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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황우석 교수를 좋아했던 한사람으로 이번일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제 옆 미국동료가 직접 스너피 기사를 프린트해서 절 갖다주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정말 자랑스럽겠다구 묻더군요. 미국직장에서 일하는 한국인으로써 무척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일이 터진후 정말 개인적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는 있는 법이고, 정말 잘 해보려다 생긴일일수도 있으니, 모든 진실이 밝혀 질때까지 참고 기다려 보는것을 어떨런지.
검찰수사까지 이제 시작하니 뭔가 속시원히 모든 진실이 밝혀질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래글은 황우석 관련 홍수같이 쏟아지고 있는 수많은 의혹 기사및 인터뷰들중 하나입니다.한번 관심있으신분들 한번씩 읽어보세요.[이너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1)
2005.12.26. (월)
딴지 편집국황우석. 그가 저지른 오류 몇 가지는 자명하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그가 누리던 자릴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우리가 믿는 만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 있는 것일까.
12월 22일,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발표 하루 전, 지근거리에서 이 사태를 지켜 본 한 생물학 연구원을 만났다. 그가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 다만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마음을 열고 차분히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 우리가 이미 명백히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많은 것들이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건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데 황우석을 옹호하는 측이 있고 황우석을 욕하는 측이 있잖아요. 둘의 대립 자체는 좋다고 봐요. 좋다 보는데 황우석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에 국익의 논리로 다가서는 사람들은 정말 위험한 사람들이에요. 그렇게 말하면 안돼요. 물론 국익을 위할 수 있죠. 그런데 국익이라는 실체 자체가 너무나 허상이고. 그리고 소위 민노당측 의견은, 공식 의견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그게 성공하면 가진 자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안 가진 사람은 치료를 못 받는 세상이 온다.. 이렇지도 않아요. 국익의 논리로 접근하는 건 긍정하는 측 부정하는 측 둘 다 너무 위험한 건데 그 거를 꼭 좀 말해두고 싶어요…”
Intro
총: 먼저 인터뷰를 결심한 동인은 무엇인가요.
설: 일단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너무 다양한 방법의 루트(각종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점, 즉 이 연구의 핵심 인물로서의 황우석이 지닌 문제점의 지적에는 별 논의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무작정 빠 아니면 까로… 저는 이런 표현을 정말 싫어합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흑백논리적인 접근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고.. 구별되어지기만 하지, 실제로 문제의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없다는 점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논문의 조작.. 이라는 측면만으로 모든 것을 결론 내려 버리기에는, 이번 일 자체가 너무나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려는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번 일에 황우석 교수의 책임이 크지만, 제가 문제시 하고 싶은 사항은 어느 부분에 대한 책임인지를 정확히 알자는 것입니다. 분명히 책임져야 할 사항이 크고 중대하지만, 이제까지의 언론의 행태와 그에 끌려 다니는 국민 정서로 인해서 황교수가 책임질 부분과 다른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구분히 명확히 짚고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번 사태를 발전적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이용할 수 있는 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총: 애초부터 이 연구 자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 황우석 박사를 처음엔 믿었다가는 몇 번에 걸쳐 반전을 겪으며 배신당했다 생각 하는 사람, 지금은 아예 안 믿는 게 상처를 덜 받는다 생각하는 사람 여러 생각들이 있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지금 언론 보도에 따라 사람들이 날마다 이랬다저랬다 하게 되는데,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게 사실은 실제 전체 진실의 몇 프로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게다가 언론은 자신이 보도하고 있는 내용의 과학적 경중을 스스로 가늠할 능력이 없는데다.. 초기엔 친황우석으로 바이어스가 걸렸다면 이제는 언론이 반황우석 바이어스가 걸려, 모든 사안을 구분 없이 의처증환자처럼 바라보고 있다.
또 브릭 같은 곳에서 여러 가지 강력한 주장이 나오지만, 정말 구체적인 실제를 알아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자신이 아는 수준에서 정황을 유추한 것인데, 아주 엄격한 조건들이 다 충족되어야 하는 고도의 정밀한 실험환경에서는 그런 추론만으로 해결 안 되는 부분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경거망동할 사안이 아니다.. 불확실한 정보에 움직이지 말고 차라리 직관으로 판단하라.. 그래서 딴지는 다른 모든 언론들이 붕붕 나르며 수많은 기사를 낼 때… 여느 때와는 다르게 사실상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어요. 그 동안..
설: 제 생각에는 그게 좋은 자세라 생각해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 언론사에서는 나오는 모든 것들을 다 여과 없이 터뜨리니까…
총: 뭔지도 모르고 다 터뜨리죠.
설: 그러니까 일반 시민들은 정말 정신없는 거죠.
총: 맞습니다. 초기에 언론들이 친황우석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정반대로..
설: 발을 빼야 되는 거 였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총: 그러니까요. 전 초기에도 그랬지만 지금 언론들이 굉장히 잘못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태는 언론이 만들어 낸 부분이 정말 크다고 봐요.
설: 제가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먼저 이거는 제 의견이다 라고 따로 말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구요, 제가 제 의견을 말할 때는 제 의견이다, 제 추측이다라고 꼭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총: 예, 알겠습니다.학자 황우석
총: 기본부터, 생명과학부 얘기부터 하죠. 학과 자체를 좀 설명해주세요.
설: 원래 저희는 자연대 소속이에요. 저희는 순수 생명과학 분야여서 실질적인 돈 되는 일을 진행시킨다기보다는 완전 기초예요. 그런데 사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가, 수의학과 같은 경우는 좀 다르기 때문이죠. 약대도 그렇고, 공대 쪽의 생물공학과 등도 그런데, 이런 쪽은 양쪽을 걸쳐 있어요. 순수과학 쪽이랑 실제 돈으로 산업화하는 중간에 있는 거죠. 이게 양날의 검이어서, 어떻게 말하면 양쪽을 다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도 약하고 저것도 약한, 그러니까 기초가 약한 기반 위에서 응용을 하려고 하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총: 생명과학부가.
설: 예, 그러니까 설명을 다시 드리면요. 서울대학교는 옛날에는 식물학과 동물학과 이렇게 있었어요. 그런데 동물학과가 분자생물학과로 개편되었고, 식물학과가 생물학과로 개편이 되었고 미생물학과라는 거, 이렇게 3과 체제로 있다가 98년 이후에 생명과학부로 이 세 과를 다시 통합시켰죠. 그래서 저는 학부 때는 분자생물학과로 입학했구요.
총: 그럼 황우석 교수님은 수의대 출신이신데.. 수의대 출신인데 실제로는 생명과학부의 분자생물학에서 다루게 되는 내용을 하시는 건가요?
설: 그게요. 저희들이 99년도에 영롱이 성공하고 그 다음에 사이언스 막 나오고 그러면서 저희들이 가장 걱정했던 분야가 그런 거 중 하난데, 일단 황우석 선생님은 그 분야, 동물에서 난자를 체취하고 핵치환 시켜서 다시 인공 수정시키는 과정에서는 베테랑이에요. 그 분야에 있어서는 아주 세계에서 둘 도 없는 전문가인데, 그것까지라는 거죠. 그것까지라는 거죠. 그 외의 분야 그러니까 스템의 특성이라든가 그런 것의 바닥이 되는 지식은 없으신 거죠.
총: 오호.
설: 예,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성격이 있어요.
총: 어떻게 말하면.. 기술자..
