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주 휴가 여행 다녀와서

  • #409544
    시골 65.***.70.2 4970

    왜 그렇게 오기 싫던지…
    내가 여기서 무슨 부귀영화 누린다고
    1살배기 이뻐죽겠는 조카와
    언니 남동생 엄마아빠두고 이리 떠나왔나싶어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뉴욕온지 지금 3년 꽉 채웠는데 나이도 너무 꽉 차서 서른을 가뿐히 넘겼고…

    한번도 그동안 한국가고싶단 생각한적이 없었거든요.
    나름대로 직장도 미국 대기업에, 비자스폰도 받고
    뉴욕생활이 너무 멋지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를 보내곤 엄마는 또 혼자서 몰래 우셨다며
    언니가 결혼도 안하고 여기서 이렇게 썩을꺼면
    정리해서 한국오랍니다..

    우리집은 참 시골마을인데
    한국을 간다면 (내가 7년간 일한다고 머물렀던 서울은 죽어도 싫고)
    고향마을 내려가서 조그마한 소일거리나 하면서 살면
    여기의 이런 기회를 포기하고 간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런지도 모르겠고

    뉴욕에서 바람둥이 아닌남자 찾는것도 이젠 지쳤기에
    정말 내 조카같이 이쁜 애 얼른 낳으려면
    지금이라도 돌아갈 결심을 해야하나요…???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한번도 이곳에 있는 것을 회의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던 나였기에 더더욱 혼란스럽네요…
    아무리 모아도 한달에 천불이상 모으기 힘든 이곳에서 나는 대체 뭐하고 있는걸까싶고말이죠…무엇때문에 내가 여기있는가…정말 갑자기 모르겠어요..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휴.

    • 나도시골쥐 68.***.68.31

      Asset = Debt + Equity

      자본주의의 본고장인 뉴욕의 생활을 충분히 해 보셨으니, 막연한 환상도 이제 없어졌을 테고 객관적인 분석,판단 그리고 결정만 남으셨네요. 뉴욕 연봉이 높은 만큼 빚으로 나가는 비용도 많으니, 남는 equity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니 자산도 안 쌓이고. 어느 대도시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돌아가셔서 한 달에 천 불 이상 모을 수 있으면 가족 있는 시골이 더 나은 거죠.

      결혼해서 지루하지만 안정적인 인생 vs. 혼자 외롭게 사는 인생

    • nyc 173.***.167.19

      좋은남자가 없어보이는건, 남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학생신분으로 뉴욕에 와서 학교마치고 취업비자 받고 일하다보면, 결국엔 색안경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4년간 정신없이 학교다니고 학비며 생활비버랴 밤엔웨이터부터 주말 일당잡부까지 안한게 없건만, 그렇게 취업하고나니 서른은 정말 훌쩍 넘겼죠. 이제정말 저축도 하며 살아갈 수 있구나…좀 안정적이겠구나 했는데, 차례차례잘려나가는 직장동료들을 바라보며 회사한켠에서 레쥬메 다시 만들며 미래는 대비하는 모습이 제 스스로 바라봐도 너무나도 안쓰럽습니다.
      한달에 $3000벌어도 렌트비나 차 유지비 쓰고나면 남는게 없는대신, 인디내아에서 회사 다니는 학교 후배는 한달에 $2200받으면서 렌트비로 $500만 쓰다보니 저축하며 산다고 하더군요. 단지…사람이 좀 그립다고 합니다. 저도 무엇때문에 미국에 있는지 잘 모르겟습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미국에 정착한 이유가 유럽,호주,중남미,아프리카,일본,중국,중동을 다녀봐도 한국인이 이만큼 큰소리치며 자기가 땀흘린만큼 생활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는 겁니다.
      갠적으로 돈 있음…캐나다나 호주, 뉴질랜드같은 영연방 국가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게 안된다면…오하이오나, 인디애나 같은곳도 괜찮죠.
      조용한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미국에서 혼란 겪지 마시고 친구를 한번 잘 사귀어 보세요.

      제가 미국생활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건 남/녀를 불문하고 맘을 터놓을 만한 진정한 친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혼은 인연으로 만들어간다지만, 친구는 신뢰와 우정으로 만들어 간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친구가 하나쯤 제가 사는 뉴욕에 있었음 좋겠습니다.

