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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 이야기는 어떻게 태어났나>
출처: http://www.ksilbo.co.kr/ksib_nws.php?action=read&t_mcategory=6&t_scategory=1&t_no=111983
동정녀 마리아가 대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성령으로 잉태”하게될 것임을 통고받는 데서 시작되는 2천년 전의 예수 탄생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들과 이를 보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파악하는 학자 등모두에게 끊임없는 연구와 화제의 대상이다. 뉴스위크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최신호 특집(13일자)에서 예수 탄생 설화가 태어나게 된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멜 깁슨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900만부가 넘게 팔린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 등에서 보듯 이중 상당 부분은 당시 로마제국을 지배하던 이교도적 문화와 사도들이 받은 계시가 뒤섞인 것이며 일부 학자들은 예수가 메시아라는 주장을 강화하기위해 만들어진 `허구`로 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21세기인 지금도 빅토리아 시대와 마찬가지로 열렬한 신앙과 강력한의문이 공존하고 있다면서 마치 극단적인 두가지 태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오늘날 미국사회의 신앙은 “어딘지 어린애 같은 점이 있다”는 한 보수파 신학자의 말을 소개했다. 다음은 뉴스위크의 `예수 탄생` 분석에서 발췌한 내용. 『보수단체인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포커스 온 더 패밀리` 부회장인 H.B.런던목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동정녀 탄생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그의 부활의 역사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며 미국인들의 신앙이 단순성을 띠고 있음을 지적했다. 뉴스위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9%는 동정녀 탄생을 믿고 있으며 67%는 천사의 출현과 베들레헴의 별 등 성경에 나타난 예수 탄생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인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예수 탄생을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하고자 하는 학자들은 이것이 알렉산더대왕이나 시저와 같은 이교도 영웅에 맞서 그리스 로마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예수를 신격화한 기독교인들의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과학의 발달과 십자군 전쟁, 교회의 부패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예수 탄생은 하나의 동화일 뿐이지만 “진실을 사색하려는 인간 정신이라면 두 개의 날개가 필요하다”라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처럼 신앙과 이성이 반드시 충돌할 필요는 없다. 성경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예수 탄생 이야기는 완전한 허구도, 완전한 사실도아니며 초기 전통과 그 후의 신학 이론들이 겹겹이 층을 이루다 마침내 4세기에 이르러 예수가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늘에서 내려와 성령과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받아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니케아 신경으로 명문화됐다. 그러나 예수 당대의 사람들에게 그의 삶과 우주적 의미가 폭발적인 의미를 갖게된 것은 탄생이 아니라 수난과 부활이 시초였다. 최초의 추종자들은 예수가 부활해 당장이라도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것으로 믿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12사도와 초기 교회들은 자신들이 종말의 증인이 아니라 메시지를 기록하고 설명하고 지켜야 할 지상의 심부름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예수 탄생 이야기는 1세기 당시 종교적 열정이 유달리 뜨거웠던 유대교내 한 종파로 시작했을 뿐인 초기 기독교인들이 생존과 성공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예수가 “그리스도, 즉 하나님의 아들”이란 요한 복음의 구절은 수많은 종교가혼재하던 당시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며 임상학적 정확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예수 탄생 이야기의 시초는 예수의 성인 시절 이야기만큼 분명하지는 않으며 예수 자신이 스스로 탄생에 관해 말한 기록도 없다. 복음서 집필자들은 예수 탄생 신화를 만들어낼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자료가 없어 쩔쩔 매다 전통과 신학을 절묘하게 조합해냈다. 바티칸 2차공회가 1965년 “성경은 궁극적으로 진실을 담는다”고 선언하면서도 AP통신 기사처럼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기적에 의한 잉태는 유대의 전통에 깊이 뿌리박은 관념이다. 구약에서 사라가이삭을 낳았다든지 마노아가 삼손을 낳은 것, 불임녀였던 한나가 사무엘을 낳은 것들과 마리아의 잉태가 다른 것은 그녀가 처녀였다는 점이다. 이같은 차이는 분명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지만 복음서나 사도행전에는 이런 사실이 나와있지 않다. 마가 복음에 보면 예수의 친구들(그리스어로는 가족과 집안을뜻하며 아마도 어머니까지 포함돼 있음)은 그가 정신이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만류하려 한 것으로 나와 있다. 마리아가 수태고지를 받았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마리아는 아들이 미친 것이 아니라 메시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의 동정녀 탄생은 그가 사생아임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인가. 기독교인들이라면 기겁할 이같은 주장은 이미 2세기부터 나왔으며 심지어 예수 자신이 이런 이야기를 조작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다. 마리아가 목수 요셉과 결혼하기 전에 예수를 잉태했다면 성령의 존재는 초기 교회로서는 매우 편리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또한 마태복음은 예수의 탄생이 유대교에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기대를 반영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초기 히브리어 연구자들은 `처녀`라는 단어가 동정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젊은 여성`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며 히브리어판 이사야서 어디에도 동정녀 잉태가 언급돼 있지 않다. 그리스어판에서는 “동정녀가 남편과 결합한 뒤 `자연스런 방법으로` 잉태하게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밖에도 예수의 탄생지가 나사렛이 아니라 다윗왕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인 점, 동방박사들을 베들레헴의 마구간으로 인도한 천사와 별의 존재, 예수의 부모가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달아났다는 것의 사실 여부 등 밝혀지기 어려운 수많은 사실들을 놓고 초기 기독교 교회내에 벌어진 치열한 논쟁은 지금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
[2004.12.06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