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여기 계신 분들에 묻고 싶습니다

  • #409474
    노 네임 70.***.3.176 5603

    요즘 알러지로 사무실도 거의 안나가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며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이 싸이트에 자주 들어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한사람도 없는데, 쓸데없이 실없는 소리도 늘어놓게 되고. 내가 사는 이 주위에도 제 또래의 친구도 이제 거의 없고, 교회말고는 사람들하고 어울릴 경우도 별로 없어집니다. 그러면서 어제는 새벽기도로 잠이 부족해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다 한동안 우울함에 휩싸였습니다. 적어도 한국에 가면 이렇게 살진 않을 텐데….생각하면서, 우울증도 걱정되더군요. 사실은 제가 요즘 살아가는 동기가 거의 대부분 사라져 버렸습니다. 원래 욕심이나 야망이 큰 성격은 아니라서 상관이 없다면 없는데, 걱정많고 근심많던 성격이 이제 근심 걱정마저도 별 의미가 없어지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서두가 좀 길었는데요.
    제가 여기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한가지 여기 계신 분들에 묻고 싶어섭니다.

    “왜 사세요?” 다시 말하면,
    “사는데 희망이나 목적이 무엇인가요?” 또는 “당신의 삶의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돈인가요?
    성공인가요?
    돈많이 버는 직장인가요?
    쾌락의 추구인가요(마약 섹스 게임 도박 드라마…뿐만 아니라 운동 여행 여가 스포츠 클럽활동 모험 다 포함)?
    사랑하는 가족인가요(또는 가족을 이루는 희망)?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혹시나 좋은 일이 있을까봐?
    아니면, 그럼 나보고 죽으란 말이요, 죽지 못해 살지! 인가요.

    제게는 돈도 성공도 직장도 쾌락도 다 의미가 없어져 버렸어요. (다행히도 중요한 한가지 새로운 희망을 새로 배운건 있지만) 그래서 그냥 저같은 사람도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하루들 보내세요.

    추신: 저는 곰곰 생각해보니, 그전에는 ‘쾌락’항목이 내 삶의 동기/동력(무의식적인 것이 크겠지만)를 크게 차지했던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어렸을적엔 부모님 기대/사랑이 큰 동력이었던 것 같고. 그보다 더더 어렸을때는 정말 원대한 포부가 있었군요. 지금은? 아주 깊은 방황중입니다. 어렸을때 방황한적이 없어서 이제 방황을 하게되는지… 그러나 푯대는 찾았으니 언젠가는 제 레일을 찾아 탈 수 있겠지요.

    • 산경 206.***.6.14

      어른이 된다는게 어쩌면 다 그런것 같아요.
      연애시대라는 드라마에서 나온 독백 하나 첨부해 봅니다.

      일정한 슬픔없이 이런시절을 추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잃어버린 꿈, 호기심, 미래에 대한 희망.

      언제부터 장래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게 된 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1년 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 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게 아니라 하루를 견대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 희망 같은 것….

      출처:연애시대(戀愛時代)

      연애를 못(안) 하고 있는 이곳 싱글방에서 기웃 거리는 우리들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요?

    • 질문 12.***.109.229

      원글님 어디 사세요?

    • 원래 157.***.211.80

      대부분이 왜 살아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살다가 죽는거 아니었나요?

    • 노 네임 70.***.3.176

      어디사는지 알아서 뭐하실려구요? 질문님도 알러지로 고생하세요? 여자분이면 알려드릴께요. (힌트: 제 IP address 를 광선나오게 뚫어지게 보시면 제가 사는곳이 나옵니다)

    • 질문 12.***.109.229

      가까운데 사시면 만나서 얘기 하고 싶어서요..
      저도 맨날 하는 생각이거든요,,
      오해는 마시고요..
      참고로 저는 여자 랍니다…

    • 지친다지쳐 15.***.153.74

      이 부분이 저랑 아주 똑같으시네요.

