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 결혼이 필요하신분 어디 없나요?(넋두리)

  • #98535
    결혼 65.***.103.196 4554

    며칠 전 한국에서 선을 보고 왔습니다. 20여년전에 소개팅이니 미팅이니는 해보았지만 선이라는 것은 살면서 처음이었지요. 외아들이고 나이도 좀 많다(?) 보니 여간 성화가 아니시거든요. 그냥 눈 딱 감고 부모님위해, 평생 효도도 안했으니.., 마음을 잡고 결혼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더군요. 또 선이란 자리가 가족들이 연관된 자리라 격식도 차려야 했고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들도 피하게 되었었구요.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든 올해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 미쳤다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으리란거는 알지만 혹 결혼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주위의 성화와 시선에서 그냥 벗어나고 싶은 분.”너 결혼 안해?” “언제 결혼하니?” “남자친구는?” “이번 명절에도 혼자 올꺼면 오지마라..” “누구누구 애는 벌써 중학교 간다던데…” “너 무슨 문제있니?” ” 혹시 동성연애하니?” 이런 이야기들에 신물이 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형식적으로나마 결혼을 하고, 법적으로 해도 상관은 없고.., 그렇게 결혼이라는 자격증(?)을 가지고 같은 집이 되었든 서로 다른 집이 되었든 살면서 서로의 필요에 의해 형식적인 남편과 아내로 품앗이를 할 수 있는 사람말입니다.

    “그게 뭐니? 가족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니? 차라리 그럴바엔 혼자 살아.. 가족과 연락을 끊던가 아님 부모님을 설득시키든지..”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이젠 가족들과 씨름하는 것도 지쳤거든요. 그렇게까지라고 말 하실 분들도 있겠지요. 또는 나이 먹어서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할 수도 있을꺼예요. 아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라고 하실 분들도.. 하지만 여지껏 없던 사랑이 하늘에서 떨어지지도 않을꺼며 또 그러기엔 시간이 많이 없네요. 나름대로 올해 결혼해야할 사정도 있고. 이도 저도 안되면 Mail Order Bride라도 신청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저도 참 답답합니다..

    쓸데없는 넋두리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mm 131.***.206.75

      나이가 멀마인지는 모르겟지만 30후반인 몇안되는 싱글 내친구들 아직도 사랑타령하고 있던데 ..거 소개시켜드릴래도 개인 철학이 너무 머내요..솔직하신것 좋지만 내싱글 친구들 원글님 같은분 만닐까봐 너무 끜찍하네요..아무래도 그정신으론 결혼 어려우실듯

    • 애들아빠 151.***.21.105

      사정을 듣고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드는군요. 저 역시 애들 주렁주렁 달고 사는 가장입니다만, 때로는 내가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끔 혼자있을땐 참 시간이 아깝다, 앞으로 한 10년만 이렇게 지내면 난 완죤 퇴물되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정반대로 애들이랑 이것저것 하면서 같이 보내는 시간과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모습과 곤히잠든 녀석들 이마 한번 쓰다듬어 줄때는 무엇과도 바꿀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 말대로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지요. 그래도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더군요. 힘내세요 그리고 좋은 배우자 만나시기를 빕니다.

    • 신부 68.***.43.241

      Mail Order Bride 강추. 아마 선택되는 신부님도 불만이 없을듯하네요.

    • ask you 24.***.88.51

      I hope you would go for Mail Order Bride….

    • k 24.***.169.116

      원글님은 진솔하게 고민을 털어 놓으셨는데, 조소하는 댓글 보기 안좋군요.
      원글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생각하고 계신 방법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저도 총각때 독신주의 였는데, 원글님과 비슷한 생각으로(효도나 하자..) 선보고 결혼했는데, 결론적으로 더 안좋아졌습니다. 요즘은 거의 연락 끊고 삽니다.
      노친네들이 결혼해라고 닥달하는 것은, 노총각 아들 결혼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최종 목표는 손자입니다.(뭐, 예외도 있겠지만, 대체로..)
      결혼하고 나면 더 강한 압박(?)이 들어옵니다. 애 없이 몇년 버텼더니 나중엔 거의 성불구자 취급을 하더군요. 며느리는 죄인되고.
      노친네들 입장에선 target이 두개가 되는 것이고(그중 하나는 만만한 며느리), 님 입장에서는 적(?)은 두배(처가집 가세)가 되고, 상처받을 감정이 두개가 됩니다.
      “애 안낳아?” “좋은 소식 없니?” “올해는 낳아야지?” “다음 명절에도 둘이 올꺼면 오지마라..” “누구누구 애는 벌써 중학교 간다던데…” “너(네처) 무슨 문제있니?” “병원에는 가봤니? 둘다?” “우리집안 대를 끊을 작정이냐”(시집 전용 대사) “장인 장모를 죄인으로 만들지 말게”(처가 전용 대사) “약 먹어라..” -___-;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 보여주실게 아니라면, 그냥 총각으로 버티시는게 방어가 훨씬 쉽습니다. 혼자 삭이면 되니까.

    • ㅎㅎ 151.***.219.196

      한국의 부모님들은 일단 자식 장가를 보내면, 더 이상 그네들의 의무가 끝났다고 생각하는게 있지 않을까요? 물론 손자가 정말 중요한것도 있지만..하긴 결국에는 K님 말씀대로, 손자, 손녀 이야기가 나올것 같네요.. 전 아직 30대 초반입니다만..전혀 결혼생각이 없는 싱글인지라…원글 쓰신 분의 말씀에 정말 동감하구요. 결혼해서 불행하게 사는게 효도일까..아님 결혼은 않했지만 행복하게 사는것이 효도일까 고민하다가…후자를 택하기로 맘먹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글님…이미 30대 후반에서 40대초신거 같고, 지금까지 버티셨는데 그냥 버티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 메일 24.***.35.30

      Mail order bride의 경우 Russian만 가능한가요?
      한국은 없나요?

    • ^^ 24.***.17.220

      전 결혼해서..식구들이랑 알콩달콩 잘 살고 싶은데..
      왜 사랑의 감정이 안생길까여??^^;;;;

    • 주방장 67.***.120.141

      결혼에 별 취미가 없는데 결혼 하면 무척 고생합니다. 원글님은 버티시는 김에 더 버티시는 것이 답 같네요.
      더더군다나 그렇게 결혼해서 아이 두셋 낳은 다음에, 뜬금없이 천생연분 만나면 정말 인생 꼬입니다.

    • 주방장님 68.***.151.254

      글에 넘어 갑니다.ㅎㅎㅎㅎ

    • met 68.***.113.18

      제 친구들을 봐도 요즘은 결혼 안하는게 대세입니다.
      하지 마세요.

    • 결혼 24.***.136.140

      저랑 똑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군요. 전 안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