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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탈레반한테서 풀려날 예정이었던 한국인 여성 인질 1명이 탈레반에게 “나는 건강이 좋아지고 있으니 다른 사람을 우선 석방해 주라”고 요청해 결국 다른 인질이 풀려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납치사건을 주도했고 현재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다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역의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Abdullah)는 14일 본지의 파키스탄 통신원인 라히물루 유수프자이(Yusufzai)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건강 상태에 따라 (가장 몸이 안 좋은) 여성 인질 2명을 골랐으나 그 중 한 명이 ‘나는 건강이 좋아지고 있으니 대신 다른 여성 인질을 석방해 주라’고 해 그의 제의에 동의했다”며, “그 용기 있는 여성의 이름은 매우 어려워서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4일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을 위해 우리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전화협상이 계속된 가운데 탈레반 측이 요구조건을 완화한 듯한 언급도 나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Ahmadi) 탈레반 대변인은 14일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측 협상 대표 2명은 인질과 맞교환될 탈레반 수감자의 숫자를 줄이거나 그 명단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탈레반 최고지도위원회로부터 위임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탈레반한테서 풀려난 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동의부대에 머물고 있는 김경자(37)·김지나(32)씨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14일 “몸무게가 3㎏ 정도 빠진 것 외에 건강에 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석방된 여성들은 “억류 당시 가혹행위나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다. 탈레반은 (구출 작전에 대비해) 2~3일에 한 번씩 주로 밤에 가즈니주 내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고 말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두 사람이 귀국할 수 있도록 미군 및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의 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석방된 여성들의 현지 출발날짜는 잠정적으로 15일로 정해졌지만 하루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숀 매코맥(McCormack)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한국인 인질 2명 석방 소식에 대해 “우리는 인질 2명이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