      > 제게는 돈도 성공도 직장도 쾌락도 다 의미가 없어져 버렸어요. (다행히도
      > 중요한 한가지 새로운 희망을 새로 배운건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 모든 것들을 제 인생에서 제거 하고 나니 홀가분 하더군요.
      뭐랄까 예전엔 왜 그렇게 살았나 하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단조로운 삶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회사 출근 – 헬스장 운동 – 독서 – 디비 잠
      님처럼 아주 중요한 한가지 새로운 희망을 붙잡고 살고 있구요.

      그래도 가끔가다 야구 경기, 농구 경기, 풋볼 경기, 콘서트, 극장, 연극,
      anime convention 등등 나름대로 찾아다니며 active 하게 사는게
      중요하더군요.
      연애하는건 나름대로 포기 한지 오래구요. ^^

    • 노 네임 70.***.3.176

      산경님,
      연애시대 독백 참 잘 읽었습니다. 집에 티비가 없어서 드라마는 보통 안보는데, 여행중엔 기회있을때마다 한국 방송 보는데…한국 생각 많이 나게 만들죠.
      근데, 산경님 드라마 작가세요? 와! 어떻게 드라마 독백을 그렇게 다 알고 있으세요? 아니면 요즘엔 인터넷 검색만 하면 드라마대본까지 구해볼수 있는가요? 어쨌든, 상투적 대사일수도 있지만, 드라마작가의 직관력이 뛰어나단 생각이 듭니다.

    • 왜 사냐고 98.***.1.209

      물으면 그냥 웃지요~

      그 질문에 대답할려고 수많은 철학자들이 고민했지만, 대답은 없음;;;;
      괴로운 일있을땐.. 왜 사냐.. 싶을 때도 있지만,
      이유없이 사소한 일에 (날씨나 애완동물 재롱이나 회사에서 칭찬받거나 등등등) 그냥 기분좋아서 이게 사는 맛이지 할 때도 있고..

      저도 생각 많은 편인데 깊이 들어가면 우울해지기만 하고 정답이 없는거 같아요;;
      사실 이게 너무 배가 불러서 하는 고민인가 생각도 많이 했답니다. 내가 6.25에 태어나서 산에서 나무뿌리 캐서 먹을 때 태어났으면 인생이 뭔가 고민했겠나 어떻하면 옥수수죽이라도 먹을까 고민하느라 바빴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전 나중에 좀 안정이 되면 꼭 관심가는 분야에 사회활동을 좀 해볼려고해요. 사실쌩뚱맞게 야생동물 보호 같은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데요. 뭔가 그런 나만 살자고 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위해서 하는 일을 한다던지 나누는 사회를 위한 일을 하면 말로만 하는 그런 “보람”이 아니라 정말 사는 의미를 느낄거 같아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일을 실제로 하는 사람들은 참 존경스럽더라구요. 재산에 대한 욕심도 있을테고, 다른 탐욕적인 이기심도 있을텐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이 있고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고.. 그리고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남보긴 어떨지 몰라도.. 전 그냥 그렇다구요;

    • refgg 72.***.245.59

      조금 욕심을 키워보세요…

      우리가 매일 살아가면서 저지르는 것중의 대다수가 사실 소비라는 것입니다.
      이 소비는 구매상품의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에 대한 욕심때문에 이루어지요.

      여기서 교환가치란, 예를들면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은 의자를 가수 마돈나가 앉아있었던 의자라서 사들일때 느끼는 가치라고 말해두지요. 물론 그 의자의 사용가치는 님이 앉고 싶을때 앉으며 느끼는 가치감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미 몇개의 의자가 있는데도 우리는 마돈나의 의자였기에 가져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인생이란것도, 사실 우리가 느끼는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에 의해서 살아지는게 아닌가 합니다.

      인생의 사용가치를 따져보면, 과연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요?
      그러나, 인생의 교환가치를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물론 그 교환가치는 각자가 키워온 욕심에 비례합니다.

      돈이라는 화폐도 대부분 상품의 교환가치에 대한 욕심때문에 지불하거나 지불되지요.

      인생도 기실 이러한 교환가치에 중점을 두어야만 자연수명을 다할때 까지 살아지게 됩니다.