설: 그렇죠. 폄하하는 뜻에서의 기술자가 아니라 어쨌든 그런 기술을 보유하고 계신 거죠.
총: 과학계 쪽에서는 이론가라기보다는 테크니션에 가까운 분이셨군요.
설: 예, 아마 과학자들이 황우석을 오히려 더 비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걸 거예요.
총: 그것도 모르고 그랬냐..
설: 예.
총: 아하.
설: 순수 과학하는 사람들이 황우석을 보는 시각이 몇 가지 있었어요. 첫째, 쟤는 과학자인지 언론 플레이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라고 겉모습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 둘째, 도대체 기초 뭘 안다고 저럴까. 정말 알긴 알까? 이런 기초 실력에 대한 의심을 갖는 사람. 셋째로 우리 순수과학 하는 사람들은 현대판 선비 아니냐.
솔직히 이게 백년 천년이 지나서 실제 응용이 되고 사람들한테 도움을 줄지 안 줄지 모르면서 막연하게 국민들한테 기초과학 성공해야 된다 나라에 기초과학 투자해라 이렇게만 말하는 게 이게 과연 우리가 잘하는 일일까. 오히려 저 사람처럼, 우리나라처럼 예산 부족한 나라에서, 생물학에 얼마를 투자해야 될 지도 모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게 맞을 수도 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구요.
여하간, 2004년도에 KBS가 다큐프로 취재를 위해 황우석 선생님 그 랩에서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생명과학부 실험실에서 촬영을 했어요. 황우석 관련 다큐 프로가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2004년, 하나는 2005년에 있었어요. 둘 다 KBS 1TV로. 그런데 당시, 사람들이 놀랐던 게, 그런 일을 하면서 (황우석랩에서는) 이런 장비를 안 갖추고 있나…
뭐냐 하면 현미경인데 그 핵치환을 하려면 보면서 이 셀을 한 쪽으로는 잡고 한 쪽으로는 살짝 빨아들여서 딱 달라 붙이고, 한쪽은 유리관 아주 작은 게 있는 요런 도구가 있어요.
왜 그런 장비가 있는데 왜 찍지를 못하지? 그게 좀 의구심이 갔어요. 아무리 많아도 그게 2억이 넘지 않아요. 2억 정도 해요.
총: 그럼 당시 예산이 부족하고 그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는 건가요, 아니면 말씀하셨던 대로 워낙 이론적 바탕이 없고 바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곳이다 보니까..
설: 네, 두 번째. 예산이 문제가 되지 않거든요. 사실 지금 생물할 분야는, 물론 안 그런 실험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옛날에 비해서 풍족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 장비를 안 갖췄다는 게 그런 장비의 필요성을 모른다는 거죠. 한 마디로.
총: 애초 기초이론부터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설: 네. 그렇죠. 그래서 생명과학부 랩에 가져와서 찍었는데, 그게 핵치환 줄기세포인지 아니면 다른 줄기세포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실험실에서 우리 쪽 랩에게 준 게 줄기세포인 건 확실해요. 적어도 그 당시에 줄기세포라는 게 있었던 건 확실해요. 그러니까 요즘 그때 줄기세포가 없었다라는 말도 있던데 그건 일단 틀린 말이에요. 핵치환 줄기세포냐 아니냐의 논란 있을 수 있지만.
총: 2004년 줄기세포가 있었던 건 확실한데, 그게 체세포 치환인지는 모른다..
설: 그게 문제가 되는 건데, DNA 픽 문제랑 세포 사진문제. 거기에 대한, 제 의견은, 아주 강력한 의견이에요. 이게 제 의견이기도 하고 우리 쪽 교수님 의견이기도 해요. 그 의견이 흠… 황우석 쪽이 모른다… 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데이터를 핸들링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거는 누가 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림이고, 이런 식으로 조작을 했다는 게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건데, 이걸 몰랐다는 거.칼 자이스사의 셀 옵저버. 이런 기종의 현미경으로 위에서 언급한 줄기세포의 신경분화를 찍었다는.. 그런데 황우석 랩이 아니라 생명공학부 랩에서 했다는..
보통 기초과학 쪽에서는 성공했다 라고 하면 일단 데이터를 갖고 와 봐라 하거든요. 그리고 한참을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이건 증거가 약한 거 아니냐, 이거 다시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는데,
그 황우석 인터뷰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홍성에서 서울에 오면서 새벽 몇 시에 전화를 받았다고 그러잖아요. 픽 일치합니다 라고, 그래서 기뻐했다 그렇게 인터뷰에서 말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는 거죠. 이 분야는 뭐가 성공했다 하면 그걸 그냥 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사실 우리 기초분야는 그렇게 말하면, 그래 그럼 내일 데이터를 보자. 이렇게 얘기가 되어야 하죠. 그게 아니라 정말 자기가 흥분했다면 야, 그럼 내가 지금 미즈메디로 달려갈테니까, 너 그대로 있어. 그렇게 얘기가 되었겠죠. 그런데 그러지 않고, 아, 추진하자.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데 이건 빨리 터뜨려야 된다 그렇게 생각했다 라는 거죠.
총: 그러니까, 그 때 체세포 치환 줄기세포가 성공했다 라는 전화를 받고 좋아했다 라던데, 사실은 이쪽 분야 기초과학 이론 공부를 한 사람의 눈에는 그게 그렇게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가서 직접 확인하거나 해야 하는 데 그냥 그걸 받아들였다는 건, 그걸 통해 알 수 있는 건 황우석 교수가 그런 기초 이론이 약하다 그런 건가요.
설: 그렇게 이론에 약하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런 종류의 일을 하던 분이 아니었던 거죠.
총: 그런 식의 검증 프로세스에 익숙하지 않았다.
설: 예. 왜냐하면 생명공학부 안에서조차 옆 실험실이 뭘 하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특이적인 기술을 다루고, 특이적인 테마를 다루기 때문에 바로 옆 실험실만 건너가도 뭐가 어떻게 되었다 그러면 설명을 들어야 해요. 만약에 치환해서 성공한 배아줄기가 성공했다라고 하면 그 다음 바로 따라와야 될 데이터 그림을 황우석 선생님이 직접 그리지 못했다는 거죠. 밑에서 제공하는 그림을 보고 설명을 듣고서 오케이 오케이하고 넘어 간 거죠.
총: 그렇군요. 실제 치환하고 하는 데에는 전문가지만 그게 이쪽 기초과학 분야에서 인정되는 방식으로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절차들이나 그 과정들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거군요.
설: 예. 그렇죠. 거기서 비극이 시작된 건데, 논문들을 보면 황우석 선생님이 첫 번째 저자로 나와요. 사실 이건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에요. 보통 어떤 식이냐 하면, 선생님이 어떤 거대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이 랩이나 연계된 사람들 중에서 그 일에 가장 많이 공헌을 한 사람,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이 첫째로 가고 보통 황우석 선생님은 우리나라 말로 하면 교신저자라고 말하는 데, correspondent author라고 맨 끝에 들어가는, 그러니까 이 일은 그 사람이 했고 이 일에 대한 책임이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나한테 컨텍을 해라 이런 식으로 표식을 해줘요.
