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대한민국

  • #99223
    UZ 67.***.69.28 2577

    요즘 게시판이 너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것 같네요. 지난 주말 자동차에 이어 이번주 FTA 까지 뜨거운 주제들이 이어지고 있네요.

    오늘 저는 살짝 따뜻한 얘기 한가지만 할까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두대의 현대차중, 중고로 구매했던 소나타에 좀 사소한 문제가 생겼드랬습니다. 그런데 수리비 부담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한국 현대자동차에 전화를 걸어 여기 캘리포니아인데 현재 가지고 있는 현대차가 어쩌구 하면서 자초지정을 설명해 주었지요. 전화 받는 분, 어찌나 친절하게 잘 설명을 해주던지, 그리고 해외 보상과에 까지 연결을 해주면서 이 문제에 warranty가 적용 될 수 있는지 없는지까지 알아 볼 수 있도록 주선을 해주더군요. 새로 연결된 해외 보상과 직원도 너무나 성심껏 응대를 해주었고요. 결국 나중에 미국 현대의 policy를 다시 확인해서 최종 답변을 받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구체적으로는 크게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갑자기 한국 생각이 간절해지면서 – 이게 바로 내가 살던 대한민국이야 하면서 – 괜히 뭉클해졌습니다. 뭉클해질 대목은 아닌데 말이지요.
    이런식의 고객 응대를 받아 본게 얼마만이던가. 한국 떠나고 처음이더군요. 45구경 권총차고 민원인들 훈계하던 SSN office 경비, customer 압박하면서 괴롭히는 자동차 salesman, 뭐 어디 있냐고 물어보자 턱짓으로 방향가르키고 고개 돌리고 문장 마무리하는 코스코 직원, 입주한 다음날 이 아파트에 공중파 TV 안나오냐고 묻자 그걸 왜 나한테 묻냐고 써비스 오피스로 가라고 핀잔을 주던 리싱 오피스 직원 (써비스 오피스 애들도 모르고 있었음), 인상쓰면서 주문 받고 인상쓰면서 음식내오고 팁달라고 하는 식당 종업원, 동전으로 한 3달라 정도 내자 곧바로 인상 구기는 safeway 계산원, Cel phone rebate 신청하고 4주가 되어도 소식이 없어 전화 했더니 6주 기다렸냐고 큰소리치는 verizon operator…이곳엔 친절한 사람이 너무 보기가 힘드네요. 내돈 내고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편하지가 않아요.
    작년 언제가 신문에 각국가별 친절도 순위 났었는데, 해외 모 기관에서 만든거였었지요. 거기서 한국은 한참 아래에 랭크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게 출제자의 장난이 많이 들어 있는 거잖아요. 길가다 봉투 떨어뜨리고 그거 주워 주는걸로 친절도를 메겼으니까요. 공정한 비교가 아니었지요. 지들 잘하는거였으니까 지들이 이기겠지요.
    그거 보고 또 뭔모르는것들은 한국 멀었다고 개거품 물었지요. 하지만 저는 한국이 제일 친절한것 같아요. 오늘은 현대자동차였지만 (공교롭게도) 사실 이런 정도의 친절은 한국에서는 거의 표준에 가깝습니다. 식당, 은행, 쇼핑센터, 아파트 관리 사무소 심지어 동사무소나 세무서까지.. 참 친절했었는데.

    한국에 있었을땐 좀 덜 친절하면 섭섭하고 화가 났었는데, 여기선 친절하게 대해주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니까요. 왜 전에 미국 TV나 영화에 나오는 친절한 장면을 볼 수 없을까요? 이 곳도 이젠 너무 팍팍해 진건가.

    참고로 여긴 산호세, CA 입니다. 일반화 시킨건 아니고요 여기가 그렇단 얘기고 한국과 비교된단 얘기 입니다. 이쪽이 좀 그런것 같다는 얘기고.
    전에 Orange County 쪽은 좀 나았던 것 같고요.

    • 72.***.7.68

      동감합니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서비스의 질이 너무도 떨어집니다. 물론 한국에서보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뭐 종합병원이라던지, 일부 공무원이라던지.대학교직원이라던지. 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서비스 종사자들의 마인드도 틀리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훨씬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내가 어느 정도의 기대치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박대”받아보지 못한 한국인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한국에서 떠난지 오래되신 분들은 여전히 미국이 한국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고 믿으시는 경향도 있으시고.

      저도 한국이 그립습니다. 미국에 살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뒤쳐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전자제품 같은 것을 보면..

