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 #408959
    싱글맨 211.***.54.155 4468

    휴가차 한국에 나와있습니다. 맨하탄에서 출퇴근하다 오래간만에 서울에 오니 서울의 발전한 모습에 완전 놀라울 따름이네요. 한국은 분명 강대국은 아니지만 일반서민들이 살기에 한국이 미국보다 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직장이 있는 workingus분들은 미국이 더 좋다는게 대다수고, 이런 글이 미즈빌에 올라오면 비자땜에 일을 못하는 아줌들은 한국이 더 살기 좋다는 글이 대다수더군요. 저는 미국의 말도 안되는 의료보험제도부터 시작해서, 한국병원의 높은 수준, 일반적인 서비스의 질, 도로상태(뉴저지 뉴욕 도로상태 완전 개판임), 선진국 뺨치는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어딜봐도 한국이 더 났다는 느낌이네요. 제가 30대 중반입니다만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같은 나이또래를 만나면 돈을 몇 배나 더 많이 모았고, 한국에서는 적어도 전세는 살기 때문에 미국처럼 월세로 페이첵의 반을 날리지 않아도 되구요. 저는 공대쪽도 아니고 한국보다 미국에서 대우가 좋은 간호사도 아니기에 이런 생각을 갖나 싶기도 하네요. 미국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고전분투하며 살아가는데 왜 이러구 사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들어오기도 상당히 애매하고 미국에서 경력 쌓은 다음에 한국에 와도 전세금이나 모으고 올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한국에오면 이미 집이 있고 고수입으로 안정적으로 사는 사람들과 너무 차이가 날 것 같네요. 모 미국에 살아 운이 좋아 괜찮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하며, 애가 생기면 따로 영어유치원에 안보내도 되니 그건 한국보다 낳겠네요. 한국 TV에서 방금 미분양아파트를 사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그걸 보니 우울해져서 글 올립니다. 미국에서 살면 늙어서 죽을 때 월세나 안내고 있으면 다행이나 생각되네요. 저는 미국에서 이름들으면 알만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 산경 75.***.5.79

      언젠가 비슷한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영주권을 받았지만 혼자 사는게 지긋 지긋해서 한국을 가려고 했습니다.
      한국에 회사에서 Offer를 받은 상태구요. 고민중입니다.

      삶의 편리성을 따지면 서울이 참좋은것 같아요.
      싱글맨님이 느끼신거 고대로 저도 느꼈어요.

      미국에서 인터뷰의 개념을 가지고 인터뷰에 임한결과
      한국 사람들하고 관계하면서 직장생활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고압적인 분위기라던가 일과 상관없는 상사의 화풀이 이런것들이요.

      게다가 지금 한국에 가서 뭘 할수 있을까 하는고민도 되네요.
      저도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 B 24.***.134.65

      저도 영주권을 받고서도 한국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서 갈까말까하다가 한국에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직장 생활 경험이 있던 저로서는, 한국에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강압적/단체적인 분위기를 가장 못 견딜것 같네요. (최근 귀국해서 일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답답합니다) 지금도 사람을 못 만났지만, 한국에 들어간다고 금방 사람을 만나서 결혼할것 같지도 않고, 여기에서 살았던 그 동안의 생활을 버리고 적응해야하는 문제도 있을 것 같고, 저의 생각, 제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다가 주변 눈치보면서 살아야 하는 그 마음이 가장 힘들 것 같습니다.

      저도 모든지 급하고 빨리빨리 돌아가는 맨하탄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직장 생활도 만만할 것 같지는 않네요. 결혼 안한 여자분들이 좋아한다는 sex and the city 드라마를 보더라도 저는 그 쪽 생활이 영 부러운 것 보다는 왠지 환상을 심어준다는 그 역작용에 더 공감을 하는 편이구요. 그 드라마에 나오는 대로 살수는 있겠지만, 재정 빵구나는 것은 시간 문제일테고, 그냥 뉴욕에서 싱글로 살아가는 것이 남 눈치 안 보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수 있는 초이스가 많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언제든지 도전할수 있다는 것…그것에 현재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 Power 64.***.150.42

      한국 대기업에서 10년넘게 직장생활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나서 미국에 와서 직장생활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서민생활이 미국에서의 팍팍한(?) 삶보다 좋다고 느껴본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겉으로 보는것과 실제 생활의 차이는 의외로 크답니다. 그냥 참조하시길..

    • 싱글맨 218.***.129.178

      장단점이 있겠죠. 단지 한국이 너무 발전을 해 미국에서의 삶이 한국에서의 삶과 비교할 때 단점이 장점보다 더 커보여서 그렇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