그런데 최근 논문이 문제가 되어서 우리 실험실 사람들이 최근에 직접 찾아봤더니만 황우석 선생님이 첫 번째 저자로 들어갔더라구요. 그게 굉장히 의아했던 건데, 처음에는 아, 정말 나쁘다… 대학원생의 업적을 자기가 가로챈 건 아니냐… 그렇게 봤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황선생님이 직접 일을 다 해서가 아니라, 그런 쪽의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의대랑 손을 잡아야 했고, 미즈메디와도 손을 잡아야 했어요. 그리고 이 각각의 일들이, 팀당 분산된 것도 아니고 기관 자체가 분산되는 방식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종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렇게 해서 나온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 없이 그냥 성공했다니까 그대로 믿고 내버려둔 거죠. 그리고 신기한 것 중에 하나가 도대체 그 실험실 사람들, 기자들이 참 집요할 텐데, 왜 그 랩 사람들로부턴 한마디도 없을까. 이게 궁금하지 않아요? 공개적으로 못한다면 하다못해 술자리에 가서라도, 사실 그건 아냐… 일은 여차저하 된 거야.. 라고 말한다면 그게 반드시 알려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랩 사람들은 진짜 모르는 거예요.
총: 전체그림을 모르는 거군요?
설: 전체그림을 몰라요. 그리고 랩 사람들도 그런 일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황우석 선생님이 영롱이 복제 성공하고 눈에 보이는 큰 성과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그 랩에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유입된 사람들의 백그라운드도 줄기세포 연구하던 사람들이나 세포분화 하던 사람이 아니라, 그 당시 약간 붐처럼 들어간 사람이 많아요. 그리고 그 랩에서 그 일만 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그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일과 무관한 사람한 사람도 있어요. 많아요.
총: 무관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설: 그러니까 원래 황우석 선생님이 옛날에 하던 연구를 맡아서 하는 사람들이죠. 보통 외국에서 학위를 따서 국내교수가 처음 될 때 자기가 하던 테마를 가지고 랩을 세팅을 해요. 사람들을 뽑아서 그 일을 이제 주는 거죠. 이걸 해봐라 저걸 해봐라.
그런데 선생님이 복제 일에 뛰어들면서, 이 옛날부터 하던 연구 하는 사람들한테 그 일을 새로 가르쳐 연구를 진행시켜 나가는 게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는지, 그 길을 택하지 않고 지금 당장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았던 거죠. 지금 당장 핵치환 할 수 있고 세포분화에 능력이 있는 사람들. 그 다음에 그 배양문제도, 대장균이나 세균 이런 건 쉽지만, 안하던 실험실에서 어떤 포유동물세포를 배양하는 건 돈도 많이 들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노하우가 많이 들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해봐야 돼요. 무슨 프로토콜 설명서 보고 요대로만 따라하면 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생화학 실험이 검증이 어려운 이유가 그건 데, 말로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게 있어요. 손에 익는 그런 거. 제 경우에는, 저희 랩이 동물세포배양을 아주 오래 전부터 선생님부터, 해 와서 아주 쉽게 시작을 했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친한 실험실인데 그 실험실은 선생님도 전혀 안 해봤고 학생들도 안 해봤는데 동물세포를 가지고 해야 논문 때문에 렙을 세팅해나가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고 옆에서 지켜봤는데 속 터지는 게 많았어요. 저걸 왜 저렇게 하고 있지.
총: 이미 오래 시간 경험이 쌓여 이제는 중요지 않다고 생각할 만큼 당연시 되는 디테일들, 그런 걸 전혀 모르니까.
설: 예. 그런데 황우석 선생님이 택한 방식은 그런 능력들을 이미 갖춘 사람을 쓰신 거죠. 좋다, 나쁘다 말하는 게 아니라 그게 황우석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스타일인 거 같아요. 이걸 시간 걸려서 직접 파악하고 그런 사람을 트레이닝 시켜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 이 프로젝트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 이미 전문가들, 그런 사람들이랑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한거죠.
총: 그러니까 직접 제자를 그 연구에 익숙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원래 자기 랩에서 큰 사람이 아니다 하더라도 외부 전문가면 영입하거나 손을 잡거나 했다는 말씀이시군요?
설: 그렇죠. 누가 먼저 접근했는지 그건 모르겠는데 2001년도에 노성일씨와 황우석씨가 최초로 만났어요.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고, 제 의견인데, 그렇게 노성일씨와 손잡은 게 사실은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총: 노성일씨, 미즈메디 쪽 이야기 전에 이야기의 순서를 위해 일단 조작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죠.조 작
설: 우선 이 이야기부터 할게요. 제 생각에는, 생물학 실험에는 두 가지 조작이 있을 수 있어요. 하나가 실험의 조작이고 또 하나는 결과의 조작이에요. 그러니까 실험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 방향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도록 조작을 할 수 있어요. 둘째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결과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여줄 수가 있어요.
그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면 (자신의 논문 보여주며) 이게 제 논문인데, 다른 건 이해 못해도, 요 그림만 한번 봐보세요. 이런 세포에 이만한 양의 어떤 단백질이 있다, 동일한 양이 있을 때 얘네들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단백질들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이 컨디션이 어떤 의미 있는 컨디션인지 알수 있을까.. 이런 과정에서 실험을 조작할 수 있어요. 의도적으로. 아주 쉬워요. 여기는 샘플을 많이 걸고, 여기는 조금 걸고, 여기는 조금만 더 걸고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동량으로 보여주게 할 수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조작이 가해질 수 있고.
그 다음에 현미경 사진, 세포사진. 세포사진은 사실 우리들도 잘 안 믿는 것 중 하나예요. 그렇다고 무조건 그건 아닌 데이터라고 말하지는 않고, 저거는 좀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여줘야 사람들이 믿겠다, 이렇게 말하죠. 왜냐면, 여기 필드가 정말 많은데, 자기가.. 보통 우리가 말할 때 마음을 비우고 보라고 하거든요? 왜냐면 어떤 목적을 갖고 보기 시작해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이 보이는 것만 사진을 찍어내면, 열 개의 필드 중에서 하나는 그렇게 보였지만 아홉 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원하는 하나의 필드만 선택해서, 와 이건 이런 임팩트가 있다 라고 말해버릴 수도 있는 거죠. 그건 누구도 모르는 거죠, 그 실험을 다시 해보지 않는 한.
생물학 분야에선 특히 결과적인 조작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왜냐하면 당시엔 그렇게 나왔는데 지금은 반대로 나오니 어떻게 된 거냐고 하면, 어쩔 수 없거든요. 난 그 때 그렇게 했었다 하면, 정말 도덕성밖에 믿을 수가 없는 거죠. 예를 들면 100% 확신을 가지고 A는 B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B라기 보다는 C에 가까운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이었다는 거죠. 그것이 다른 연구 그룹에 의해 지적되는, 그런 일이 있죠..
총: 자신이 연구할 때는 몰랐는데..
설: 몰랐는데, 그러니까 전혀 엉뚱한 걸 갖고 결론을 내렸던 거죠. 예를 들면 스너피를 갖고 연구하는 건데 이게 영롱이 연구인 줄 알고 진행을 했던 식인 거죠.
총: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
설: 예. 그 논문이 문제가 되면 너넨 조작이었다고 했을 때 할 말이 없는 거죠.
