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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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oica 69.***.144.179 3888

    하관

    박목월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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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 Redemptor – Boys Air Cho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