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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정재윤
요즘 컴퓨터를 모르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다던데……
하물며 한창 공부하는 애들에게
컴퓨터가 필요한 건
당연한 거 아니겠소?그러나 당신은 어디서
주어 들은 건 있어서
자신있게 반대했지.
“컴퓨터가 다 뭐야?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게임이나 두드려대려고……
그리고 요샌 그걸로
연애질도 한다며?
내가 니들 속 모를 줄 알고!!!”
말이 끝나자마자
‘내가 컴퓨터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
요것들아!!! 멜롱!’
하는 통쾌한 표정으로
식구들의 얼굴을 번갈아 보는 순간
우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오.애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타자기능과 정보저장과 교환,
그리고 인터넷까지
애써 설명을 했지만,
당신은 여전히
‘안속는다’는 식으로
아주 얄밉게 웃고 있었소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다들 노트북까지 있는데……
우린 컴퓨터도 없고…… “
하며 징징대는 애들에게
“그래 니들도 컴퓨터 타령 말고
노트에 그냥 써라.
필기하는 게 공부에
얼마나 도움되는데……”
차리리 그 말은 하지 말지.
그 말 한마디로
당신의 무식이 뽀롱 나고 말았소.애들아 미안하구나.
니들 다 크도록
컴퓨터는 커녕 제대로 된
계산기 하나 사주질 못했으니.그날 밤,
난 당신에게 말했소.
“요즘 컴퓨터는 말이오.
노래방도 되고,
고스톱도 치고,
현철, 설운도 사진도 나와.”다음날,
컴퓨터를 사기는 했지만
당신이 열나게 두드리느라
애들은 손 한 번 대보지 못했소.
그라나 얘들아,
아빠 성공했다!==
Just Squeeze Me – Louis Armstrong & Duke Elling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