총: 모르고 그랬는지, 알고 그랬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설: 그러니까 그게 결국 같은 맥락인 거예요. 알고 조작을 했으면 적어도 그렇게 조작을 안했겠지만, 맥락으로는 완전한 조작인거죠. 이런 케이스도 있을 수 있어요. 어떤 권위지에 논문을 냈는데, 후속 연구자가 연구해도 그 결과가 안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나중에 작은 실수가 발견됐어요. 이럴 땐 해당저널에 불이익을 우려해 없던 일로 조용히 묻히는 경우, 이런 일들 어디든지 있을 수 있어요.
총: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설: 그래서 생물학 실험에서는, 어떤 큰 맥락 속에서 말이 되어 가고 여러 정황증거가 들어맞아 아 그게 저런 거 였구나 이렇게 되면 의혹이 잘 제기되지 않아요. 전혀 생뚱맞은 얘기를 하면 이 쪽 특성상 일단 의심을 하고 보는 수밖에 없죠. 그런데 황우석 선생님 연구 같은 경우에는, 그거 자체를 비교할 수 없는 거죠.
왜냐면, 내가 성공했다, 성공했는데, 몇 개 몇 개 했고 이렇게 했더니 성공했다라고 했기 때문에. 아주 쌩뚱맞은 일이었지만, 야 저건 누구도 못했는데 정말 성공한 거야 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거죠. 왜냐면 그 사람들만의 기술과 그 사람들의 손으로 한 거니까. 그런데 이제 조작에 대해 말하자면, 제 생각에는 실험상의 조작이 가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조작이 가해졌다고 봐요. 실험의 조작이라 했을 때 뭐가 문제가 되냐면..
총: 원천기술이 있냐 없냐의 문제가 되겠네요.
설: 예. 그 문제가 되니까 중요한 건데,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이 가해졌다면 원천기술이 없는 거지만, 황우석 선생님도 그런 식으로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을 가한다는 거는 너무나도 위험하다는 걸 알 거예요. 이건 제 생각이에요. 황 교수님 직접 실험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실험상의 조작이 만일 가해졌다면, 그 건 황 교수님이 가한 게 아니라 실험을 실제 한 사람이 가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건 결과의 조작일 확률이 더 높은데, 이건 제 생각이에요, 열 한 개가 성공했다고 말 했는데, 그렇게 해서 일을 진행시켜 나가던 와중에, 어떤 이유인지 어쨌든 결과적으로 두 개만 남았다.. 그렇게 되어버렸으면, 만약에 그 사실을 어느 교수든 랩으로부터 들었으면 아마.. 진짜 박살났을 거예요. 그러니까 황우석 선생이 ‘야, 열 한 개 잘되고 있어?’ 그랬는데, ‘몇 개는 곰팡이 감염됐고 뭐 어떻게 돼서.. 지금 두 개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러면 아마.. 진짜 따귀 맞았을 수 있어요.
총: 그 정도의 일이다..
설: 예. 김선종씨가 대학원 생활은 군대 분위기였다.. 그런 얘기 했잖아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실험실이나 그런 게 있고, 그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아요. 세포 감염되고 그런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만약에 열 한 개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다 중간에 감염됐다… 저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그 자체를 숨기고 말 못할 수 있어요… 배양 실수 했다 라고.. 그럴 수도 있고.. 반대로 솔직히 말했는데 엄청나게 혼나고, ‘야, 이거 지금 다 논문 준비하고 언론에 준비하고 있었는데, 채워 넣어 봐’ 이렇게 했을 수도 있어요. 여하간 전 결론적으로 그게 결과의 조작이라고 아주 강하게 생각이 드는데..
총: 잠깐 정리하자면, 애초 실험 자체의 조작일 수도 있고, 실험은 제대로 됐지만 결과의 조작일 수도 있는데.. 이 사태가 처음에는 사람들이 결과의 조작이라고 접근해가다가, 노성일씨가 줄기세포가 없다라고 하면서 국면이 확 전환돼서 그럼 애초에 실험 자체의 조작 아니냐.. 아예 줄기세포 조차 없는 거 아니냐… 로 흘러가고 있는데. 본인이 보시기에는 결과의 조작에 가깝지 않겠냐 보시는 거군요.
설: 예. 이건 제 의견이에요. 어떤 증거를 갖고 있는 건 아니고. 제 경험, 상황에 비추어 이런 거와 비슷한 일이 우리 실험실에서, 이런 거대한 일 말고 훨씬 더 작은 수준으로 일어났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우리 선생님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걸 생각해 봤을 때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생물학 실험이란 게 그렇게 두 단계에 걸쳐 조작을 가할 수 있다는 거죠.
총: 애초 없는 실험을 있는 것처럼 할 수도 있고, 결과 나온 걸 가지고 바꿀 수도 있고..
설: 예. 그런데 여기서 강한 의문이 드는 거는, 지금과 같은 조작은 너무나도 유치한 조작이었다는 겁니다.
총: 지금 황우석 교수님의 논문에 드러난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조작을 하려고 맘먹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유치하다?인위적 실수
설: 예. 그때 황 교수님이 <인위적 실수>라고 표현을 했었는데, 아주 묘한 말이죠. 사람들은 황 교수님이 자신의 조작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라고 그걸 비꼬죠. 그런데 저희들 입장에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죠. 인위적 실수라는 게.
총: 어떤 겁니까.
설: 의미를 헤아려 보자면 한 가지는, 황우석 나를 엿 먹이기 위해서 누군가가 이렇게 의도적으로 실수해버렸다 이렇게 말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결과의 조작이었다.. 그런데 지금 제 1저작으로 들어간 논문 책임자가, 이렇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누군가가 내 연구를 조작 한 거다 라고 말할 수 없었던 거죠. 그러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인위적 실수다.. 조작이라는 표현을 쓰면 그건..
총: 조작, 그러니까 자기가 모든 정황을 이해하고 직접 개입해 적극적으로 의도한 경우,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설: 그렇죠.
총: 음모론 중에는 아예 원천기술도 없고, 0부터 100까지 다 의도적으로 조작해서 여기까지 왔다가 이제 들킨 거다 그럴 때 조작은 아주 적합한 단어인데 황박사 당사자는 자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해서, 적합한 말을 찾다가 그런 단어를 말했을 것이다..?
설: 그렇죠.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는 그런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총: 지금까지 두 가지를 이해했어요.
일반인들은 황박사가 전문가라고 하니, 이론부터 테크닉까지 모두 포괄해 전부 잘 알 것이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초이론 분야에선 가장 기본적인 실험기구들조차 없기도 했고, 또 그걸 몰라도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해 왔던, 테크니션으로서의 세계적인 전문가였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실험의 검증 단계 단계마다 이 양반이 기초분야에서 출발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거쳐 갔을 검증단계를 잘 몰라서.. 혹은 그렇게 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생물학 실험이라는 건 원천기술과 관련된 실험 자체를 조작할 수 있고, 또 하나는 결과를 조작할 수도 있는데, 이번 케이스는 본인이 보기에는 결과의 조작으로 보인다. 애초에 실험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거는 아닌 거 같다..
설: 이건 제 생각에 대한 근거인데요, 만약 실험부터 조작이 가해졌다고 하면 이런 문제는 애초 근본적으로 만들어지지도 않아요. 왜냐면 실험을 조작한다는 것은 열 한 개가 모두 성공한 것처럼 보이도록 실험을 조작한다는 건데 이런 논문에서 동일한 그림이 겹치고, 다른 논문에 들어가야 할 그림이 여기 와 있고,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어요. 왜냐면 실험 단계에서부터 조작을 했기 때문에.
