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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산청, 역사가 깊은 집성촌 마을과 동떨어진 곳에 또 다른 마을이 있다. 이곳에 여덟 명의 사람들이 모여 네 채의 집을 지었다고 한다. 겉보기엔 집들의 모양이 똑같아서 어떤 집이 누구의 집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서로의 옆집에 사는 이웃일 뿐인데, 두 사람이 부부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은퇴를 앞두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는 구관혁 씨. 고민 끝에 얻은 해답은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삶”이었다. 그래서 관혁 씨는 은퇴하자마자, 깊은 우애를 다진 친구들에게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 살자고 제안했다. 그리하여 네 쌍의 부부, 8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이 택한 땅은 햇볕이 가장 많은 비치는 고지대의 언덕. 산과 드넓은 대나무 숲이 보이는 전망에 매료된 그들은 그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자연과 어울리며, 건강에도 좋다는 친환경 소재인 경량목구조의 집을 택하여, 네 채의 집을 나란히 지었다.
그런데, 집을 나란히 짓게 되면, 서로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도 보여주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은 그럴 일은 전혀 없다고 한다. 바로 서로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선에서 네 채의 집을 나란히 지었기 때문이라는데. 8명의 주민들이 머리 모아 강구해낸 그 방법!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집을 지었을까?
그들은 마을을 이루기 위해 원주민들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했다는데.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고비를 여러 차례 맞이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다는 8명의 주민들. 그래도 이제는, 고비를 견뎌내고 다 함께 주차장과 펜스를 만들며 마을을 꾸려나가고 있다.
매화꽃은 지더라도, 그들의 웃음꽃은 지지 않을 공동체 마을.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행복한 ‘가족’으로 만들었을까? 남들에겐 독특해 보여도, 8명의 주민들에겐 즐거운 일상을 지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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