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도둑맞다!

  • #84190
    가난한 유학생 75.***.205.150 5862

    아~나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네요. 지난 토요일 오전에 볼일보고 와서 집 바로 앞 1미터도 안되는 창문너머로 바로 보이는 대학원생 기숙사 파킹랏에 주차해놓고 월요일 오전까지 외출하지 않았었지요.

    요새 하도 돈이 궁한지라..안나가는게 돈 굳는거라고 생각하면서..그러다 아는 언니네 집에 4살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놀러가려고 오후에 차타러 나왔는데..글쎄~차가 없는거 아니겠어요?-.-;;

    혹시 다른데다 주차했던가 싶어 이리저리 둘러봐도..우리 캐러밴은 휭~하니 사라져버렸다는..놀라서 집에 있던 남편한테 전화해서 나와보라고..둘이 아니 딸아이까지 셋이 찾아다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지요.

    아~정말 보험도 6개월전까지 몇년간이나 Full-Cover로 들다가 올해 저희 재정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바꿨더니만..보험도 하나 안되고..6년동안 잘 타고 다녔던 정든 우리 캐러밴과 이렇게 바이바이 하게 될줄은..ㅠㅠ

    중고차 살 돈도 없어서 그냥 폐차할때까지 타자고 했었는데..6개월전에 산 GPS와 아이 카시트, 그리고 그밖의 잡다한 것들조차 아까워 죽겠네요..새해초부터 참..어이가 없어서..

    아~정말 미국생활 너무 어렵고 막막합니다..울신랑 담달 졸업인데 아직 포닥자리도 못구하고..당장 생활비가 없어 양가 부모님께 돈좀 해주십사 부탁한 상황에서..참 업친데 덥친다고..차까지 도둑맞다니..ㅠㅠ

    양가 어른들도 넉넉지 않으신데..친정부모님 벌써 몇년전에 퇴직하셔서 연금으로 생활하시고, 시댁어른들은 과수원하시는데..참 젤 공부잘해서 유학까지 나온 자식들이 젤로 못살고 있으니..-.-;;

    아~5-6년 유학생활하면서 울 신랑이랑 다짐했답니다. 울 딸은 절대로 사회과학이나 생물학 쪽으로 박사시키지 말자고..노력한 만큼 댓가가 주어지는 전공시키자고..에휴..-.-;;

    올 한해 액땜했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그나마 어디 근처에 버려져 있기를..한달 기다려보고 중고차 한대살까 생각중입니다..한달 차 렌트비도 아까워 일주일빌리고 나머지는 방콕해야할듯 싶네요.

    눈도 많이 오고 추운 곳인데..우씨~버스타고 다닐 엄두도 안나고..집밖에 나가 놀수도 없고..아~좁디좁은 집에서 몇주 지내다보면..울 신랑이나 나나 지겨워 몸살날텐데..ㅠㅠ

    • ms 208.***.97.140

      그런일도 있군요. 어째요. 뭐라고 위로해야할지… 한해 액땜했다고 생각하시고, 한달 내에 찾아지면 좋겠네요.

    • 경험 76.***.116.89

      어떻게 훔쳐갔을까? 시동은 어떻게 걸었을까?

      전에 내 “똥차” 도난당했었는데, 차축을 다 뜯어서 시동을 걸어서 도둑질해갔더군요. 워낙 똥차다 보니까 운전좀 하다가 길가에 버렸는지 경찰한테 연락왔더라구요. 아마 댁의 차는 타다가 버릴 목적이었는지, 중고시장에 넘길 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버릴목적이었다면 2-3주안에 경찰한테서 연락올수도 있지 않을까요? 딜러샆들에서도 중고차 알아볼 목적이시면, 댁의차 비슷한차가 있는가도(페인트랑 다뜯어 고치겠지싶긴 하지만) 한번 알아보시고…

      “울 딸은 절대로 사회과학이나 생물학 쪽으로 박사시키지 말자고…” –> 그래도 여전히 박사는 시키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

    • sd 149.***.224.33

      도난당한 차가 딜러샆에 나올 확률은 거의 0% 입니다.
      차체와 엔진에 고유넘버가 있어 고쳐서도 다시 팔기는 힘들지요.