아까 보여드린 그림처럼 만약 이 실험 자체에 의도를 가해서 이쪽은 양이 많게 보이게 하고 이쪽은 없게 보이게 실험을 했다면, 사람들이 이 실험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 한, 어 나는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는데 하고 말하지 않는 한은, 절대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보통 생물학 분야가 그렇게 조작이 많기 때문에, 실제.. 왜 그런 말 많잖아요. 야 사이언스, 네이쳐가 뭐 대단한 줄 아냐, 거기도 논문 잘못 된 거 나가고 그런다.. 맞아요. 사실이에요.
생물학 논문이 정말 많아요. 전기전자 분야나 물리화학 이런 거랑 비교도 안 되게 많아요.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생물학 논문이 정말 많아요. 일반인은 잘 모르실텐데, 미국 NIH에서 만든 사이트인데, http://www.pubmed.com라고 생물학 정보 데이터베이스인데 우리나라 컴퓨터 보급 많이 되기 훨씬 전부터 굉장히 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었어요. 여기 논문이 투고가 되면.. 임팩트 팩터를 부여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전자저널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라는 게 있어요. 이렇게 표현하면 정확한 게 아니고.. 그러니까 SCI-Index에 등재되고 싶으면. SCI-Index가 Science Citation Index인가 그래요. 얼마나 많은 인용이 되는가, 어떤 사람이 결론을 냈는데, 누군가가 저걸 보고 그대로 했더니 나도 이렇게 나왔다.. 그런데 네이쳐 사이언스 같은 경우에는 그게 높은 거죠.
총: 그러니까 네이쳐 사이언스가 신뢰받는 이유는, 거기 실린 논문대로 따라 한 다음에 그게 틀렸다면 이어지지 않았을, 그게 맞았기 때문에 이어지는, 연구들이 많은 거군요.
설: 네. 그런데 SCI-Index 하위로 쭈욱 내려오면, 엄청나게 많은 저널이 있는데.. 이건 제 의견인데, 아마 반은 가짜일 거예요. 절반은 가짜거나 과장.
총: 조작이거나, 보고 싶은 거만 보거나?
설: 예. 첫째, 그대로 하면 그런 결과가 나오긴 나와, 그러나 과장.
총: 두 개 나오는데 이십 개 나온다고 과장.
설: 네. 또는 말도 안 되는 거, 아예. 이런 일은 정말 너무나도 비일비재해요.
총: 아까 실험의 조작이라고 보기에는 조작의 결과들이 너무나 어설퍼 보인다 하셨잖아요.
설: 예.
총: 그렇다면 결과의 조작으로 보기에도 어설픈 거 아닌가요?
설: 맞죠.
총: 왜 그랬을 까요, 도대체?
설: 제 생각인데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황우석 박사 쪽이 모른다는 거죠. 그 데이터를. 그런 류의 데이터를 모르는 거죠. 셀 스테이닝 사진이나 DNA 핑거프린팅, DNA 핑거프린팅한 데이터 들고 예를 들어 신경생물학이나 다른 랩 교수님들한테 보여드리면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모르셔. 제 논문 들고 가도, 아주 간단한 논문인데 이거 이해 못할 사람도 많단 말이죠.
총: 같은 과안에서라도.
설: 예. 그러니까 밑 사람 말을 신뢰한다면, 어차피 다루지 않던 종류의 데이터니까, 그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았을 수도 있고. 봐도.. 이거는 몇 번이고, 이거는 몇 번 스테인닝 한 겁니다, 어 그래 사진 더 좋은 거 없어?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제 논문 이건 우리 실험실에서 한 거잖아요? 이게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아주 간단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교수님 성향에 따라 다른 건데.. 우리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나오는 데이터에 대해서 2년을 의심했어요. 이게 진짜라면 이 다음 결과를 해봐서 이렇게도 되야 하지 않겠느냐.. 오히려 학생이 짜증날 정도로. 믿지 않는 거죠.
그래서 그것까지 들고 가면, 그래? 그럼 이것까진 믿겠는데, 그럼 그 다음에 이렇게도 되어 하는 거 아니냐? 그럼 학생 입장에서는 졸업할 때 다가오는데 빨리 좀 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과정에서 조작이 가해질 수도 있죠.
총: 지금 본인 경험과 지식으로는 실험을 애초에 조작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어설프다, 결과의 조작으로 보인다..
설: 네. 그렇죠.
총: 결과의 조작이라고 봤을 때 유추해 보자면, 치환 전문가지 그걸 검증받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그 프로세스에 의해 이런 저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면, 그냥 어 만들어졌구나 이해하고 갔을 것이다. 이런 데이터에 익숙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식의 어설픈 조작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 그렇죠. 브릭이나 디시인사이드에서 최초에 그 이미지를 잡았을 때, 야 저건 실수 아니겠냐 라는 분위기와 아니다 라고 말하는 분위기가 있었을 때.. 저와 제 주변에선 이게 조작이라면 말도 안 된다 그랬어요. 도대체 이걸 누가 이렇게 조작을 하느냐.
왜냐하면, 동일한 세포 사진이 있다는 건.. 이걸 스테이닝 했을 때 하나의 세포만 염색하는 게 아니거든요? 아까 보셨듯이 많은 세포들이 염색이 되요. 개수가 11개가 되어야 하는데, 두 개밖에 없다 치면 그 두 개로 11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이에요. 필드 안에 모양이 다른 세포가 한 대여섯 개 있을 거예요. 커버슬립, 덮개유리라고 그러죠. 아니 거기 있는 세포 하나에서만도 열 한 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모양 전혀 다르고.
총: 찾아내지도 못할 만큼, 나중에.
설: 아 그건 절대 못 찾아내요. 왜냐면 모양 다른 거고. 누가 보지 않는 한은 그렇게 찍었는지 찾아낼 수 없는 거죠. 그런데 그게 사이언스에 투고가 됐다고 하면 그런 의문은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거죠. 누가 그렇게 바보같이 했겠어 라고 하며.. 그런데 이건 그것만도 못한 조작이라는 거죠.
총: 그러니까 두 개가 아니라 그냥 하나만 가지고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열 한 개로 부풀릴 수 있는데, 두 개를 가지고 누구든 찾을 수 있게 누가 조작을 하느냐..
설: 누구든 찾을 수 있고, 누가 들여다봐도 알게..
총: 그럼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는 건가요. 음모론이지만, 나중에 찾으면 찾아지라고.
설: 나중에 찾으면 찾아지라고..
총: 황박사는 데이터를 모르니까 속이고..
설: 저는 그렇게 생각은 안 해봤는데..
총: 전문가들이 보기에, 조작을 하려고 했던 거라면 이건 너무나도 어설프다 하는 게 명백한 팩트인 거잖아요. 어느 랩에서도 맘먹고 조작한다면 이렇게는 안 한다는 거잖아요.
설: 예.
총: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아니라 음모론에 입각해 보자면, 그렇게나 어설프게 했다면 이건 나중에 찾으려면 찾아지라고. 황우석은 속일 수 있으니까, 나중에 찾으면 찾아질 수 있도록 한 조작.. 음모론이라면, 그런 것도 가능하겠네요?