      제 개인적으론 결혼전엔 제자신의 인생에 대한 교환가치때문에 살아왔고,
      결혼후는 아내와 자식들의 인생이 가지고 있어 보이는 교환가치때문에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세상엔 단한가지를 제외환 모든 것들이 자신의 사용가치보다 교환가치에 더많이 지불받고 있지요. 그래서 세상은 존재할 수 있고, 수많은 생명체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생각 입니다.

      그 단한가지 예외는 물론 “죽음”입니다.

      죽음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똑같아지는 이 세상의 단한가지 사례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죽었을때 더이상 존재치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님,

      욕심을 죽이지 마시고, 키워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건,
      욕심, 욕망은 아주 중요한 것 입니다.

      Good Luck

    • 올인 75.***.146.148

      모두 다 그런생각을 하는 것같습니다.

      다만 어떤사람들은 생활에 찌들려서 가끔 그리고 아주 잠시 그런 고민을 하게 되지만…어느정도 여유를 갖게 된 싱글의 경우 그런 고민을 자주 그리고 오래동안 하게 되는 것같습니다.

      왜 사는냐…왜 태어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도 옛날에는 이런 이야기 들으면 진부한 설명이라고 했지만…

      즉,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내 자신이 완전히 참여,올인,몰입해 사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자신을 완전히 비워내는 과정인거죠. 혹자는 인생을 촛불에 비유하기도 하더군요. 제 삶을 돌아보면 항상 좀 반참여적입니다.(단어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다른 말로, 이기적이다…등등

      다른 사람들을 보면, 보통 연애나 종교에 빠지는 것 같더군요. 아, 그리고 한국부모들은 자식에 완전히 올인하는 것 같습니다.

      불행이도 저는 연애나 종교에 별로 신통치 않고… 그렇다고 자식을 입양하기는 아직 이른것같고…사실 그것보다는 먼저 제주위에 있는 것에 올인하는 법을 배워볼까 생각중입니다.

      혹시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어보셨는지요…주인공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면 파올로 코엘의 “알케미스트”를 읽어보세요. 그것도 신통치 않으면 “베로니카 죽기를 결심하다”도 읽으시기 바랍니다.

    • tracer 68.***.105.176

      교과서같은 답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직접/간접 경험(여행/독서)을 늘리셔서 세상을 바라보는 지평을 넓히시면 내 삶의 의미를 찾는데, 또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내 주변의 안정적인 삶과 그 속에 안주해 있는 사람들(그 사람들이 맞다고 주장하는 인생철학들) 사이에서 아무리 고민해 보았자 그 깊이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마다 다들 자기 삶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자기만의 의미를 찾는 것이 바른 길이고, 게으르고 안주하는 사람은 절대 그 허무함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 mayflower 141.***.54.218

      본인도 원글님처럼 이십대 전후반에 심각하게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결혼하고 애들 낳고 키우면서 언제부터인가 습관적으로 밥먹고 자고 일하고를 반복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은 불혹의 나이로 나 자신뿐만이 아닌 배우자와 자녀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어떤식의 사명감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큰 의미를 차지않나 생각됩니다.

      주위를 보더라도 죽는 순간까지 왜 사는가 하는데에 대한 답을 명확히 줄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합니다.

      그저 한순간 한순간 걸음을 내딛으며 앞길에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뒤로 갈 수는 없고 계속 앞으로 움직여야 하는게 인생이 아닌듯 싶습니다.

