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 살아남기 – 제일 간단한 시금치 된장국

  • #83614
    bread 75.***.154.140 5873

    와이프가 한국에 있은지 어언 1주일이 넘어서 2주일째 되어가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내가 혼자 있으면 먹는 것도 잘 못챙겨 먹는 사람인 줄로 압니다. 물론, 제가 요리에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특별한 날이 아닌이상에는 음식은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특별하게 맛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와이프는 맛을 위해 많은 시간을 쓰곤 하지요. 우리가 가끔 싸우는 이유중의 하나가 되는 듯 싶습니다. :)

    식단을 대충 짜 놓았는데, 시금치 된장국, 콩나물국, 김치찌게, 미역국 이렇게 4가지 메뉴를 번갈아가면서 샌디에고에서 Survive 하고 있습니다. :) 지난주에 실험 해 보았는데, 뭐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혼자서도 잘해요~ ^^;;;

    시금치 된장국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요리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따로 Recipe 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을 수 있지만, 저처럼 이런 것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 사람은 기록을 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또 언제 혼자가 되어서 Survive 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거든요.

    자, 그럼 제가 만든 시금치 된장국을 구경해 보실까요? 무진장 간단합니다.

    1. 재료준비
    재료: 시금치 1/3단, 파 한쪽, 양파 반개, 고추 한개, 팽이버섯(옵션) 약간, 국거리 멸치 7마리, 다시마 석장, 된장 반술, 물 (라면 2인분 + 약간의 알파)

    시금치

    * 시금치는 뿌리는 버리고, 대충 잎을 다듬어 줍니다.

    파, 고추, 양파

    * 파, 고추, 양파는 대충 위와 같이 썰어 둡니다.

    팽이버섯

    * 팽이버섯이 있다면, 준비 해 둡니다.

    2. 국물맛 내기

    국물맛내기
    1. 우선 냄비에 라면 끓일때의 2인분에 조금 더 해서 물을 넣습니다.
    2. 국거리용 멸치 7마리를 넣고, 다시마 석장을 깔아 넣습니다.
    3. 국물이 잘 우려 나올때까지 팔팔 끓입니다.
    4. 잘 우려나왔으면, 멸치와 다시마를 꺼내서 버립니다. 다음은 국물 우려낸 모습.

    국물 우려낸것

    3. 마무리

    * 국물을 우려낸것에 된장 반술을 넣어 잘 저어 줍니다. (다음 사진을 참조)

    국물 우려낸것+된장

    1. 자 이제 국물은 완성 되었으니, 아까 준비해 둔 시금치, 양파, 팽이버섯을 넣어줍니다.
    2. 시금치가 어느 정도 힘을 잃었을때, 대충 맛을 보고 소금으로 간을 조금 해둡니다.
    3. 나머지 파, 고추를 함께 탈탈 털어 넣고, 30초에서 1분 정도 더 끓이고 마무리 합니다.

    4. 완성

    완성된 시금치 된장국

    이렇게 밥과 김치와 함께 한국마켓에서 파는 반찬을 식탁에 올려 놓아 맛있게 먹어 주면 됩니다.

    맛있었냐구요?

    음식을 맛으로 먹나요, 살기 위해 먹는것 아닌가요…;;;;

    총 음식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20~30분 정도 인 듯 싶습니다. 처음부터 요리하고, 밥 먹고, 설겆이까지 끝내는데 1시간 걸렸습니다.

    너무 쉽게 만들었나요? 저처럼 와이프의 손길도 없고, 혼자 Survive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저것도 감지덕지죠. 아무튼 이렇게 한끼를 떼웠다는 것에 만족하며…그럼 이만…^^;;

    • 6년만기 24.***.74.254

      살기 위해 먹는다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으로서 국물맛내기 부분에선
      bread님께 살짝 배신감(?)이… ^^
      그냥 물에다 된장 풀고 적당히 재료넣어서 끓여 눈 꼭 감고 먹어주는 것이…
      어쨌든, 위에 시금치국 너무 맛있어 보이는데요!!!

    • 꿀꿀 136.***.158.145

      대단하시네요,,,
      귀찮으시더라도 시간되시면 receipe 찾아서 계속 해드세요,, 너무 어려운건 아니래도,, 전 지금도,,라면,,김치볶음밥,,김치찌게 이외엔 잘 못해요,,셋째 가진 마누라 맨날 저 구박하는거도 다 그 이유죵,,ㅋㅋ 지금 입덧중 젤 냄세 역겨운게,,김친데,,제가 김치요리박사니,,ㅋㅋ

    • ISP 66.***.42.142

      그런데 제일 마지막 사진이 위의 다른사진들의 결과물 맞나요?
      너무 틀려서 :)

      그런데 결혼전에 음식 전혀 혹은 별로 안해 보신거 같습니다. ㅎㅎㅎ
      야채썰어 놓은게 좀 너무 커서 ㅎㅎㅎ (죄송합니다. 혼날것 같지만 예전에 아버지가 해주신 어떤찌게였는지 국이였는지 생각이 갑자기 나서 ㅎㅎㅎ)

    • bread 75.***.154.140

      6년만기님// 하하. 국물맛은 저도 이번에 시도 해 봤는데, 괜찮은 듯 싶습니다. 6년만기님처럼 바쁠때는 대충 된장풀고 적당히 넣어서 눈 꼭 감고 먹어줍니다. :)

      꿀꿀님// 김치 박사시군요. 저도 역시 김치찌게가 맛은 있더라구요. 김치볶음밥은 학생때는 해먹었었는데, 결혼후 딱 한번밖에 안해봐서, 와이프 없이 시도하기가 조금 두렵군요. (후라이팬 다 긁어버릴까바….^^;;;)

