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옛날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지난 10여년은 미국에서의 도전과 고민과 열정과 실망 등 모든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맛 볼 수 있었던 시기인데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찬찬히 뒤돌아 보니 만감히 교차되네요. 이제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서 하루 하루 느끼는 삶에 대한 무게와 직장에서의 위치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등등 많은 생각이 교차되는 것은 저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을을 타는 걸까요?

우연히 80년대 중반부터 규칙적으로 시작되었던 일기장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찡하네요….내용은 정말 유치하고 어리석지만(?) 거기에는 꿈과 미래와 희망과 좌절과 낙담으로 점철되어 있더군요. 정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것을 다시금 되뇌이게 되더군요.

25년이 훌쩍 넘는 동안 규칙적으로 써온 일기를 돌아보면서 발견한 사항은

– 언제나 큰 산을 넘으면 더 크고 험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
– 하나의 도전이 끝나면 더 큰 도전에 대한 선택이(!) 반드시 있었다.
– 구체적인 목표없이 바라기만 했던 것들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반드시 있었지만 결국은 그사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가 나를 성장시켜왔다.
– 쉽지않은 도전과 좌절과 재도전의 연속이었다.
– 참지 못하고 쉽게 분을 내면 반드시 실패로 연결되었다.
– 목표가 허황되어도 그 꿈을 언제나 긍정적으로 믿을 때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었다.
–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은 아무리 어려워도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데에 있다.
– 주저리 주저리…..

결국 어른들이 지나가면서 했던 말들을 하나 하나 곱씹으면서 느껴왔던 25년여의 시간이었네요. 왜 진작 이 진리를 깨닫지 못 했을까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장 큰 인생의 자산은 어떠한(!) 상황가운데에서도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긍정의 사고가 확실하게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새로운 도전에 주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기도 합니다. (저 나이에 제정신인가? 등등) 그래도 후회없는 한 인생을 그려나가는 도화지에 최소한 “후회”라는 한 글자를 새기고 싶지는 않은 가 봅니다.

25년이 지나서  다시 2010년 오늘의 일기를 보면서 큰 것을 이루었기 보다는 참 긍정적으로 열심히 잘살았구나 하는 회고를 하면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돈이나 다른 그 어떤 좋은 것들도 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25년여를 함께하면서 인생의 거울이 되어온 이 낡은 일기장이 최우선 순위가 되었네요.

가장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빠른때다…..라는 말도 있듯이 모두들 바쁘지만 그래도 오늘 부터라도 일기를 한 번 같이 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민 1세대로서 자녀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25년간의 일기가 있다면 정말 대단한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라도 수년전걸 다시 읽어보면 감동이 다르더군요.

사춘기 시절의 방황이 그대로 적혀있는 그 일기장에 적힌 유치한 내용들이 너무 부끄러워 몇번이나 없애버리려 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큰 자산이 되었네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너무 고생을 해서 참 싫은 어린시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일기를 찬찬히 읽어보니 그 어려움이 정말 큰 자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지”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그것들을 마음으로 조금씩 느끼니….참 반성을 많이도 하게 됩니다.

일기를 그렇게 꼬박꼬박 써오신 모티베이션이 뭔지요? 아니면 특별한 모티베이션 없어도 성격이라서 그렇게 써오실수 있었는지…

하루중 일기쓰는 시간내는것도 쉽지 않아서 (바빠서 그런건 아니구) 쓰기 어려운점도 있고….내 인생이 뭐 특별나다고 이런 시시콜콜한 거 다 적어서 무엇 하누 하는 마음도 있고….내 일기장 누가 나중에 읽어줄 사람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일기를 쓰기가 쉽지는 않더군요. 뭐 늙어서 스스로 일기장보며 감상과 추억에 빠질수는 있겠지요만…그것도 다 부질없을것 같고…저는 아직, 저희 아버지 일기장도 별로 읽어보고 싶은 적이 없었지요…

요즘에는, 혹시 내 아들놈이 크면 아빠인생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나중에 궁금해하지 않을까하는게 약간의 모티베이션으로 오는걸 느끼고는 있습니다만….워낙 꿈과 야망이나 도전의식이 없어서 일기도 쓸생각도 들지 않는 걸까요? 그래도 중요한 일들과 감정들과 상황들을 남겨놓을 필요는사실 많은데 말이죠. 너무 시시콜콜한것들 말고.

일기장이라고 해도 매일 쓰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때에는 일주일에 3-4번 바쁠때에는 한달에 한 번…특별한 Motivation은 아니더라도 일기를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컴퓨터 자판이 아닌 손으로 글을 쓰면서 이런 저런 생각과 계획들이 정리가 되기도 합니다.

일기란 것이 특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시시콜콜한 내용이라 할 지라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것을 느낄뿐입니다.

시간이 한 참 시시콜콜한 내용을 보고 있다보면 의외로 좋은 생각과 반성과 교훈이 생기는 것이 일기쓰기의 유익이 아닌 가 합니다.

박수밖에 보낼게 없습니다.

짝짝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