    • 미투 64.***.144.85

      제가 지금 20대 중반인데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저녁에 집에와 밥먹고 자기를 반복하다가 잠깐 쉴 시간이 생기면 맨날 똑같은 생각합니다… 맨 위 답글 써주신 분의 연애시대 독백 감사합니다. 연애시대 정말 재밌게 봤는데… 정말 어렵게 어렵게 웹사이트 찾아서 힘들게 본 드라마인데 손예진 감우성 참 좋았어요. 다시 보고싶지만 그 웹사이트 찾을 엄두도 안나고.. 암튼 모두 화이팅…

    • 나난 69.***.144.228

      미투님, 연애시대 저도 넘넘넘 재밌게봤는데 mysoju.com에서 보실수 있어요. 영어제목은 alone in love랍니다, 참고하시길 ^^

    • 왜사냐면 76.***.124.229

      죽지 못해서 사는데요. 고통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 더 용감한 것인지 죽음을 택하는 것이 더 용감한 것인지…

    • 노 네임 70.***.3.176

      여기보니, 저를 마치 20대 여성인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좀 계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분들, 틀리셨습니다 ㅎ ㅎ

      제가 이십대때에 내린 결론은; “왜 사느냐?”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서 생각하자 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즐거움, 세상 성공, 세상 쾌락 이런걸 추구하는 쪽으로 당연히 삶의 방향성이 정해졌던 것 같구요.

      그리고 제 이 질문은, 10대나 20대의 ‘데미안’ 같은 삶의 추상적인 존재성에서 오는 방황이 아니라, 현실의 구체적인 아픈 상처와 고통속에서 오는 좌절감에서 오는 것입니다. 10대 20대에는 불확실성속에서 다람쥐체바퀴같은 인생의 ‘알’에서 깨어나오는 방법이 무언지를 막연하게 고민했다면, 지금은 모든 방향에서 숨막히게 공격해오는 현실의 커다란 벽들에 직면한 고통과 좌절, 어두움에서 오는 그런 질문입니다.

      그런데, 어쨌거나 좋은 댓글들, 참 진지한 삶의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댓글들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fgg님: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하셨나요? 교환가치를 든 독특한 설명법 인상적입니다. 제가 경제학에 문외한이어서 조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있는데, 사는데 욕심을 가지라는 말씀은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그런데, 이 욕심이라는게, 제가 제 마음속에서 많이 없어져버린 ‘쾌락’항목의 동기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오히려 2년전에 예수님을 영접함으로써, 그나마 남아있는 욕심마저도 다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인데…그러나 이를 통해서 새로 배운 새로운 가치들이 있으니, 여기에 대한 욕심을 더 가지면 될 거 같네요. 아직은 이 새로운 가치들속에서, 어떻게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스런 삶에서 그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비젼을 새워나가야 할지 그걸 모르고 헤메고 있습니다.

      올인 님:
      “다른 사람들을 보면, 보통 연애나 종교에 빠지는 것 같더군요. 아, 그리고 한국부모들은 자식에 완전히 올인하는 것 같습니다. “
      예, 관찰력이 뛰어나시네요. 저는 그래서 예수님을 영접했구요. 그분이 구세주이고 유일한 진리이심을 믿습니다. 말씀들중에 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역설들이 오히려 더 강하게 제맘에 다가옵니다. 제가 아마 불교로 입문했다면, 속세를 떠나는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절대로 그렇게 가르치시지 않더군요. 오히려 세상속에 들어가 세상에 담대히 사랑을 전하라, 담대히 나아가라라고 가르치시는군요. 그래서 속세를 떠나지도 못하고, 세상에 남아있어야 되겠는데, 그게 힘들군요.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을 중학교때 읽었는데, 그때 감수성이 클때라 충격이 컸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머리가 너무크고 감수성도 없어서… 오히려 성경말씀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입양한다는…. 이제 너무 나이가 많으신가요? 입양도 좋지요, 그러나 헤르만 헷세를 말씀하시는것 보면, 아직은 포기하실 나이가 아니신것 같은데…아직은 포기하지 마세요.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찾으시면 구할 것입니다.

      tracer님:
      “게으르고 안주하는 사람은 절대 그 허무함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원래 제가 게으른 편이라, 좀 찔리는 말씀이네요. 그리고 tracer님 처럼, 명철하게 바늘로 찌르는 분들을 보면, 좀 얄밉습니다. 근데 살다보니, 간접경험은 아무리 많이 쌓여도 여전히 “간접”경험으로만 남더군요.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근데, 내가 지금 경험하는 것들이 절대로 내가 원하는 것들이 아니거든요. 여기에 인생의 고가 숨어있네요.

      mayflower 님:
      “뒤로 갈 수는 없고 계속 앞으로 움직여야 하는게 인생”
      예,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묵상중의 하나가 이것입니다. 하루 하루 천국을 향한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앞의 계단은 올라가기 너무 벅차고 얼마나 이어질지도 모르고, 뒤돌아보니, 올라왔던 계단들이 다 사라져버려서 뒤돌아갈수도 없고. 그때마다 무릎꿇고 기도할 수 밖에 없는 나를 발견합니다.