      ISP님// ㅎㅎㅎ, 제가 학생때의 전설이 있었습니다. 된장찌게를 끓여서 같이 자취하는 형,동생들을 먹였는데, 모두 된장국인줄 알고 먹었다는….그것도 먹다가 반만 먹고 다들 학교로 갔었다는….ㅎㅎ…야채가 좀 큰가요? ㅎㅎ…머…살기 위해 먹는 것이니…모양이야 뭐…ㅎㅎ…결혼한 수많은 이유중의 하나가 요리에서 해방하기 위함 이었다는…..^^;;;;

    • bread 74.***.17.156

      역시 주부 9단님…

      다시마가 건강에 좋지 않군요. 몰랐습니다. 이론…다음부턴 하나만 넣어야겠군요. 조개팩이라….좋은 아이디어군요. ㅎㅎ…이제 저 된장국을 가장한 찌게가 업그레이드 될 시간인가요? ㅎㅎㅎㅎ…

      주부9단님도 샌디에고에 사시는군요. 샌디에고가 워낙 좁은 동네라….이거이거 마켓갈때 주변을 잘 살펴야겠는걸요? ㅋㅋ

    • 아줌마 128.***.149.164

      와, 잘 하시네요. 저도 저런 시금치국 좋아해요. 야채 큼직한 것도 좋구요. namool.com 가보시면 쉽게 할 수 있는 요리 많아요.

    • done that 66.***.161.110

      국물을 만드시다니,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네요. 이유는 어머니가 계셔야지만 그런 국물도 만들어서 맛있게 요리하셔서 저보고 먹으라 하시거든요.
      사진이 맛있게 보여서 내점심(살라드)이 별로네요.

      아줌마님, 사이트를 알려주셔서 감사하고, 더 아시는 데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 건들면 도망간다 71.***.110.196

      요런것하면서 지내면 금방 마눌님 오시겠네요.
      근데 주부들은 우짜라고 요렇게 국을 잘 끓이시면……(살짝 배신감이 엄습해옴)
      한가지 질문은 저 팽이버섯이 우째 표고버섯이라는 존함을 달고 등극하시었는지여?
      아님 존함과 무관한 표고버섯의 기양 언급이시온지 해명을 바라옵니다.

    • 크리스맘 24.***.151.53

      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 = ^
      살기 위해 먹는 음식치곤 정성이 꽤 많이 들어간 거 같은데요..ㅎㅎ
      저희 남편도 시금치 된장국 아주 잘 끓이는 데…,
      그래서 임신했을 때 많이 먹었죠,,,
      참!!!!, 조개를 좀 넣어서 끓이면 훠~~얼씬 맛있어요!
      모시조개 같은 거 있잖아요!!
      국물맛이 아주 개운한 게 그만입니다~~
      다음번 시금치된장국엔 조개를 넣어보심이…

    • bread 74.***.17.156

      아줌마님// 와 namool.com 좋네요. 진작 알려주시지…^^; 독신남의 요리일기 진짜 재미있네요. 거기서 몇개 써먹어야 겠습니다. ㅋㅋ. 알려주셔서 감사~

      done that님// 저도 오늘 점심은 빅맥에 다이어트 콕 하나였습니다. 흑.

      건들면 도망간다님// OMG, 팽이버섯인데, 우째 제가 표고버섯이라고 썼남요…집에가서 급수정해야 겠음다. 알려주셔서 감사~

      주부 9단님// 양파가 많았나요? 반토막 넣었는데…2인분 치고는 많은 것이었나요? (2인분 한 이유: 저녁 + 다음날 아침. ^^;) 국물이 조금 달짝지근했는데, 그 이유였군요…이론…담부터 참고하겠습니다.

      크리스맘님// 와우 모시조개…점점 된장국이 업그레이 될 듯 싶군요. 이거 이러다 주방 접수 하는거 아닌지…ㅎㅎㅎ

      P.s. 다음에 사진 찍을 것이라면, 좀 더 깔끔하게 해 놓고 찍어야 겠군요. 이거 원, 집에서 어케 하고 사는지 사진만 봐도 그냥 드러나는 군요. 에구…창피…ㅡ.ㅡ;;

    • ㅎㅎ 12.***.236.34

      국민(?) 식칼 쌍둥이도 역시 등장했네요…

      암튼 배고파 지고 있습니다… 얼려놓은 시금치를 얼른 끓여야 할텐데..;;

    • bread 75.***.154.140

      ㅎㅎ님// 네, .아, 눈치 채셨군요. 국민식칼 쌍둥이입니다. ㅋㅋ. 저도 슬슬 배고파 집니다. 오늘은 미역국입니다. 흐흐…

    • 산들 74.***.171.216

      오…지금 밤 11시…이걸 보니 너무 배가 고픈것이 아무래도 라면이라도 한그릇 끓여먹고 잘듯….ㅜ.ㅜ 맛나게 잘 드셨겠어요^^

    • 계량의 재발견 24.***.32.134

      보통 물계량은 컵 단위로 하자나요?
      그런데 라면2인분+ 알파….정말 참신하세요!

    • bread 75.***.154.140

      산들님// 라면 밤에 드시면, 살쪄욧 :) 절제하시기를…:)

      계량의 재발견님// 하하….그렇군요. 컵단위…그게 정해 졌던 건가요? ㅎㅎ…라면 2인분 끓이는 양하면, 보통 더 쉽게 다가올 듯 싶었거든요. ^^;;; 작은것 잘 캐취하셨네요. :)

    • eb3 nsc 76.***.103.56

      웬만한 주부 보다 더 좋은 솜씨를 가지신것 같습니다..
      살아남는 정도가 아니라, 더욱더 건강해진 몸을 가지실것 같은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