설: 엿 먹이려고 그랬다면 가능은 한데.. 그거는 너무나 큰 잘못이죠. 만약에 내가 우리 지도교수님한테 정말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을 정도의 원한을 가지고 있고.. 또 우리 실험실이 사이언스 같이 거대저널에 논문을 투고할 수 있다.. 그런 정황이 맞아 떨어지면 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총: 잠깐 다른 이야기, 이 업계에서 사이언스에 논문을 싣는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설: 박지성이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게 된 것.. 박지성의 영광, 그거랑 비슷해요.
총: 국제적으로 최고 레벨로 인정받은 거군요.
설: 그렇죠. 사이언스 보면 논문 저자 이름 여럿 나가잖아요? 거기 아무데나 이름만 들어가면, 그 사람은 굉장히 잘 나갈 수 있는 거죠.
총: 그러니까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 이름만 들어가도, 어디 가서 일할 수 있는 거군요, 업계에서.
설: 예. 미국으로 나갈 수 있고, 좋은 학교의 교수로 임용될 수 있고.
총: 그런 정도에 논문을 실으려고 마음먹고 조작을 했는데 이렇게 어설프게 한다는 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설: 그렇죠.
총: 아까 디시 하나에 있는 거를 몇 개로 조작할 수 있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설: 자 이렇게 되요. 처음부터.. 아예 세포가 열 한 개 없었다 치고, 세포를 배양해 나가잖아요? 그럼 얘가 증식을 해요. 두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늘어난단 말이에요. 그리고 지들끼리 기어 다니기도 하고 하면서 디시에 쫘악 차요. 그 찬 걸 갖고, 커버슬립에다 먼저 놓고 그 위에다 길러서, 커버슬립을 올려서 현미경에서 사진을 찍는 거예요. 염색을 해서. 그런데 이 커버슬립에 하나의 세포가 있는 게 아니라구요. (그림 설명하고)
총: 세포 하나에서 나왔지만?
설: 예. 처음에 하나였는데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염색을 해요. 염색이 잘 된 것도 있고, 지저분한 것도 있고, 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손상된 것도 있단 말이죠. 이 하나의 디시에서 개수를 채우고 싶으면 (사진에 있는 여러 세포 중 두 개를 가리키며) 얘, 얘 하면 벌써 두 개가 되는 거예요.
총: 그러니까 동일한 디시 안에서 마치 서로 다른 열 한 개처럼 찍을 수 있다는 거군요?
설: 그렇죠.
총: 그런데 지금은 두 개로 했는데 그것도 누구나 알게 해버렸다..
설: 만약 개수가 문제가 됐다면, 한 논문에서 보여주는 그림에서 같은 걸 가로 세로 조금씩 줄여서 여기다 인용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다르게 찍어버린다는 거죠. 11개가 아무 의심받지 않는 데이터로 만들어질 수가 있었다는 거죠.
총: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조작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설프다..
설: 마치, 야 이건 그냥 실수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 말할 정도로..
총: 황박사님이 너무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이런 황당한 것을 그냥 실어버렸다..
설: 어쩌면 이런 가능성 자체를 생각 못하는 분일 수도 있고. 이런 실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이런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고. 같은 접시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증거가, 사진을 맞춰 보니까 이어지는 거잖아요. (일동 웃음)
총: 도저히 조작의 수준이 아니다.
설: 예. 그런 데이터가 석사 논문에서 가장 많이 조작이 되는 데이터예요.
총: 이제 두 개가 있었는데 열 한 개로 조작했다는 설을 채택하자면.. 그래서 황우석 박사가, (스템셀이) 죽었으니 사진 두 개를 가지고 많이 찍어라 라고 했다는데, 많이 찍어놓으라는 의미가, 두 개를 열 한 개처럼 조작하라고 했다는 걸로 지금 해석되고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말씀대로라면 두 개를 열 한 개로 만들라고 알아 들어서 조작을 한 거라면 믿을 수 없이 어설프게 한 거 아닙니까.
설: 그렇죠.
총: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설: 이거는 제 의견인데, 그 입장을 제가 투영해 본 거예요. 만약에 저와 우리 교수님이었다.. 제가 말을 했어요. 선생님, 두 개밖에 성공 못했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죠, 8개 중에 다 죽고 2개 밖에 안 남았습니다 하면, 일단 엄청난 욕을 먹겠죠?
그 후, 한 가지씩 얘기할게요, 가능성 하나는, 두 개밖에 안됩니다 하면, 야 그거 좀 어떻게 해봐 다시 많이 만들어봐 라고 지시를 했을 수도 있죠. 또 하나는, 처음엔 긍정적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예기치 못하게 손실을 입었어요. 그 보고를 했더니만, 야 임마 너 지금 논문 끝나가는 단계인데.. 사실 그건 보조자료에 들어가는 거거든요? Supplementary Information이라고. 야 그거 좀 어떻게 채워봐, 그거 못 채우겠어, 잘 채워봐 이렇게 말했을 수도 있어요. 가능해요.
총: 사진만 채워봐.
설: 예. 그런데 만약 우리 교수님이었다면, 이런 수준 사진이라면 단 번에 보면 알죠. 야 이 xx 같은 놈아, 너 똘아이냐.. 다시 찍어와, 이랬겠죠.. (일동 폭소)
총: 그 정도였다는 거죠?
설: 예. 그런데 만일 그 데이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보니까 개수 맞고 이렇게 됐습니다 그러면, 어 그래, 되네? 그래 됐다. 할 수도 있는 거죠.
총: 그럼 김선종씨는 왜 이렇게 알 수 있게 찍은 겁니까?
설: 그게 사실..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에요. 왜..
총: 두 개를 열 한 개로 늘이라는 말로 이해하고 찍었든, 그냥 많이 찍어놓으라고 해서 찍었든..
설: 이런 식으로는 안 찍죠.
총: 지금 하신 이야기는 김선종씨 정도의 경력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인가요?
설: 그렇죠.
총: 이렇게 사진 찍어서 다른 거라고 말하면 큰일 난다?
설: 그렇죠. 예를 들어, 제 논문 이런 사진도 하나 얻기 위해서는 제 폴더를 보면 수 천 장이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잘 나온 거를 택한단 말이에요. 게다가 개수가 문제가 됐다고 하면 충분히 뻥튀기 할 수 있죠.
총: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이어 놓으면 한 접시에서 나온 건 줄 알 수 있게 나란히 찍어 그걸 열 한 개처럼 나누었다..
설: 그렇죠. 마치 조금씩 일부러 겹치게 찍은 듯..
총: 오히려 그렇게 하기가 더 힘들겠네요, 사실은.
설: 그렇죠. 나중에 조각이 맞아지는 게 더 신기한 거죠.
총: 그럼 포토샵으로 늘이고 줄이고 하는 건 세포를 좀더 잘 보이게 하려고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설: 예.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도 하고, 세포사진을 찍을 때 옛날에는 필름으로 찍었는데, 요새는 디지털 카메라가 마운트 되어 있어서 바로 파일로 저장이 되거든요? 근데 실수가 있죠. 어디까지는 어떤 해상도로 찍다가 어느 단계에서는 다른 해상도로 찍어버린 거예요. 아니면 오늘 찍고 갔는데, 다음 사람이 해상도 맘에 안 들어서 바꿔놓는다고 하면 그때는 좀 문제가 커져요. 얘를 늘여야 할지, 얘를 줄여야 할지.. 사실 다 똑같은 데이터인데, 이걸 어떻게 할까, 다시 찍어야 되나. 그런 건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고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총: 그건 이해가 가는데, 도저히 풀리지 않는 게 하나 있네요. 황박사가 지시해서 의도적으로 개수를 늘인 거라고 한다면, 논문통과 시키려고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르게 할 의도였다고 한다면, 이런 종류의 실수는 김선종씨 수준에서는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아니라는 거군요.