      미투님:
      저는 한국드라마 별로 안보는 사람이었는데요. 한국드라마 너무 재밌쟎아요. 보고 싶은 드라마 참지 마시고 열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가능하면 혼자보지 마시고, 누구랑 함께 보세요. 그럼 더 재미있을거 같네요.

      ‘왜사냐면’ 님:
      어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날이었구요. 내일이 부활절입니다. 예수님이 고통으로 십자가에 못박히셔 저희를 하나님과 화평하게 만드시고, 부활로써 어둠의 권세,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것을 몸소 보여주셨다고 믿는 사람들은 믿습니다. 고통과 환란을 당할때, 순전한 기쁨과 인내로써 그것을 견뎌내라고 성경에서는 말씀하시네요. 저는 그 말씀을 믿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하는 새로운 희망이란 것은, 성경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붙잡는데서 오는 것입니다. 예수님만이 유일한 소망임을 이제 제가 믿거든요. 다만, 삶의 구체적인 여러가지 면에서, 그전에 가졌던 세상적 소망들이 다 허물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어떻게 예수님이 주신 소망안에서 다시 세워나가느냐가 제게 주어진 고민입니다.

    • 노네임?? 76.***.124.229

      노네임님
      1.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아마 요즘 같았으면 유전자검색해서 마리아랑 잠자리를 같이 했던 아저씨들 중에서 친부모를 찾아냈겠죠.
      2. 유학생활과 미국생활이 너무 건조해서 종교에 미치는 사람들을 종종보았습니다. 힘들었을 때 종교에 기대면서 힘을 찾는 것은 님의 자유겠지요.
      3. 이 세상은 화평하지도 않고 평화롭지도 않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고통받으면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압니까? 따라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서 죽어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4. 종교라는 것은 상대적이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태어나는 것이 자기 의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지요? 본인의 의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태국에서 아마 님이 태어났었다면 지금쯤 목탁 열라 두드리면서 부처님 얘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라크에서 태어났으면 알라신 찾고 있겠지요.
      5. 십자가에 설사 예수님이 못박혀 죽었다고 해도 그 시대에는 사람들 처형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이지 에수님이 뭐가 특별해서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6. 절대신은 있겠지만 종교라는 것인 인간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말이 안되는 것을 믿어라 믿어라 하는 식의 논리는 구지 기독교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가 다 있는 요소랍니다. 아마 기독교가 조선반도에 들어오기 전에 세상을 떠난 우리 선조들은 예수님의 구원을 모르고 돌아가셨으니 참 안타깝기 짝이 없겠네요.
      7. 왜 요즘 세대에는 세로운 종교가 태어나지 않는 것일까요? 아마 예수님이라는 사람이 요즘 있었다면 철저히 검증당하면서 사이비소리다 듣고 정신병원에나 가라고 했을것입니다.
      8. 원죄라는 것은 있지 않습니다. 기독교 논리가 우리가 원죄가 있어 예수님이 태어나 구원했다는 것 같은데..가정이 말도 안되는 뽕꾸라니 종교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지요. 선한 애기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뜨면 님처럼 구원못받고 지옥갔을까요?
      9. 부활이라는 것은 있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 본 적 있습니까? 몸이차가워지고 손발이 굳습니다. 부활은 완전 개소리죠.

