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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하나님의성회한국총회(총회장 김영길 목사)가 ‘크루즈 총회’ 개최를 선언하면서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하나님의성회한국총회’ 실행위원회는 4월 26일부터 4박 5일간 열리는 정기총회를 카리브 해 연안의 크루즈에서 열기로 하고, 이를 총회원들에게 통보했다.
“크루즈 총회 장소 결정 이유 중 하나는 요즘같이 힘들고 어려울 때에 교역자님들께서 평생 한 번 가기 어려운 크루즈를 통해서 위로하고 격려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이런 뜻에서 방들도 모두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 크루즈 총회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새 힘을 얻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2월 18일 자, 크루즈 총회 개최에 대한 설명 중)
“일생 가 보기 힘든 ‘크루즈 총회’로 새 힘을”
‘하나님의성회한국총회’가 참여하기로 한 이번 크루즈 여행은 마이애미를 출발해 그랜드 바하마 아일랜드와 낫소, 그레이트 스터럽 케이를 거쳐 다시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원래 500~600불이 넘는 코스지만, 총회 측이 여행사와 협상해 일인당 410불로 낮췄다. 바다가 보이는 객실 사용료 350불에 팁 60불이 포함된 가격이다. 여기에 총회에서 160불씩 지원하기로 해, 참석하는 회원은 등록비로 250불을 내면 된다. 물론 마이애미까지 가는 항공료와 크루즈 선상에서의 필요한 별도의 비용은 참석자가 부담해야 한다.
‘팔자 좋다’ … 손가락질 받을 것
‘크루즈 총회’에 대한 공고가 나가자, 일부 총회원들은 “목회자들만의 화려한 잔치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 지역에 있는 A 목사는 “지금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반 성도들도 평생 가기 어려운 곳을, 섬기며 낮아져야 하는 목회자들이 가서 되겠나. 사회에서 지탄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지역에 있는 B 목사는 “개인적으로 가는 것은 괜찮지만, 총회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크루즈에서 총회를 한다고) 성도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겠나. 교인 중 한두 명이라도 ‘팔자 좋구나’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예수님은 언제나 가난하고 그늘진 곳을 찾아 다녔다.” (뉴욕 지역 B 목사)
‘크루즈 총회’를 반대하고 있는 총회원들은 ‘총회 장소를 바꿔 달라’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총회원에 의하면, 12월 중순부터 2주 동안 뉴욕과 LA, 시카고 등지에서 81명의 총회원이 서명에 참여했다.
‘크루즈 총회’를 반대하는 이유 중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목사들의 고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회비가 250불이라 해도 부부가 함께 움직이면, 회비 500불에 항공료까지 합치면 1,000불이 넘게 들어가는데 작은 교회 목회자에게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뉴욕 지역 A 목사)
그 외에도 “성(聖)총회를 어떻게 크루즈에서 할 수 있나”, “수영복 차림이나 여행복 차림으로 어떻게 성(聖)총회를 할 수 있나”, “크루즈 선상에서 어떻게 목사 안수식과 사무총회를 할 수 있나” 등의 문제 제기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보다 결코 많은 비용 아니다”
총회 회원들이 반발이 거세지자 총회 측은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해명했다. 크루즈로 장소를 잡은 이유를 총회 측은 “애초에 총회 장소를 워싱턴으로 잡았으나 다른 행사 일정과 겹쳐 호텔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였다”고 말했다. 실행위원회는 2차 후보지였던 애리조나 주 투산 지역(사과나무교회)과 크루즈를 검토해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로 결정하게 되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총회 측은 또 “크루즈 총회는 몇 년 전에 구체적으로 시도가 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한 사실이 있고, 다른 여러 교단에서는 이미 실행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며 호화 외유라는 비난에 반박했다.
선상에서 열리므로 회원 이탈 방지 효과도
어려운 목사들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50불의 등록비는 다른 총회 때에 비해 결코 많은 비용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동안 우리 정기총회에서의 등록비 책정 상황을 보면 일인당 최소 100불~200불 정도였다. 또한 각 지역에서 개최할 때에는 이외에도 식사비, 기타 비용 등이 들었으며, 특히 여행 경비는 회원들이 각자 추가 부담했다. 그렇다면 등록비 100~200불 외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었던 것이다.”
총회 측은 또 크루즈 선상에서 총회를 열 경우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점도 소개했다. 일반적인 총회의 경우 일부 회원들께서 개인행동을 해 안수식이나 사무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크루즈 선상에서 개최하면 모든 회원들이 행사 프로그램마다 함께 참석할 수 있어 이탈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 모두 “정치적인 의도 있다” 주장
한편, 양측 모두 상대편의 ‘정치적 욕심’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동부와 서부로 편을 나누어 감투를 위한 포석이라며 서로 비판했다.
총회 총무인 김영재 목사는 “뉴욕 지역에서 (정치적) 욕심이 있어서 그렇다. 총회장이나 부총회장, 이런 것 좀 하려고 그러는 거다. 알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정치력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까 못한다. 자기 쪽에서 하면 사람을 많이 모을 수 있으니까”라며 문제의 핵심을 정치적인 이유로 돌렸다.
뉴욕 지역 B 목사는 “동부 사람들 참석률을 줄이기 원하는 것이다. 차기 총회장 선거를 위한 포석이라고 본다. 목회자들이 그럴 리가 있나 했는데 계속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정치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역시 대단한 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