    • ….. 68.***.28.119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OfficeDepot에서 500개 짜리 10 사이즈 편지봉투를 한박스 샀는데, 사고나서 일주일 있다보니 이게 별로 필요 없더라고요. 그래서 리턴하려고 갔는데 그 박스를 차에 실을때 똑바로 하지 않고 공간이 없어서 옆으로 해서 내려서 갔습니다. 리턴한다고 직원한테 얘기하고 영주증과 같이 주니 이 종업원 박스를 열어보더라고요. 그런데 이 박스를 저도 한번도 열어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봉투들이 타이트하게 들어가 있지 않고 널널하게 들어가 있어서 한 1/3 정도 비어있는것 처럼 보이더군요. (제가 차에 실을 때 옆으로 한게 원인이더군요). 물론 똑바로 세워서 놓면 되는데 그래도 좀 빠진것 같이 보이더이다. 그 직원 왈 “너 1/3 썼으니까 전체액수 못주고 2/3에 해당하는 금액만 주겠다.” Me:”나 상자 한번도 연적 없다. 그렇겐 못한다” 그 직원:”그렇게 안하려면 리펀 안된다.” Me:”웃기지 마라. 니가 카운트 해보면 될것 아니냐?” 그 직원 “우린 시간없어서 카운트 못한다. 니가해라.”
      물론 이렇게 썼지만 별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중에는 열받더라고요. 한번도 연적도 없고 (seal이 되어있는 것은 처음부터 아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는데 절대 안믿더군요. 나중엔 기가차서 같이 간 제 와이프랑 같이 세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세니 결국 512개의 봉투가 있는게 확인됐습니다. 직원에게 512개가 들어있다고 하니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젊은 매니저에게 자초지종을 얘기 하더군요. 이 젊은 매니저, 뭐라고 들은지 몰라도 얼굴이 울그락, 붉그락하더니 그 봉투 상자를 잡아채듯이 가져가더니 못믿겠다는듯 똑같은 봉투상자를 가져오더니 저울에 두 상자의 무게를 재더군요. 아마도 저와 와이프가 센 것을 못믿겠다는거겠죠. 뭐 열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가져왔는데 무게가 다를리가 있겠습니까? 결국 똑같으니 이 매니저 그 상자 구석에 쳐박고 카운터의 직원에게 한마디 하고 가더군요. 그 카운터 직원 그 즉시 리턴해 주었고 저희는 20분만에 리턴하고 오피스디포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I’m sorry. 라는 이야기를 한번도 못들었습니다. 그냥 리턴해주고 가라는 이야기도 없고 그냥 지 일 하더군요. 열 죽도록 받고 그 이후로 오피스디포는 절대 가지 않습니다. 오피스디포의 카운터직원, 젊은 매니저, 모두 백인이었습니다.

    • 151.***.241.64

      가끔 위에 올리신 글처럼 속상하거나 무시당한듯한 서비스를 받아본 기억들이 모두들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좋은 서비스를 받아 기분좋은 기억도 갖고 있습니다.

      어쩔때는 Grocery shop 이나 gas station 에 앉아 있는 Cashier에게 제가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피곤하게 단순 반복적인 일들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피곤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듯 합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서 들어가면, 상대방도 웃으면서 나를 맞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 뽀글이 129.***.130.99

      불평하는것도 좋지만 불평한 다음에 어떻게 되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소비자의 권리나 인격이 무시되어지는 그런 회사는 퇴출당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오피스디포 일은 안되었지만 다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런 피해를 입게 하고 싶지 않다면, 그때..카운터 직원, 매니저들 모두 이름을 적어와서 오피스디포 본사에 편지를 해야됩니다. 똑같은 copy를 BBB에도 보내야겠죠. 물론 그렇게 한다고 언급도 해주고, 또 해당조치를 취한 뒤 알려달라고(문서로) 해야됩니다.그에 해당하는 처벌이나 댓가를 치르는게 미국입니다.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서 바꿔나가야 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UZ 70.***.139.230

      참고로 제가 특별히 무시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동네 평균치의 대접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게 못 마땅한거였지요. 한국 생각과 비교가 되어서…
      영어가 서투른 한국 사람이 영어 잘하는 이곳 원어민들 만날때 대개 먼저 인상 쓰는 경우 없지요. 부족한 언어를 웃음으로 보충하면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제가 먼저 인상을 쓰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런데도 안 웃더군요.
      서비스업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이 피곤할껍니다. 몸으로 일하는 사람은 몸이 힘들지만 이분들은 반복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힘든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친절해야하거나 친절하려고 노력할 의무가 있는 겁니다. 그것 때문에 돈을 받는거니까요. 제가 경험했던, 한국에서 같은 직종에 일하는 친절한 사람들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피곤하겠지요. 하지만 이들은 대개 자기 본분을 잘 지키면서 성심껏 응대를 해줍니다. 내가 먼저 웃지 않아도. 여기완 근본적으로 많이 다르지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던 SSN office에서 민원인들 훈계하던 경비가 차고 있던 총은 옛날 크린트 이스트 우드가 ‘더티하리’란 영화에서 차고 있던 45구경 리볼버 권총의 long barrel version 이었습니다. 거의 대포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지요. 한국으로 치면 구청 민원실인데 이런 물건이 필요한지…일단 까불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겠지요. 미국의 모든 SSN 사무실에서 이런 총을 볼 수 있는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라는 것으로 판단이 되는 군요.