    • 올인 75.***.146.148

      현실에 너무 눌려 만사가 좀 귀찮으신 것같습니다. 진정으로 조언을 구하는지…

      데미안과 싯다르타는 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싯다르타를 읽으면 세상 모든 것을 경험한후의 인생의 마지막에 대해 논하고 있죠. 언급하신 대로 불교적인 성향도 많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책들은 인생의 선자로서 조언드린 것입니다. ^.^

    • 노 네임 70.***.3.176

      올인님,
      다시 제 댓글을 읽어보니, 올인님이 약간 오해하시고 기분나쁠 소지가 좀 있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불교를 운운했던건 싯다르타와는 아무 상관없이 생각난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학교때 헤르만 헷세를 읽은후, 그 후 나이가 들어서 다시 그 충격이 그리워서 헤르만 헷세를 다시 접한적이 있었는데, 전혀 느낌이 오지 않더라구요. 예수님 영접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비아냥이나 그런 뉘앙스를 주려 의도한게 아니라 아주 진지하게 올인님의 관찰이 저한테 딱 해당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게 진심이구요.

      그리고 좀 변명같지만, 제가 힘겨움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힘들어 죽겠어서 조언을 구하자고 글을 올린건 아니고, 질문한 그대로 “다른 분들은 삶의 동력들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이 궁금했던 것입니다. 제가 올인님께 생각없이 나이 운운했던게 혹시 기분상하게 했다면 사과드립니다.

    • 96.***.85.209

      큰일이다. 기독교인들의 낚시 기술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지. 굿럭이다.

    • smile 75.***.79.0

      노네임님이 쓰신 댓글 마지막을 보니 이미 답을 아십니다.

      어느 정도 자라면서부터 꿈, 삶의 목적, 비젼에대해 사람들이 나에게 물을 때마다 또 혼자 생각 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있게 얘기하는 그 무언가가 나에게는 항상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항상 주어진 해야하는 일에는 열심이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나은 포지션을 갖기위한 쪽으로 먼가을 계속 열심히 했지만 한단계 한단계 먼가가 끝날 수로 마음은 무거워져만 갔습니다.
      나의 열심이 무엇에 대한 것인지..회의도 느끼고..무엇을 위해 그렇게 힘들게 나의 젊음과 열심을 바친 것인지..그 보상이라는 것도 모두 하챦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애정이 없이 해왔던 그동안의 공부 일을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말 너무 지치기도 했고, 더 이상 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 그만두고 그동안 못했던 휴식, 늦잠, 산책,여행, 책읽기, 영화보기, 게으름, 요리 맘껏 했고 또 기도 했습니다. 간절하게…
      그덕분에 조금 모아놓았던 돈이 바닥이 났지만..^^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같은 일을 하지만, 또 항상 힘든 일도 있지만..
      이제는 적어도 비젼의 문제로 내가 왜 이일을 하는지에 대한 수없이 했왔던 고민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힘들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합니다.
      왜냐면 꿈이 생겼거든요.

      저도 원글님처럼 2년전에 예수님 영접했습니다.
      답을 아시니 인도하심을 믿으세요.^^

    • 914 66.***.205.21

      교회를 다니시는 님이 그러신데, 미국와서 미국인들 틈에서 직장다니면서 교회까지 안다시는 분들은 오죽이나 더 우울증 증세가 오겠어요..
      저도 미국 온지 7년만에 교회를 나가고 있습니다. 암튼 ‘꺼리’는 계속 생기고 긍적적인 말은 많이 들어서 좋더군요. 다만 그 근본을 아직도 마음속에서 해결 못한체 다니고 있어서 좀 그렇지지만..저는 그 근본이

      1) ‘인종(피부색)’과 ‘국적’ 그리고
      2) ‘그시간에 한국에는 뭘하고 있었나?’ 그리고
      3) ‘그래도 다수의 미국 크리스챤들과 분리되잖아”다수의 그들한테 우리들은 쿵파오 치킨 기독교라고..’
      4) ‘사람이 부대끼니 역시 Dirty deed 가 생겨(이건뭐 인간들이니 좀 접어 두더라도..)
      5) ‘왜이렇게 영어로는 쉬운 말들을 한문과 이상한말들로 다들 옮겨 놨지? 다들 GRE 보다도 어려운 이런걸 어떻게들 읽고 교회스케쥴에 맞춰서 교육도 받고..그러지..?’

