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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터넷에서 글 잘 안쓰는 사람인데, 요즘 연말이고 생각이 부쩍 많아지고 무언가 되돌아보는게 있어서
또 이 글을 읽으시는 분중에 몇몇 분들 공감해주실 분이 있을거라 생각들어
그냥 한풀이로 적어보겠습니다.제 소개를 간단히 하면, 저는 이민생활 10년이 훨신 넘었고
미성년자, 중학교때 가족이민으로 건너 온 케이스입니다. 인천공항에 비행기 탈 때만 해도, 몇년 영어/문화적으로 몇년 고생하는 거 빼고는 다른 건 여러모로 한국보다 편하겠지하고 손잡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만 해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고 잘 살았으니깐요.근데 도착한 이후에 제 삶은 완전 정 딴판이였고 별의 별 우여곡절 시행착오 다 겪고
갑자기 기울어진 집안사정으로 겹쳐 또래들 보다 학교도 늦게 졸업했고 여기다 다 적을 순 없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내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나타나는 일들이 대부분 이였습니다.제가 고등학교 11학년때 영어숙제로 The Road Not Taken (가보지않은 길)이라는 시를 읽고 거기에 대한 느낀점을 쓰라는 숙제가 있었는데… 그땐 어리고 별 생각 없었으니 대충읽고 대충 쓰고.. 왜 귀찮게 이런 걸 숙제를 내줘? 하고 넘어갔는데
10년 넘어서 제가 20대 후반이 된 이 관점의 시점에서
이 시를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절대 고향이 그리운건 아니고 딱히 한국에 다시 되돌아가 직장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그때 그 비행기를 타지 않고 남아있었더라면 내 인생이 어땠을까? 라는 호기심..말도 안돼는 상상인 거 알지만, 타임머신이 허락된다면 난 그때 그 비행기에 내 몸을 싣지 않고
나 혼자 택시타고 다시 집으로 갔을 듯…내가 살아 온 미국생활들이 마치 하루밤 꿈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때 그 당시에는 고통스럽고 불확실함에 막막하고 모든게 더디게 흘러가는 듯 한데
지나고 나니 매우 짧다고 해야하나?..내가 어쩔 수 없이 학업을 중간에 도중 멈추고 휴학을 하는데 내 동갑내기들은 열심히 전진해나아가고 뛰어가고 있는데
나만 늘 제자리 걸음에 뒤쳐지는 것 같은 기분… 그러고 어느순간 다시 기회가 생각 복학을 했는데복학해서 대학생활을 즐기자 하는 시점에 어느새 또 졸업식을 앞 두고 있었고
늦게 졸업해서 다행히 취업은 했으나..안정적인 회사에서 직장을 다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동안 어땠나요?” 물어보면
난 ‘솔직히 그저 그랬어’ 라고 대답해 줄 것 같습니다.
하나뿐인 청춘의 시기인데 즐거움보다는 불안하고 전전긍긍했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고…
세월의 흐름은 정말 순식간…?
종합적으로 보면 세월의 허무함, 나라는 존재의 공허함이 마구마구 들어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그러나
이렇게나마라도 털고…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좋은 것만 보도록 노력하고
좋은 것만 생각하도록 노력하면서…살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