    • 핑크팬더 98.***.37.142

      저는 미국온지 3년보다 더 오래됐고 조카가 둘인데 얼굴한번 못 봤구요. 한달에 천불이상을 세이브하지만 아무런 만족은 못느끼구요 비자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그냥 미국생활에 아무런 문제는 없지만…제가 처음 미국올때보다 더 나이가 많아져서 그런지 용기가 좀 부족한거 같네요. 지금도 매순간 망설이지만 미국생활을 정리하는 제 자신을 보게됩니다.
      어제는 이사하면서 모든걸 다 나눠주고 버리고나니 정말 제 차에 짐이 다 들어가더군요. 많이 고민하세요. 더 많이 생각하시고 현재보다는 미래에 포커스를 두시고 현명한 결정을 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토닥토닥~~

    • la 137.***.31.100

      시골님. 좋은 사람 찾으세요. 결혼 잘하고 가정 잘 되면 한국절대 가고 싶지 않을겁니다.
      나도 시골쥐님. 결혼하면 솔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루하긴하죠. *하지만* 어디 놀러갈때 ‘누구랑 같으갈까’ 고민 안해도 되는 행복. 큽니다.
      nyc님. 한국가면 맘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는 많은데, 그 댓가는 남의집 장롱 에 금반지 몇개있는지까지 알아야하는/알게되는 끈끈함이고, 모든 스트레스의 시작인거 같아요. 미국.. 옆사람 옆집 뭐하는지 모르는 사회지만 그덕에 인간관계에서오는 스트레스 적고요. (비약일지 모르지만) 그덕에 부정부패 인맥보단 법치인거 같더라고요 (적어도 평범한 사람들 에겐).

    • 파랑새 96.***.16.214

      제가 요즘 항상하고 있는 고민 하고 계시군요….저도 미국 첨와서 한 몇년은 한국생각할 틈도 없고 또 가고 싶다는 생각많이 않하고 바쁘게 살았는데,…몇년전부터 한국을 한번씩 갔다와서는 자꾸 한국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부모형제 있는 한국 놔두고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모 하며 나를 몇번씩 불러주던 귀여운 조카…아무 의미없이 이렇게 또 몇년이 흘러간다는건 상상할 수가 없네요. 문일을 내도 내야지…암튼, 원글님과 NYC님 글 공감200배라서 저도 넋두리했네요.

    • ABC 121.***.145.132

      이런 분들 그래도 절대 한국 안 돌아간다에 한 표…그냥 푸념일 뿐 실제 돌아갈 구체적 계획 세우는 분은 안 계시더군요…물론 개인 취향이므로 이해는 합니다…….

    • 저는 12.***.124.50

      한국 다녀올 때 마다 힘들더라구요. 매번 한국에 가서 살리라 다짐했지만 결국 여기서 직장 잡고 살고 있네요^^;; 10년째 살고 있어요.
      저는 20대 후반인데 사람들이 저보고 어디서 남자를 만나느냐에 달렸다고 하더라구요. 한국에서 만나면 한국에 가게 되는 거고, 미국에서 만나면 미국에서 살게 된다구요. 그 말이 기분 좋지는 않았는데 맞는 것 같아요.
      결혼 적령기에 결혼 적령기의 남자를 만나는데 아무래도 미국에서 살 생각을 하게 돼요. 한국보다는 미국이 가족생활하기에 편한 것도 같구요. 다만 걸리는 것은 부모님과 가족과 자주 볼 수 없다는 거에요.

    • santaja 74.***.81.96

      시골이라.. 냐하하.. 저도 완전 시골 산골촌넘인데.. 전 꿈도 나무꾼입니다.. 현재 진행형이져..ㅎㅎㅎ 어린시절 마냥 뛰어놀던 그 시절이 미치도록 그립네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네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취미를 가지세요. 근데 여가시간을 공연관람이니, 박물관이니, 책보기니, 이런 것보다는 운동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등산추천.. 헤헤헤…

      근데 한가지..
      바람둥이 아닌 남자를 찾는데 지쳤다는 말씀은 수긍이 전혀 안가네요.. 여기 지역 쫍습니다.. 그 만큼 활동하는데 불편하기도 하져.. 머좀 할려면 생판 모르는 사람도 내가 멀 하는지 아는 정도로.. (머~ 그렇다고 바람둥이가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보다 많이 혼합적 친분관계로 있는것 같구여.. 보통 한국에서의 친구라면 동갑네기 동성 학교친구나, 직장친구의 개념이 강하지만, 여기선 그런 친구 찾가기 좀 많이 어렵잖아여.. 그러다보니 여기선 친구의 개념이 많이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많은 친구, 어린친구, 동성친구, 이성친구.. 님께서 느끼시는 부분의 그 바람둥이는 이러한 부분의 한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그냥 친구같은 이성친구들이 몇 있는데, 옆에서 보시는 다른 분들은 제가 여자가 많다라고 생각들을 하시더군요.. 정작 저는 외로버 죽것는디…ㅜ,.ㅜ

      그냥 제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생각하시고, 또 즐거운거 찾으시고, 즐기시고, 건강하세요.. 그게 최곱니다..

    • 혼잣말 70.***.78.186

      나뭇꾼? 와! 신선한 단어다! 공기가 갑자기 확 신선한 산공기를 마시는냥.

      근데, 왜 갑자기 선녀와 나뭇꾼이 떠오르나?
      그런데, 왜 옛날분들은 그 옛날이야기를 비극으로 끝내고 말았을까.

    • 주정뱅이 71.***.195.109

      전화번호좀 주세요… 좀더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