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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진진하게 이어온 서울대+이화여대 이야기와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삼류대학을 나와서 고국에서 길게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어느날 모교 연구실에 가보았더니 집사람하고 같은 고향 출신이 있더군요.
그놈을 보니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들어서 제가 있는 회사의 현장직으로 들어오지 않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냉장고 회사라면 냉장고 설계팀이 아니고 공장에서 냉장고 만드는 것 감독, 관리하는 자리 비슷합니다.
하여튼 그 놈의 답변이 아주 걸작이더군요.
선배님, 어떻게 ‘대학원’까지 나와서 현장으로 갑니까?
저는 그 순간 아 내가 그렇게 덜 떨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는 일종의 득도를 한 것 같았습니다.
군대까지 갔다와서 나이 서른이 다 된 놈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한심이나 답답의 차원을 넘어서 참 아득하더군요.
언젠가 일이년 정도 지방 근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시청에서 하는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좌장께서 무슨 말씀을 하다가
참석자를 한번 쓱 보시더니만
이 중요한 과업은 우리 ""대 출신들이 단결,협조해서 완성해야 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차라리 서울대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참 답답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