      이런것들이 아직도 마음속에서 정리가 안되네요..교회계속 다니다 보면 정리가 좀 되나요? selfjustify 가 되는지..노력해야 되는지..요즘은 그래서 이런거 접어두고 그냥 사람들과 만나서 어울리면서 그것이 The God 이 주신 command 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기독교건 불교건 이런거 신경안쓰고 그냥 친구들이랑 같이 빈둥대도 좋았는데 여기선 그런 친구도 구하기 힘들구요..

    • 종교 64.***.97.10

      이민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어쩔수 없이 종교인거 같습니다. 저는 불교입니다만, 종교가 아니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거라는 생각 많이 합니다. 한국에서는 초파일에나 한번 가던 절이었는데, 타국생활이 길어질수록 종교를 파게 되더군요. 자식이 생기고 나서는 더 그렇습니다.

    • 노 네임 70.***.3.176

      914님,
      아무도 914님에게 답글달지 않아, 간단하게 몇가지만 말씀드리려구요.
      저는 예수님을 영접한 과정이 914님과 많이 달랐을 겁니다. 지금도 그렇지만,저에게는 다른 옵션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오로지 제가 사는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육체적으로 죽는것에 대해서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구요. 그러니 그 절박함에서 우선 914님과 차이가 있음을 염두에 두시고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영접한지는 2년이되었지만, 영접후 딱 1년후 침례를 받았고, 영적 유아기를 벗어난지는 몇달이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영적 유아기를 벗어나 성화의 단계를 거쳐야만 성숙한 믿음을 얻는다고들 하시더군요. 만약, 신앙을 키우시고 싶으시다면, 하나님, 예수님만 의지하고 더 알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매일매일 기도하고 매일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해 예배도 보시고 매일매일 찬양하시고 매일매일 말씀을 접하려 노력하세요. 그런 열의가 안생기세요? …. 다시말씀드리지만, 저에게는 초이스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른것 같습니다. 아마 저에게는 하나님이 특별한 시련고 고통을 주시는 방법을 선택하신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로 다가올때도 있고,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의 사랑과 돌보심도 느끼게 되고, 싸인도 받게 되는 것같습니다. 그러면서 믿음이 성장하구요.

      질문하신 것에는 ‘아이덴터티’와 관련된게 좀 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인이라는 아이덴터티와 크리스천이라는 아이덴터티가 확실하기때문에 질문하신 1번이나 3번에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미국교회와 한국교회를 다 다니고 있습니다. 미국교회를 나가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그 교회에서 인도하시는 목사님의 기도가 너무 은혜스러워서, 하나님발앞에, 바로 저의 심령을 인도하심을 거의 항상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목사님을 개인적으로 알게 되었고, 그 교회들과 그 목사님들을 위해서 기도드리려 노력합니다. 믿음은 ‘자기 정당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정당화를 가능한한 많이 버릴수 있어야 합니다. 말씀을 공부하시고 기도하며 간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성령님이 인도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성경공부반에 꼭 들어서 꼭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사람들과의 사귐도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하나님을 알려고 하는 열정하나로 만족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제 후배중에 외로움때문에 사람사귀러 교회나가기를 여러번 시도한 후배가 있는데, 결국 항상 1,2 개월후에는 실망하게 되고 교회나가는 것을 포기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사귀러 나가면, 참 기쁨이나 소망을 얻지 못합니다.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선 꼭 성경공부반에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믿음이 부족하지만, 혹시 같이 상담을 하거나 믿음을 나누고 싶으시면 제 이메일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서 영국의 어떤 백인 아줌마와 휴스턴의 어떤 흑인 아줌마와 항상 어려운일 있을때마다 서로 이메일로 기도도 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남자인데, 어쩐지 아줌마들하고 인연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아줌마들을 통해서 저에게 은ㅎㅒ를 많이 경험하게 해주시기도 하고 위로받게 하기도 해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