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고 난 후.

  • #410069
    노령기 98.***.1.209 4588

    성격은 변한다지만 요즘들어 부쩍 느낀게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
    너무 고려/선택 사항이 많으면 그냥 포기해버립니다.
    근데 아래 글들을 읽다보니 우울증 증상의 하나라는데 그런가 싶네요.
    한편으론 나이를 먹는다는 증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오늘 너무 기분이 다운되네요.

    회사에서 썽질을 내고 왔어요.
    대학 갓 졸업한 신입인데 여기 저기서 뒷담화하는 얘긴 많이 들리고, 저도 평소에 좋게 안봤거든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머리에 피도 안마른게 주제파악을 못함)
    나딴엔 꾹꾹 누르고 눈치만 조금 주는 정돈였는데, 오늘 정말 제 신경을 거슬리는 일이 나서 참지 못하고 폭발을;;; 근데 화를 누르고 누르다가 폭발하니까 부르르 떨리는게 정말 화를 못누르겠더라구요.

    예전엔 화가 이렇게 꼭지까지 돌 땐, 상대방이 정말 왜 똑바로 못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내가 너무 예민한가 내심 자책하는 마음부터 들고, 그런 기분이 너무 싫네요.
    못된 성격은 아닌데, 좀 작은 일에 불만이 많이 쌓여요.
    안저러면 좋을텐데, 상식도 없나, 왜저렇게 생각이 없지..그냥 그런 생각들..
    그러다가 한번 터지면 정말 주체를 못하겠어요. 막 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분에 차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화 내니깐 그냥 기분이 너무 우울합니다.
    오늘같은 날엔 같이 대화할 가족이라도 곁에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으휴,,자꾸 참고 사니깐 성격이 더 극해지는 것만 같아 기분이 자꾸만 가라 앉습니다.

    매사 너무 진지한 이 놈의 성격은 도대체 어디서 온건지..
    웬만하면 그냥 웃어 넘기고 싶네요.

    • 76.***.34.167

      화를 밖으로 안 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냈다니까, 그냥 그 인상으로 쭈욱 밀고 가셔요.
      괜히 내일 가서, “어제 미안했어, 내가 너무 예민했나봐…난, 왜 그럴까?” 절대 이러지 마시고요. 그렇게 말하면, 벼르고 별렀다가, 화 낸 보람도 없이, 말짱 도루묵, 괜히 본인만 성질 까칠한 사람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나, 이건 뭐 어디까지나 제 스타일이니까, 사람마다 화 내고 나서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겠죠.

    • ㅊㅊ 75.***.91.117

      화내서 좋으실거 없구요. 화를 내도 화를 조절하면서 상대방을 조절할수 있다면 몰라도 화에 지배당한다면 화내지 마시고, 참으세요. 참는게 연습한다고 되는것도 아니지만…무슨 방법이 좋을까….

      그리고 어느분이 우울증이 생기면 결정하기도 싫다고 했는데, 우울증이 생기면 화도 더 자주 낼수 있거든요, 그냥 참고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구요, 그냥 나도 못났지만, 너도 못났으니 그렇게 사는거지 하고 참으세요.

      대화할 가족 곁에 있다고 응원해주고 맞장구 쳐주는 거 아니에요. 님이 잘못했다고 한마디라도 가족한테서 들으면 그건 더 열받아요. 배우자도 나름이니까 좋은 배우자 만나는게 중요하고요, 부모형제중에 (아직은 배우자가 없는거 같으니) 힘든일 이야기하면, 그사람들 판단하려하지 말고 일단 편이 되주세요.

    • 155.***.232.165

      흠 님에 동의.

    • 아이고 128.***.176.23

      오 흠님 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꽤 계신가 보네요. 전 사람이 화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사과하면 그 사람이 괜히 화냈다라는 생각이 들기 보단 풀리던데요. 물론 정말로 확연히 잘못한 케이스 였다면 화낸 사람보다는 반대 사람이 사과를 했을 테고, 그렇게 미리 풀렸을 수도 있겠지만요.