설: 그렇죠.
총: 또 음모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건 어때요. 김선종씨는 그냥 찍기만 하고 그걸 나중에 취합해 퍼블리시 하는 과정에서 조작을 했다..
설: 그런데 다른 데이터의 경우와 다르게 세포 사진 데이터는 찍은 사람이 다뤄요. 왜냐면 엄청 많이 찍기 때문에. 날짜도 다르고. 다른 사람이 보면 정신이 없어요.
총: 더욱 이상하군요. 김선종씨 주장은 자기는 사진만 찍어서 보냈다 하는 데, 그럼 보내 온 수 백 수 천 장 사진을 추렸다면 그 추린 사진들이 하필이면 딱딱 그렇게 아귀가 맞는 연결된 사진이라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설: 그렇죠. 같은 논문에서 똑같은 사진 있잖아요? 그거는 편집자의 실수거나 편집자가 의도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2개를 11개로 부풀렸다고 하면서 제시된, 그 아귀가 딱딱 맞는 거 그건 편집자가 맞출 수가 없어요.
총: 김선종씨가 의도하지 않으면 그럴 수가 없다는 거죠.
설: 예. 어떻게 보면 찾아낸 사람이 대단한 것이기도 해요. 그 논문을 보고서 야 요거 맞춰보면 되겠네 마음을 먹은 최초의 사람. 왜냐면 누구도 그렇게 조작 안하거든요.
총: 그렇게 어설프게는 조작할 리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 이걸 맞춰보지 않는 거군요.
설: 예. 브릭에서 처음 셀 사진 문제된다고 했을 때, 사실 우리 실험실하고 옆 실험실이 난리가 났었어요. 다 와서 보고는, 기가 막히네 그렇게 말을 했었죠. 그런데 누구든.. 석사 1,2학년 애들 데려다 놔도, 이거는 그냥 실수겠지, 왜냐면 의도된 것이라면 말이 안되니까, 그런 분위기였었죠.다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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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이너뷰
이전 페이지총: 황박사 쪽에서는 이런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아서 잘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어설픈 데이터로 했는데 그냥 넘어갔다.. 그건 이해가 가요.. 거기까지는 그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만, 김선종씨가 도대체 애초 왜 이렇게 어설픈 데이터를 만들었는지는 설명이 안 되요.
설: 그렇죠.
총: 그거는 랩에서는, 업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설: (잠시 생각) 사실 그거는 잘 모르겠어요.
총: 그쪽 방향은 생각 안 해봤어요?
설: 예.
총: 추리소설 수준이니. (웃음)
설: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는 잘 생각을 안 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의도적인 실수.. 쉽게 말해서.. 김선종씨가..
총: <의도적 실수>의 말뜻을 이제 알겠어요.
설: 예. 누구나 논문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실수는 실수인데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의도적 실수.. 저희 교수님은 세포생물학, 세포생리학 이런 쪽에서는 아주 실력이 있으신 분이세요. 경험도 많고.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선생님 표현이 딱 그거였었어요. “야 이거 큰 일이 아니다..” 왜 큰 일이 아니냐.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죠. 뭐냐면.. “교수가 되어가지고 말이야, 한 랩 오거나이즈 하기에도 정신없는데..” 사실 한 실험실에 열 몇 명 있다고 하면 팀이 나뉘거든요? 그러면 한 교수님이 이 팀의 일을 다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우리는 계속 설명을 해드려야 해요. 면담 들어가서 지금 일이 이렇게 이렇게 되는데 여기까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야 내가 전에 이런 얘기 하지 않았었냐.. 그러면, 예 선생님 그런 말씀 다 하셔서 요런 데이터도 갖고 왔습니다.. 이렇게 되요. 까먹는단 말이죠.
그런데 한 랩도 아니고, 크게 보면 세 기관, 더 크게 보면 섀튼까지.. 이렇게 있는데 이거 “오거나이즈도 제대로 못하면서 데이터들 들어오는 거 확인은 안 하고 밖으로 돌아다닌 거지.. ” 그러니까 사이언스 같은 데 나오면 정말 민감한 데이터도 누구한테도 의심을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몰랐다는 거죠. 그러니까 “안 들여다봤다는 거지 뭐. 그 책임이지, 뭐” 이렇게 된 거죠. 만약에 그 단계에서 그걸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면 그 단계에서 뒤집어졌을 텐데.. 두 개인지 열 한 개인지.. 무슨 음모가 껴 있는지는 모르지만..
총: 기본 필터링이 안됐다는 거군요.
설: 예. 동시에 만약 황우석이 의도를 가지고서 이런 식으로 했다면 그것도 말이 안된다 라는 소리이기도 하죠.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보기엔 조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니까.
총: 황우석 박사 스스로 떳떳하다고 하는 게..
설: 스스로 그럴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마 그걸 거예요. 그 떳떳함을 왜 그럼 나서서 증명 못하느냐.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나는 기초가 부족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데이터를 누군가 가지고 왔을 때 사실은 보는 능력이 없다 그렇게 말 할 수가 없는 거죠.
총: 그리고 그 관점이 맞다면, 실제로 어디서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겠군요.
설: 그렇죠. 제 생각에는 황우석 선생님 말이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걸 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가, 최초의 문제가 된 게 윤리 문제였지만, 피디수첩은 계속 진위여부를 캤단 말이에요. 그런데 올 5월인가 그런 기사가 나온 적 있었어요. 황우석 선생님이 언론사 때문에 죽겠다고.. 그런데 그 당시까지만 해도 황우석 선생님을 신처럼 떠받들었잖아요? 모든 언론에서? 그때 분위기가 중앙일보에서 엠바고 깨뜨리고 해서 그런 언론사들 참 나쁘다 이런 식으로밖에 생각을 안하 던 때에요.
그런데 그 당시 피디수첩에서 진위 여부 자체를 물고 늘어지니까, 짜증이 났겠죠. 그런데 만약에 그 단계에서 선생님이 지금 밝혀진 것과 같은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기자들이 자꾸 논문 문제 있는 거 아니냐.. 했을 때 스스로 정말 근본적 문제라고 생각했더라면, 논문 다시 들여다봤어야죠. 논문 가져오라고 해서 그때 일했던 사람들 다 불러놓고 이건 누가 찍었어, 이건 왜 이래 하고 그때 자체적으로 터졌어야 해요. 그런데도 여기까지 온 것은.. 떳떳하다고 표현하는 건 맞을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몰랐던 것일 수도 있는 거죠..
열 한개 성공했다는 말 들었고, 사진 다 잘 찍었다고 그랬고, DNA 핑거 프린팅이 동일세포임을 증명해주는 실험인 거고, 그 담에 서로 다른 세포에서는 피크, 뛴 강도는 다르다 라는 것을 알았다면.. 만약 데이터를 볼 수 있었다면 이렇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건데, 그 단계에서 스톱이 안 된 거죠.
