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직장생활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목격한 대량해고의 충격에 오랫동안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었는데..그것도 한해, 두해 겪다보니까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렇게 큰 동요는 없어 지네요. 살아남았다 안도에서 이제는 여기 저기 조금 더 나은 조건은 없나 기웃거립니다.
그런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취업/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저어기 하늘 구름 위에 떠다니던 저같이 자만한 사람들이 한번쯤 humbling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그냥 그럭 저럭 공부나 하고, 취직도 번듯한데 그럭 저럭하고..열심히 살았다면 살았지만, 내가 잘해서, 내가 잘나서, 나 정도면 이런 생각이 참 많았던거 같아요. 그런 착각속에 살다 입사 지원했던 곳에서 하나, 둘 거절을 받으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해 서글픕니다… 이제까지는 그럭 저럭 지도보고 잘나가다가 갑자기 정글에 뚝 떨어져서 길을 잃어버린 그런 느낌이랄까…막막함….
몇달 전에 새로온 매니저와 미팅을 하다가 나온 얘긴데…
나도 바보가 아니라서, 너 옮길려는거 다 안다라대요. 듣기 좋으라고 자기 생각에 재능을 많이 썩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정말 도와줄수 있는거 돕고 싶다고..근데 솔직히 대화하기 편한 주제는 아니라..그냥 뭐..별로 반응없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슬쩍 하는 얘기가 X랑 많이 친한거 아는데,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자세히는 말안하지만 나도 이런 얘기하는거 리스크를 갖고 하는 얘기다..운을 떼더라구요.
X가 너한테 하는말하고, 팀 제일 높은 보스에게 너에 대해서 하는 말하고 되게 다르다..랍니다. X는 제가 개인적으로 멘토처럼 생각도 했고, 일 끝나고 밤 9시 10시까지 개인적인 얘기도 많이하는 친구같은 사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자기도 항상 여기서 일하는 동료들 대부분 바보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내가 개인적인 친구라고 생각하는 소수중에 하나라고 그랬었구, 배려도 잘해줬었습니다.
안그래도 요새 직장 일에 너무 속상해하고, 힘들어하고 있는데..이런 인간적인 배신감까지 느끼게 되니 참 정말 시험에 들게 하는거 같습니다..
내 성격이 못난 탓이지만, 외톨이 같은 생활하면서 왜 이렇게 못나게 사나..
사교형 인간은 아니지만, 한두명 친하게 속트는 사이 친구는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인생 정말 잘못 살았나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난다기 보다 너무 자신이 초라한 생각이 드네요. 사면초가인거 같은 느낌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인생도 허무하고, 직장일도 싫고, 사람도 못믿겠고…
가끔씩 그냥 있는 무드스윙이 아니라.. 뭔가 삶의 낙이란게 없은지가 몇해인지 모르겠네요.
난 참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고 항상 내가 뭐 해줄것 없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회사 사람은 그냥 회사 사람이라고 정리하는게 맞나봅니다. 속이 상해서 한마디 주절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