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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글들 보며 위안받고 있다가 요 근래 많은 고민을 하게되어서 현명하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글남깁니다. 벌써 미국에서 계획과 달리 8년 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외로움에 무뎌갈쯤에 현재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석사 유학을 왔고 그는 교포입니다. 아무래도 이십대후반에 그를 만났고 남자친구 역시 삼십대 초반이라 둘다 나름 신중하게 교제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 신분(H1B) 도 있고 둘다 나이도 있었으니 결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저희는 만난지 2년이 좀 넘었구요. 여튼 남자친구는 결혼하면 시민권을 받으니 왜 걱정이냐, 영어이름을 만들것이냐 등등의 말들로 저를 많이 안심시켜줬습니다.그러다 작년 연말에 처음으로 그집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갔는데 남친 어머니가 저를 마음에 안들어하시는게 느껴지더라요. 그집 부모님은 자식들 교육과 출세에 올인하신 분들입니다. 물론 저도 제분야에서 제일 좋은 학교들을 나왔고 나름의 노력끝에 취업까지해서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 같은것 있습니다만 뭐 내가 마음에 안들수도 있지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남친도 매우 독립적이고 부모님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어서요.
여튼 그후에 남친이 연락이 뜸하더라구요. 그리곤 어제 부모님들이 “한국애들은 (교포를 제외한) 만나면 고생일 것이다. 니가 힘들것이다”. 등등의 말들로 반대하셨고 본인도 싸워봤지만 그래도 부모님 말을 안들을 수는 없다며 헤어지자네요. 어이가 없었죠. 그를 늘 굳게믿고 영주권 신청도 안해놨었고 이제 6개월밖에 없는 시점에서 우리는 어울리지 않는데요.
이렇게 외롭고 힘든 미국생활에 정말 빛이였던 남자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았습니다. 결국 몇시간 울면서 대화 끝에 그럼 미국에 있을때 까지만 사귀자하는 답을 얻었습니다.오늘 출근해서 어제 일어났던 일들을 곰곰이 되돌아보니 갑자기 제가 너무 불쌍하더군요.신의를 저버린 남자친구, 오만한 그의 부모때문에 전 이제 한국에 돌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회사에서 영주권을 해주니 신청을 할순 있는데 6개월 비자가 남았으니 일단은 돌아가야겠죠. 영주권을 보고 사귄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말한대로 회사가 있었으니까요.
단지 그의 말만 믿고 있었던 제 잘못이죠.어제는 정말 그가 없어진다는 두려움때문에 미친듯이
울면서 설득했지만 오늘 다시 짚어보니 마음속에 그에 대한 실망이 가득합니다. 한국에 가는것도 나쁘진 않죠. 가족들과 오랜 친구들을 다시 볼 수있으니. 다만 그들에 의해 제 미래가 결정되어져 버린것같아 화가 납니다. 이 미친감정들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까요.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