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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03:50:01 #407198구름 24.***.99.30 1603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서울 양재동 화물 터미널 부지에 복합 유통단지를 개발하는 사업권을 위해 파이시티가 DY랜드 이동율 건설대표를 통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만나 로비를 했다고 알려진 의혹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과정에서 총61억5천만 원이 상납 되었는데, 최시중 전 위원장은 이 돈을 이명박 대선 여론조사에 사용했다고 발언한 점입니다. 결국, 이 말은 불법자금이 대선 불법자금으로 쓰였다는 말입니다.
만약 불법 대선자금으로 정확히 판결이 난다면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인데, 이상하게 여론은 이번 사건을 축소 내지는 다른 사안으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사건이 어떻게 나왔는지 그 배경부터 알아보겠습니다.이번 사건은 최시중에 대한 비리 수사 차원에서 나온 결과가 결코 아닙니다.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의 배임 및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은 인테리어 업체 선정 과정에 수억 원 그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합니다. 하이마트 인테리어를 맡아 공사했던 DY랜드 건설 대표 이동율씨를 수사했는데, 여기서 이 대표의 개인 수첩을 발견하고, 이 수첩 속에서 파이시티 이정배 대표와 뭉칫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게 됩니다.
검찰은 이 돈이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에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동율이 브로커로 누구에게 돈이 오갔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시중 전 위원장이 포착된 것입니다.
DY랜드 건설 이동율은 재경 구룡포 향우회 부회장이었고,최시중은 고문이었는데, 알다시피 구룡포 향우회는 이상득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전형적인 사조직인 동시에 인사비리에 항상 나오는 조직입니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최시중을 수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데 불법을 조사하다 보니 ‘MB 불법 대선자금’이라는 대어를 낚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배경을 통해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전혀 예상치 못한 범죄 현장이 들통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갑자기 터진 ‘MB 불법 대선자금’에 관한 엄청난 사건을 물타기 위한 조직적인 여론이 또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 또다시 불어온 강력한 ‘북풍 공작’
‘6인회’ 멤버인 최시중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이 터지자 갑자기 북한의 ‘대남 혁명무력 특별행동’이라는 듣고보지도 못한 위협이 어제 온 여론을 도배하기 시작합니다.
北 “대남 혁명무력 특별행동 곧 개시… 3∼4분내 초토화” -동아일보
北 “서울 통째로 날려 버릴것”-채널 A ‘특별행동 곧 개시’ 北 대남위협 최고수위-동아닷컴
북한 “4분 내 특별행동” 사실상 대남 무력도발 협박-데일리안
北 대남무력 곧 특별행동-MK뉴스
북한의 위협수준이 최고수위이며, 3-4분 이면 서울이 초토화된다는 자극적인 제목이 온 TV와 신문,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최시중 ‘MB 불법 대선자금’은 전쟁의 위협 속에서 그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흔히 ‘북풍’이라고 합니다. 역대 정권은 물론 이명박 정권에서도 이 ‘북풍’은 비리사건과 이명박 정권의 문제를 덮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국방] – ‘김관진 암살설’의도적 오보? 교묘한 북풍?
[국방] – 북한 ‘김관진 장관 암살조’국내잠입은 ‘북풍공작?’
[국방] – 연평도발의 정부 음모론,과연 사실일까?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온 ‘북한 대남 혁명무력 특별행동’의 원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이라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은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 ‘MB 불법 대선자금’ 축소와 은폐를 향해 뛰는 조중동과 검찰
우리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건설업체 비리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MB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봐야 할까요?
당연히 이번 사건은 ‘MB 불법 대선자금’으로 끝까지 진실을 파헤쳐야 할 정치 비리이자, MB정권 탄핵 사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조중동은 이번 사건을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고 합니다.
‘MB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2조 사업에 숟가락 얹으려고 조폭,브로커 들끓어’라고 조선일보가 메인 제목을 올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번 사건을 건설비리로 축소하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은 인허가 로비…길게 끌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에서 앞으로 이 사건을 어떻게 끌고 갈려고 하는지 그 목적이 정확히 보입니다.
청와대와 MB정권, 그리고 조중동은 이번 사건을 ‘MB 불법 대선자금’이 아닌 단순 ‘건설사 인허가 로비 내지는 단순한 비리사건’으로 끝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을 청문회나 특검으로 끌고 가면 그동안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었던 MB정권의 숨겨졌던 ‘불법 대선자금’의 전모가 밝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명백한 ‘MB 불법 대선자금’의 실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번 사건관 관련한 인터뷰에서 ‘로비의 성격은 전혀 없었다’고 밝히면서 대선 준비 시작 시기에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용도를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여론조사에 썼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냥 듣기에는 단순한 ‘여론조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실제로 정치권에서 말하는 여론조사는 무슨 리서치 회사에 의뢰해서 지지율을 알려고 하는 조사가 아닙니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여론조사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여론 탐색(각 조직별로 움직이는 세력 파악)과 호의적 여론 조성(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여론 조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과정에서 6인회의(이명박, 이상득, 최시중, 박희태, 이재오, 김덕룡) 멤버로 활약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6인회의는 이념을 매개로 한 가치집단도, 동교동계나 상도동계 같은 동지적 유대감으로 뭉친 가신그룹도 아니었다.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로 수렴됐다. (한겨레 21의 6인회 특집기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