    • naimguy 70.***.150.230

      요즘은 게시판에 이상한 분이 상주하셔셔 그냥 보기만하다가 오랜만에 글을 하나답니다.
      님이 쓰신말은 공감하나 친절하고 안하고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동네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고 사람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산호세 사시면 아무래도 중국계나 베트남계가 꽤 많이 사는곳인데, 특히중국인들의 무표정 불친절때문에 백인들도 그렇게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되고요. 그리고 특히 그동네에서 아시안들이 그래도 잘 사는데 서비스에 종사하는 백인들이 저임금에 좋은 표정으로 아시안을 대할 수 가 없겠죠.
      그냥 좋은사람도 있고 나쁜사람도 있고 세상이 그러려니 생각하세요

    • 임동동 209.***.24.2

      요즘 한국회사들 고객서비스에 엄청 신경쓰더군요.
      조금만 헛점 보이면 바로 인터넷에 뜨고 담당자 문책당하고
      회사 이미지도 안 좋기 때문에 엄청 신경씁니다.

      한국방문했을때 삼성전자 서비스에 전화건적 있는데 너무 친절해서
      조금 부담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미국은 인터넷에 올려봤자 별 소용없고 그냥 배째라 식이죠.
      소송이나 해야 그제서야 조금 꿈쩍 하죠.

    • PEs 66.***.11.253

      What I have experienced is similar to the above. But I have realized that we need to find the right person (the manager who are in charge on the item or issue) rather than arguing with the restless employees.

      Whenever I have a problems, I smile (!) more and ask them that “I would like to talk with your manager.”
      Don’t rush but calm down & behave very gently.
      Their attitudes normally change dramatically.

      If we show “Upset or Angry”, they are supposed to handle us in their ways(?)”.

      Never show your hot temper but smile more and behave like a gentleman. It has worked even in the notorious Car dealershop and worked very well (Fantastic Deal without any hassle.) That’s why we need to dress welll when we go to car dealershiops to make a good deal. (They are SO SIMPLE rather that we can imagine.)

      I also had been frustrated a lot of times. But this is what I learned from the painful experiece. Two Cents Tips!

    • UZ 70.***.139.230

      제 올린 사연이 어떤 분들에게는 좀 자극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책잡힐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틀린 얘기 올린것도 아니니까.
      이상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만약 저를 염두에 두고(분명 저 같긴 한데 혹시 다른 분을 염두에 둔 것이어도) 쓴 표현이라면 참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이 부분은 분명히 정정을 하시거나 해명을 해주셔야 맞을것 같네요.

      왜 이동네가 이모냥이냐에 대해서는 저도 이리저리 생각도 많이했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껍니다. 그거에 대한 토론이나 혹은 저와 다른 의견의 개진이라면 기꺼이 환영하지만, 인신공격성 표현은 옳지 않습니다.
      다시는 이러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 SD.Seoul 66.***.118.93

      UZ님/
      naimguy님이 언급한 /이상한 분/은 님이 아니고,
      요즘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그분/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서 모두가 /까칠 모드/에서 벗어 납시다.

    • 올림피아 67.***.149.88

      선세님 답글에 하루 피곤이 날라갑니다. 물론 알고 계시겠지만, 선세 인터넷판 보셨는지요? 혹여 몰라 남기고 갑니다.

      http://www.seoul.co.kr/section/sunday.html

    • SD.Seoul 66.***.118.93

      푸하하~
      올림피아님이 올려주신 썬데이써울에서 아련한 추억에 빠져듭니다.

    • 71.***.8.16

      미국에친절은 돈에서 나오고 한국에친절은 허풍에서 나온다.
      즉 이는 미국에서에 친절을받을 권리를 착각하신분들에게 해당됀말이다
      미국에서 무조건 서비스를 원하는 것은 미국을 전혀 모른사람이다.
      그만큼 미국은 정확히 들여다보면 친절에도 클레스가 정해있고 돈에가치에따라서
      척도가 있다는것을 알것이다.
      소나타 딜러에 백번가봐라.그놈들이보기에는 그냥 소나타나 타고다닌 그런넘으로볼것이다
      그러나.고급차매장한번 들러봐라.미치도록 부담스럽게친절할것이다
      그차이뿐이다.
      한국처럼 허풍이 아닌 현실적 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