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회견에 젊은 연구자 반박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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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수 회견에 젊은 연구자 반박 쏟아져>

    [연합뉴스 2006-01-12 16:45]

    황우석 대국민사과성명 발표
    “입만 열면 변명.책임전가..과학자 맞나”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입만 열었다 하면 변명 일색이고 이제는 정말 짜증이 나는군요”

    바꿔치기와 독자기술 보유 주장을 되풀이 하며 논문조작의 책임을 미즈메디병원에 떠넘기는 듯한 황우석 교수의 12일 기자회견에 대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과학갤러리 등 젊은 연구자들의 반박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단한 화술을 무기로 변명과 책임 전가, 하소연, 동정심 유발 등 화려한 언론 플레이와 감성 호소의 결정판을 보는 듯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연 황 교수가 과학자인지 아니면 정치인인지, 영화배우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일말의 기대를 걸었는데 너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나와 `들러리’로 세워놓고 어린 연구자들에 대한 국민의 관용 정서를 자극하면서 논문 조작의 책임소재를 흐리는 듯한 모습에 전율하고 치를 떨었다고 이들은 토로했다. 젊은 학생들을 같이 무덤으로 끌고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연구팀의 리더나 교육자를 떠나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이들은 분노했다.

    황 교수는 이날도 그동안 보여주었던 말바꾸기와 현실화 되지 않은 연구성과 흘리기 등 기존 행태를 되풀이해 보여주었다는 게 젊은 연구자들의 지적이다.

    애초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나왔을 때, 황 교수 연구팀의 주도로 이룩한 과학적 쾌거라고 대대적으로 자랑하더니, 지금 와서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자 미즈메디병원이 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하고 자신의 실험실은 그냥 보조 역할만 수행했다며 미즈메디병원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와 금전제공 난자사용에 대해서도 그간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결과, 연구원이 황 교수 자신의 차를 타고 가서 난자를 채취했던 것으로 밝혀지자 마지못해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돈을 주고 산 난자가 제공된 사실도 뒤늦게 털어놓았다.

    황 교수는 왜 난자출처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 계속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해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원들에게 난자제공 동의서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 법규가 미비해 그 요건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받은 것일 뿐이라고 변명을 늘어놓기에 바빴다.

    황 교수는 원천기술과 관련해서도 애초 체세포 핵치환 복제기술로 맞춤형 줄기세포를 확립하는 단계까지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이날 서울대 연구팀은 배반포 수립만 책임졌다면서 복제 배반포 수립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자신의 원천기술이 배반포 수립단계까지라고 슬쩍 말을 바꿨다.

    황 교수는 또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자신은 줄기세포를 배양해본 경험이 없었다”면서도 난자만 제대로 공급되고 6개월 정도의 시간만 주면 저희는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해 브릭의 한 회원은 줄기세포를 배양해 보지도 못했으면서 어떻게 맞춤형 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또 그 많은 난자는 어디에서 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황 교수는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결과가 마치 유영준 전 연구원이 도출한 결론인 양 호도했다.

    하지만 처녀생식 규명은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장의 말대로 논문 조작에 급급했던 황 교수팀 조차 모르던 사실을 서울대 조사위가 숱한 검증을 통해 밝혀낸 ‘과학적 업적’이다.

    황 교수가 이날 보여준 가장 실망스런 태도는 논문으로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또 다시 은근슬쩍 언론에 흘렸다는 점. 마치 산 너머 산촌에는 무엇이 있는 양 포장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인간 면역 유전자를 끼워넣은 무균돼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했으나 작금의 사정으로 논문 제출을 포기했다느니, 스너피를 뛰어넘는 특수동물 복제 성과를 유수 학술지에 기고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느니 하며 논문조작 사실을 흐리려고 시도했다.

    이에 대해 젊은 연구자들은 “논문없이 떠벌리는 버릇이 도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무균돼지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는 인간의 면역 유전자가 일부 들어가 있을 뿐이지 인간의 체세포를 사용한 복제한 배아줄기세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