      사람이란게 서로 잘못할 수도 있고 오해가 쌓일 수도 있는 건데, 그걸 조용하게 대화로 풀어나갔다면 제일 좋겠지만 화를 내버렸다는건 그걸 당한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요즘 정말 같은 한국 사람도 많이 다르다는걸 느낍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미국에서 아주 어렸을 떄부터 살아 영어가 더 편한 사람이 아니라면 영어 문화권에서 사는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일 수 있습니다. 글 쓴 분만 그런게 아니라 제가 보면 주위 한국 분들 아마 한국에서는 다들 더 성격 여유있고 좋은 분들이었을 것 같은데, 다들 보면 예민하고, 좀 짜증들도 많이 내는걸 봅니다. 뭐 큰 소리 내면서 표현하는건 아니지만 작은 대화 속에서도 분명히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저 역시도 확실히 한국에 있으면 같은 일에 화가 덜 나는걸 느낍니다.

      영어에 아무리 익숙해져도 한국말 들을 때보다는 뇌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겠죠. 그것도 그냥 흘려 들어야 하는게 아니라 일을 해야 하고 필요한 말을 하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이런건 일종의 에너지 소모+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대부분의 한국분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일테니 너무 자책 하실 필요는 없고, 스트레스 빈도를 줄이기 힘드니, 어떻게 하면 업무 뒤에 재미난 일로 스트레스를 풀고, 또 주변 환경을 즐거운 환경으로 만들까를 고민하는게 좋은 해결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어릴 때에는 뭐만 봐도 재밌다고 하죠… 슬프게도 나이 들수록 짜증이나 스트레스는 늘어가고 같은 걸 해도 재미는 줄어 드는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영화도 옛날 만큼 재미가 없고, 게임도 그렇고 뭐 다 그렇네요. ^^

    • 원글 198.***.147.71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솔직히 화를 당한(?) 사람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고 사과를 할 계획도 생각도 없는데,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고 폭발한게 좀 당황스러웠어요. 신체적으로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화가 났거든요.

      저한테 한소리 들은 애는 디렉터부터 애널리스트까지 싸우고 다니고 심지어는 자기 신입 코호트 멤버들에게 까지 왕따를 당해요. 처음엔 이리 저리 긍정적으로 대할려고 조언도 많이 해주고 했는데 가만히 보니깐 얘가 nasty attitude가 심해요. 틀린 걸 틀리다고 말해줘도 금방 틴에이저 말싸움이 됩니다. 신입인데 자기가 다 알고 자기가 항상 옳습니다. 지하고 같은 직급인 애들한테 말 함부로 하는 것도 목격을 몇번했는데 진짜 가관이고요. 저만 아니라 팀 대부분 사람들하고 맨날 싸워서 이젠 건너편에서 듣는 것만도 신물이 날정도로..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이런 애를 난생 처음 봅니다.

      정말 외국에서 사는데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가 성격을 바꾸는건지, 제가 봐도 전 좀 예민하고 잔짜증이 많습니다. 그런데 또 자책하는것도 이젠 싫더라구요. 내가 예민해서 그렇지, 내가 우울해서 그렇지,, 모든지 나한테 돌리니까 그게 더 갈팡질팡하게 만들고 더 화가 쌓이게 만드는것 같아요. 자꾸 내가 내 자신을 question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정기복 생기는 것 좀 잘 다스리는 훈련을 해보고 싶어요. 젊었을 때야 혈기에 그럴수도 있다지만, 나이들어 자기 절제못하고 화내는 것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좀 추하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조언의 말씀들 감사합니다…

    • dalgun 75.***.30.53

      일 관계되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거 없으면.. 그냥 무시하세요.
      충고나 조언은 해줘서 도움이 되는 인간에게나 해 주는거지.. 싸가지 없는것들은 입만 아파요.

      그냥 개무시 하시고.. 나중에 본인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을때는 확실하게 이야기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의사 전달을 하실때는 흥분을 가라 앉히시고.. 조목 조목 따져서 찍소리도 못하게 확실하게 손 봐주시길 바랍니다.

      부들부들 떨릴 정도라고 그랬는데요.. 그때는 밖으로 나가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좀 차분해지면 들어와서 손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조목 조목 따질때.. 너무 흥분해서 그러면 서로에게 그림이 별로 좋지 않을것 같아서요.

      “이거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면서 자책하지 마시고.. 우싸.. 우싸하면서 마음을 가라 앉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