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닥 바뀐 랩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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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3232 129.***.197.81 857

    포닥 4년차인데 지도교수들이 그랜트가 떨어져서; 작년에 학교에서 주는 T32에 지원했습니다.
    사실 전공 핏은 100% 맞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내부자라서 그런지 자리를 하나 줘서 올해 3월부터 T32 trainee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지도교수와 일하게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4월초 1:1미팅 한 번 하고 랩미팅 매주 꼬박꼬박 나가면서 랩 분위기 파악하고 있습니다.
    웃긴건 이 새로운 지도교수가 저를 랩멤버들에게 소개를 안해줘서
    랩미팅 후에 한명한명씩 알아나가고 있어요;
    포닥 4년차이니만큼 저보고 알아서 연구주제 생각해오라고 해서 프로포절 작성하고 있고요.

    입양된 자식의 서러움이 이런건가 싶기도 하고
    여기서 어떻게든 내자신을 증명해보이지 않으면 이런 상황이 계속되겠다 싶어서 아찔합니다.
    참고로 제 원래 지도교수들은 assistant/associate professor레벨이고
    지금 새로운 지도교수는 professor 레벨입니다.
    서로 안친한 거 같고요, 제 원래 지도교수들이 새로운 지도교수를 어려워 하더군요.
    제가 뭘 잘못한건지 아니면 전공일치도도 낮은데 T32를 제가 받아서 아니꼬운지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이런 푸대접이 조금 힘들긴 하네요. 그냥 적응해 나가야겠죠?

    • TTT 162.***.251.72

      저는 2년차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랩을 옮겼었는데 4년차때 옮기신건 너무 힘들겠다는 마음이 먼저 드네요.
      힘내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 323232 129.***.197.81

        여기서 보기 힘든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엄밀히 말하면 랩을 옮긴 건 아니고 지도교수 2명 체제로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힘든건지도 모르겠네요. 일이 정말 많아요ㅠ 아카데미아가 뭔지 뭔 미련이 남아서 이 고생을 사서 하는지 현타가 오지만 1년만 더하고 남을지 떠날지 결정하려구요. 만약 운이 좋아서 패컬티가 되면 더 힘들거니까 미리 경험하는거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ㅍㄷ 172.***.171.36

      포닥은 신분상 임시직이라 학생들 같은 세심한 배려는 없죠. 논문이 절박한 교수를 만나야 가장 좋은데 원글은 참 특이한 상황에 처했군요. 지나고 보면 온실 속 화초의 경우 뿐 아니라 생각과 다른 황당한 상황에 대한 경험도 전부 다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포닥 이후의 포지션은 어디를 가더라도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적어도 쫄지 않는) 내공을 필요로 하니까요. You’re in good shape!

      • 323232 129.***.197.81

        제가 생각해도 정말 특이한 상황에 처한 경우 같습니다. 원래 지도교수들이 아무래도 assistant/associate professor 레벨이어서 그들과 논문을 많이 뽑아내긴 했고 지금 마무리 중이에요. 좋게좋게 생각하면 이 위기(?)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거 같기도 해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과에서 정해준 지도교수가 아니라 굳이 이 새로운 지도교수를 고른거거든요. 결국은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거겠죠. 여러명의 다른 교수들을 거쳐오면서 다 스타일이 다르고 어떤 랩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어떤 랩은 학생들이 알아서 굴러들어오는구나도 느끼고요. 제가 정말 잘해내서 이 새로운 지도교수에게 인정받으면 기쁨은 배가 될 거 같아요 +_+ 암튼 어제 좀 울적했던터라 여기에 털어놓고 좋은 댓글들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생각이 98.***.79.224

      생각이 너무 많다. 그냥 일이나 해라.
      랩은 교수 성향이 크게 좌우한다.
      어시랑 풀은 그냥 완전히 다른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