 금액이 됩니다. 즉, 사실상 E-2 비자를 갱신할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게 되면 직원을 채용하지 않거나 또는 적은 수의 직원을 채용했을 때에 비하여 회사의 순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E-2 사업체가 비교적 잘 되는 경우에도 사업주는 별로 돈을 벌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입니다.
한국인이 투자를 하여 E-2 사업체를 운영하는 동안,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면서 그 직원에게 E-2 비자를 내어 줄 수 있습니다. 소위 E-2 직원비자 입니다. 직원이 E-2 투자자인 사업주와 같은 국적을 가지고 있고, 해당 사업체에서 반드시 필요한 직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E-2 직원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자 또한 사업주와 동일한 E-2 비자이기 때문에, E-2 직원의 배우자 또한 E-2 비자를 받을 수 있고 work permit을 받을 수 있으며 그 work permit을 사용하여 미국 내에서 제약없이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E-2 직원 비자는 사업주의 E-2 신분이 유효한 동안만 유효하게 되기 때문에, 예컨대 E-2 직원으로 근무를 하는 중에 사장님이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면 더 이상 E-2 신분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E-2 직원 비자로 미국에서 일을 하시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영주권 수속을 진행하시게 되면 적어도 개략적인 진행 상황을 알려 달라’고 특별히 부탁을 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계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