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박 50일 좌충우돌 유럽 생환기4 – 독일의 날개 루프트한자(Lufthansa) 3

  • #83654
    6년만기 24.***.74.254 4712

    그녀는 한 손으로는 열려진 문 안쪽으로 닫혀있던 커튼을 열어 젖히며 또 한 손으로는 내 손을 끌며 그렇게 기내식이 보관되어 있던 부엌(? 혹시 승무원으로 근무하셨던 분 안 계신가요? 기내식, 음료등을 보관하는 이 장소를 뭐라고 하는 지 아시는 분 알려주시길… )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오는구나!!! 24년 고이 간직했던… 아니 간직하기 싫었지만 그냥 잃을 기회가 없었던 내 입술의 순결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늘 여기서… 흐흐흐)

    이런 망상을 하며 끌려(?)들어간 부엌(?)에는 승무원 제복을 입은 어떤 백인 아줌마가 Tray를 정리하고 있었다.

    (에~~~이~~~ 이 아줌마는 뭐람? 분위기 깨지게시리…)

    ‘저기요… 물… 여기…’

    아직도 내 손을 놓지 않고 물이 보관되어있는 냉장고를 열어보이는 그녀…
    거푸 몇잔의 물을 마시던 내가 불쌍해 보였나보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뭐였던 상관없다.
    난 혼자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언니… 원래는 이런 의도가 아니였던거 알고 있거든!!! 아~~~ 저 아줌마만 없었어도…)

    ‘그리고 Soda는 여기… 음… 또… Beer 알아요? Beer?’
    ‘맥주?’
    ‘Yes… Beer… 여기…’

    더듬더듬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가며 열심히 무엇이 어디에 있는 지 이야기해주는 그녀의 의도를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난 그녀가 나에게 무척 호감(?)을 갖고 있다는 (아님… 진짜 진짜 불쌍해 보였을 수도…ㅋㅋ) 착각을 하며 가끔 틀린 한국말도 고쳐주면서 그녀가 부엌(?)내부를 모두 설명해 줄때까지 열심히 들어주었다.

    (아줌마 나갈때까지 기다리려고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들때쯤 그녀가 갑자기 아줌마에게 뭐라고 한다. 아줌마는 나와 그녀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날보고 씩 웃어준다.

    (아!!! 당찬 그녀… 아줌마에게 나가 달라고 한 모양이다…)

    ‘저… 배고프면… 물… 여기…’

    (배고프면 물?… 아!!! 목마르면…)

    ‘No 배고프면…’
    내 목을 쥐어보이며…
    ‘목마르면… 물… OK?’
    ‘Yes… 목마르면 물, Soda, Beer… 여기… I told her and she knows you now… so you can come and get it from here’ –> 원래는 다 아시다시피 요기서 물결표시랍니다. ㅋㅋ
    ‘What?’
    ‘음… 나… 저.년. 말해서… knows you… YOU’ -> 좀 과장이 섞였지만, 비슷하게 욕처럼 한국말을 했었던 기억이… 뭐였더라?…

    허거덕…

    ‘No… No… No… No… No 저.년… 저 분… 분…OK?’
    ‘OK… 저분… knows you…’
    ‘저분이 날 안다?’
    ‘Yes… 저분… You 알아요… so… You 와요… 여기… 물… OK…’

    (아~하!!! 저분이 날 아니까 여기와서 물 마셔도 된다구~~~ 말을 하쥐~이!!!)

    그녀는 그 백인 승무원께 내가 목이 마를땐 혼자 부엌에 들어와서 물을 꺼내마실 수 있도록 말을 해 놓은 모양이었다. (얼마나 불쌍해보였으면… ㅠ.ㅠ)

    뭐… 기대와는 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지만 어쨌든 그녀가 호감(?)을 보인것만은 분명한 것이리라…ㅋㅋ
    하지만 싸나이 만기 여기서 만족하고 곱게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 내친김에 그녀를 향해 내질러버렸다.
    ‘Do you like me?’
    .
    .
    .
    .
    .
    뭐… 요런게 기대하셨다면 기대를 접으시라… 천만의 땅콩… 만만의 콩떡…
    내가 내지른 말은?

    ‘Only water?’
    .
    .
    .

    그녀 나를 보며 또 웃어준다.
    ‘No… water, soda, beer…’

    그럼… 아까 기내식이니 간식이니 양주같은 것들 꺼내는 건 왜 가르쳐준거야? 그래서 또 내질렀다.
    ‘Only water, soda, beer?’

    그녀… 계속 웃어준다.
    ‘No… you can have everything here…’
    ‘Everything?’
    ‘Yes… everything…’

    뭔가 아쉬워하며
    ‘우~와!!! Thank you…’

    (막판에 소심해진 우리의 만기… 끝까지 내 뱉지 못해 아쉬웠던 그 한마디: Everything? Even You too…?)

    어쨋든, 그 한마디를 남기고 부엌을 빠져나오는 내 뒷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던 (아쉬워 했을까? 그래 분명 그랬을꼬야!!!) 그녀…
    그녀덕에 난 프랑크프루트에 도착하기 전까지 패키지여행으로 같이 출발하게 된 사람들에게 인기 짱이 되어 버렸는데…

    그 이유는 다음편 49박 50일 좌충우돌 유럽 생환기5 – 독일의 날개 루프트한자(Lufthansa) 4 에서 계속…

    • 건들면 도망간다 71.***.107.106

      Do you like me? 다음 장면…

      철썩~

      step back.!

      그래서 만기는 도착까지 쫄쫄 굶었다.

      휴 ! 그 소리 안하길 잘했지~

    • 6년만기 24.***.74.254

      세상에 널리 퍼진 유용한 상식, 지식을 다 솜이 물 빨아 들이듯 흡수하여 머릿속에 간직하신 우리 다솜님… 감사드려요.
      구글서치로 찾아 봤더니 나오더군요… 갤리… 그래서 다음편에는 부엌(?)에서 갤리로 업그레이드 시켜 글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eb3 nsc 76.***.232.250

      근데…다솜님의 한계는 어디일까요??? ㅋㅋㅋ 대단하시네요..ㅋㅋ
      만기님… 정말 … 너무… 웃깁니다… 지금 하라고 하시면 못하겠지요..ㅋㅋ
      그때는 참 용감 하셨습니다..ㅋㅋㅋ 기대 하겠습니다…

    • 간접경험 71.***.196.177

      다 솜이 빨아 들였다구요…
      압권입니다.

      진짜 다솜님의 아이디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궁금하군요…

    • 산들 74.***.171.216

      ㅋㅋㅋㅋ ‘다 솜’님….역시, 다솜님의 아이디 내공은 예전부터 예사롭지 않았었는데…^^
      그간 각종 사건사고로 정신없던 몇주, 오늘 모처럼 맘잡고 컴앞에 앉아 글들을 보고있답니다. 만기님의 재치만방 글솜씨로 배꼽잡습니다..ㅋㅋ
      계속 주~~욱 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