만약 그 때 조작이 됐건 실수가 됐건, 그 당시에 캐치를 해 냈다면, 스톱이 됐겠죠. 그럼 노골적으로 공개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거는 내가 황우석 선생님이 아니라서 잘 모를 일이지만, 그 단계에서 뭔가.. 내가 뭔가 잘못된 상황에 빠졌다 라든가 아니면 누군가 나를 엿 먹이려고 하고 있다 라던가 아니면 이 녀석들이 실험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구나 하고 일단 스톱 시켰겠죠. 그리고 내부자들 다 부르고 언론은 일단 차단하고. 그때부터 내부 검증을 시작했겠죠.
총: 다시 한 번 적어도 한 가지는 명백한 팩트군요. 황우석 박사가 이쪽 기초이론은 약해서 검증 프로세스 상 데이터를 보고 맞냐 틀리냐, 그런 검증에 약점이 있었던 거. 언론이 논문을 문제를 삼는데, 논문 가져와봐 해서 데이터를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봐서 그때 내부적으로 제동 걸고 문제 원인 파악했을 텐데, 지금처럼 끝까지 왔다는 건 그때 거를 능력이 없었다..
설: 그렇죠. 이렇게 사건 터져 나오면서 황우석 선생님도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이 자꾸 바뀌는 거 같고..
총: 사람들은 황우석 박사가 세계적인 권위자라는데 그것도 몰라 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거죠?곰팡이 감염, 정전 그리고 브릭
설: 그렇죠.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분야가 조금만 달라도 몰라요. 그리고 황우석 선생님이 그런 쪽으로는 약하다는 증거 중 또 하나가 그거예요. 곰팡이 감염이라는 표현.
총: 그건 어떤데요?
설: 기본적으로 포유동물 세포를 배양하는데 오염문제는 정말 심각해요. 심각하다는 게, 오염이 되면 걷잡을 수 없이 시작이 되요. 저희 실험실에서도 오염이 종종 되요. 제일 심한 게 대장균, 이컬라이. 손 잘 안 닦아도 손에서도 될 수 있고. 실험실 안에서 대장균보다도 이스트도 다루고 하는 일도 있단 말이에요. 그럼 이것들이, 아무리 손 잘 닦고 해도, 공기 중에 비말 상태로 날아다니다가 들어갈 수도 있고. 그럴 때에는 배제에다가 항생제를 넣어요.
그래서 브릭 같은 곳에서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항생제도 몰랐냐, 수퍼 곰팡이다 이렇게 비꼬는 거 같던데요. 그런데 이런 치료 목적의 세포, 그리고 사람 세포, 그리고 프라이머리 컬쳐라고 하는데, 셀라인이 아니라 직접 실제 살아있는 쥐를 갈라 가지고 거기 있는 세포를 해서 기르는 것에는 항생제를 못 넣어요. 왜냐하면 항생제가 균만 죽이는 게 아니거든요. 세포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다는 거죠.
제일 대표적인 것으로는 증식 속도가 떨어져요. 분열을 천천히 하는 거죠. 그래서 그걸 안 넣어요. 그러니까 충분히 오염될 수 있죠. 디시 꺼내서 정상적으로 해도 오염될 수 있어요. 그런데 곰팡이 감염이라고 표현은 안 해요. 곰팡이라고 하면, 펀자이, 균사류를 말하는 건데, 곰팡이 감염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에요.
세균감염이거나 아니면.. 미생물체인데 마이코플라즘이라고 아주 흔히 감염되는 게 있어요. 곰팡이는 아니고. 그런 것들에 의해서 감염이 되요. 감염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언론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곰팡이 감염이라고 표현한 거는, 누군가에게 들은 표현이었거나, 아니면 어떤 정황을 설명해서 뭐가 감염된 거 같습니다 라고 한 거를.. 밖에다 그렇게 표현한 거죠. 만약 진짜로 오염된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았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했을 거예요. 구체적으로 뭐에 감염이 돼서 셀스탁을 검증해봤더니..
총: 그럼 오염은 오염됐는데..
설: 아, 오염됐는지 안됐는지에 대한 증거는 제가 없지만, 그렇게 표현을 안 한다는 거죠. 그 상황을 안다면. 세포 배양과정에서의 오염, 세포배양실 옆에 개 사육장이 있었다는 거.. 사실 이런 설명은 구차한 거거든요. 왜냐하면 오염은 실제로 그렇게 비일비재하고, 또 사람 세포를 프라이머리 컬쳐 하는 상황에서 오염은 아주아주 무시무시한 적인데, 그걸 곰팡이라 표현하지는 않죠.
총: 전문가라면.
설: 예. 전문가라면. 그리고 곰팡이 감염이란 걸 어쨌든 보고 받았을 때 그걸 살리기 위해 엄청 노력을 했어야 해요.
총: 그 동결해버렸다는 거는 뭡니까.
설: 아, 그게.. 보통 이래요. 성공을 했어요. 하나가 성공을 했으면 얘를 일단 불려요. 계속 불려서.. 근데 정말 느려요. 이 사람 세포 배양에서는.. 좀 늘어나면 얘를 디시에서 다 떼어내서 한 장에서 혹은 네 장, 이렇게 다시 또 심어요. 또 넣어놔요. 또 한 일주일 지나면 또 네 장을.. 그러면 실제 연구 진행할 거 남겨두고 나머지를 다 떼어서 요것만한 튜브가 있어요. 거기다가 집어넣고 완충제 넣어주고 얘를 얼려요. 액체질소에 담궈요.
한 번에 딱 담그는 건 아니고 그런 과정이 있는데. 아무튼, 얘를 얼려요. 그러면 얘는 적어도 영원히 보관될 거다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게 언론에서 말하는 셀 스탁. 셀 스탁이 50개 있었다 하는 게 그거예요. 제대혈 보관하는 것도 그렇게 하고, 골수 채취해서 보관하는 것도 다 그렇게 얼려서 보관하는 거죠.
설: 보관해 놓았던 게 다 오염되어 있었다.. 이렇게 표현됐었죠.
총: 지금 냉동을 풀고 있는 거는 오염됐던 거를 풀고 있는 거 아닌가요?
설: 그렇죠. 만약에 처음부터 오염되어서 스탁으로 들어갔다면 얘를 풀어봤자 다시 오염되는 거죠.
총: 오염되어 있으면 검증이 불가능한 건가요?
설: 어떤 오염인가에 따라 틀리죠. 사실 무관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검증에는 무관할 수 있는데, 제가 그걸 100%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어떤 오염일지 모르거든요.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우리가 관심 있는 사람세포는 증식이 느린데 대부분 세균들은 증식속도가 훨씬 빨라요. 그래서 실험하기 위해서 얘를 기르면 얘가 자라는 게 아니고 균들이 자라요.
그러니까 오염됐어도 일단 계속 해보자 하고 진행시켜 나가도, 결과가 나왔을 때 믿을 수가 없어요. 이런 오염은 정말 비일비재해요. 저도 최근에 오염이 자주 됐고 했는데.. 요새 바쁜 와중에, 간신히 세포 불려서 실험하려고 봤더니만 오염이 된 거예요. 그래서 이걸 버릴까 어떻게 할까 막 고민을 하다가.. 사실은 버려야 된다는 거 알면서도, 근데 이거 복잡한 실험도 아니고 간단한 건데 그냥 할까 그랬는데.. 사람들은, 야 너 그거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도 다시 할 거고 부정적으로 나와도 다시 할 건데, 그냥 버려라..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왜냐면 그게 세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에 그걸 갖고 진행시켜 나갔을 때 어떤 결론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