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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티비를 보다가 이 아저씨가 나오더라구요.
김광진… 편지라는 노래를 올립니다.
무지 옛날 생각나게 하는데요..듣고 같이 우울해요 ㅋㅋㅋhttp://www.youtube.com/watch?v=1XzrkSOzqtU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 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은 이별로 받아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한 청년과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둘은 아주 깊이 사랑하는 사이였지요. 물론 두 사람은 결혼까지도 약속했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청년은 변변찮은 직업도 갖지 못한,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 백수였거든요. 그래서 여자의 부모님께서는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여자의 부모님께선 여자에게 미래가 어두운 이 청년을 포기하고 다른 남자와 선을 보라고 독촉을 하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미래가 어둡고 부모님의 독촉도 듣기 싫었던 여자는 괴롭지만 마지못해 잠시 부모님의 뜻을 따르기로 하지요. 물론 형식적인 자리에 나가려는 마음만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선을 보게 됩니다.
여자는 이렇게 선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 사람은 외모도 수려하고 집안도 좋은 남자였습니다. 누구나 한 번 보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남자였지요. 무엇보다도 이 남자는 청년과는 달리 미래가 아주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남자도 여자를 보면서 호감을 느꼈습니다. 다시는 만나기 어려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여자는 처음엔 갈등하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은 청년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연락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여자는 이 남자에게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얼마 뒤 여자가 선을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청년은 여자와 선을 봤다는 그 남자를 찾아갑니다. 물론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말이에요. 청년은 여자가 청년 몰래 선을 봤다는 것도 화가 났고,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도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그 남자를 만나면 여자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똑똑하게 전해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그 남자와 만난 뒤, 그 남자에게 “여자를 잘 부탁한다”, “여자에게 꼭 잘 해주어야만 한다”라는 말만 남기고 뒤돌아 서게 됩니다. 청년이 보기에도 그 남자는 자신보다 여자를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었거든요. 청년은 가슴 아팠지만 그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자도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오랫동안 사랑해왔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과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디 하나 빠질 것이 없는 한 남자 사이에서 말이죠.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남자가 자신은 곧 유학을 떠날 예정이니 자신과 함께 유학을 떠나자고 여자에게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로써 여자는 적어도 남자가 유학을 떠나 전에는 누군가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몇 일 지나지 않아 여자는 선택을 합니다. 불안하지만 사랑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미래를 말이죠. 남자는 꼭 자신이 아니더라도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자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그렇지 않았지요. 여자가 생각하기에 청년은 자신이 없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는 그게 너무나도 걱정되었던 것입니다.
여자의 답변을 기다리던 남자는 여자로부터 연락이 끊기자 여자가 전의 그 남자를 선택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유학을 떠나기 전 여자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깁니다. 비록 이렇게 떠나가지만 자신의 마음만은 받아달라는 내용의 편지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