      아마 헤체하여 부품을 팔거나, 국경을 넘거나, 아니면 무면허로
      타고 다니다가 길거리에 버려지겠지요.

      힘드시더라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고 다음을 준비하심이…

    • 경험2 209.***.187.8

      저도 제작년에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안좋은 일은 함께 어울려 다니나 보네요. 차팔려구 보험을 바꾼지 한달도 안되어 집옆에 세워둔걸 밤새 가져갔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거의 포기상태에서 전화가 왔네요.
      집에서 10마일정도 떨어진곳에서 발견되었다구요. 전화받고 바로 가서 픽업했어야 하는데, 벌써 토잉회사에서 가져가구 난 뒤더군요. 창문은 그대로 두고 키박스만 박살내서 시동을 걸었던 모양입니다. 차값이 2000불정도에 내놨는데, 토잉비 300불에 키박스 400불로 고치고, 결국 1300불에 울며겨자먹기로 팔았습니다.
      차를 팔기전까지는 꼭 full coverage로 유지하시길 권합니다.

    • asdf 140.***.45.26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저는 10년된 쪼그마한 현대차 타고 다니는데, 몇달전 lock이 고장나서,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하고 다닌지 벌써 꽤 되었는데…. 아직은 별일은 없지만 사고란 것이 워낙에 뭐 몇달동안 괜찮았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한번 나버리면 끝나는거니까, 빨랑 가서 고쳐야 겠습니다.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hmm 76.***.131.197

      사연을 듣는데, 마음이 참 안쓰럽네요.

      남편 포닥도 잘 풀리고, 생활이 더 나아질 날이 반드시 올것이라 믿어요.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아픈마음 추스리시고, 차 문제를 차분하게 다시 생각해 보시구요, 당장 필요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당분간은 주변의 친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좀 받으시면서, 생활비 아끼시고, 정필요할 때마다 렌트 잠깐 하시면서 지내세요.

      가까운데 계시다면, 저라면, 저희집 차 한대를 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네요.

    • 글쓴이 75.***.205.150

      따뜻한 위로의 답글들 정말 감사드려요. 정말 길거리에 버려져 있길 바라는 마음 굴뚝같지만..차문도 잠겨진 상태에서 유리창도 깨지않고 가져간 정황으로 봤을때..온전히 다시 찾을거란 생각은 포기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신랑은 토잉 회사에 함 알아보겠다네요..혹시 버려졌으면 토잉되었을 수도 있지 않냐면서..

      어른들께 손벌리지 않고 살려고 정말 5년동안 미장원 한번 안가고 운동화 한켤레로 버티고 쥐나오는 대학원아파트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데..참 세상일이 맘대로 안되네요..일도 잘 안풀리고 이렇게 큰돈 들 일이 펑펑 터져주니..-.-;;

      ‘경험’님..제 딸은 의사나 약사시킬 겁니다..^^ㅎㅎ 참 어른들 말씀 틀린거 하나도 없네요..어렸을땐 그런게 뭐 중요한가 싶더니만..울 신랑처럼 머리좋은 사람..의대갔으면 지금쯤 시댁어른들 고생덜하시고 용돈도 받으며 사실텐데 말이죠..^^ 그리고 ‘hmm’님..말씀만으로도 정말 위로가 되고 감사합니다..^^

      물어보니 비싼차들보다 좀 오래된 흔한 차들이 도둑맞기 더 쉽다네요..부품이나 뭐 그런거 팔기에도 더 좋고 훔치기도 더 쉬워서요.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이 참에 팔아도 3000달러 정도받을 10년된 차에서 더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해버리자고..물론 버짓이 문제지만요..^^;;

      앞으로는 좋은 일들만 생기길 바래봅니다..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범죄의재구성 75.***.111.42

      학교주변은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등도 쉽게 도난당합니다. 학교에는 CCTV가 없는 곳이 많고 있어도 건물안에만 있기 때문에 학교와 학교주변은 거의 범죄자 반, 학생반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 합니다.

      요즘은 훔친뒤에 게라지에 넣고 잠수탄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운 좋게 찾기 바랍니다.

    • postdoc 152.***.102.47

      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생물학박사 안시킨다는 이야기는 정말 너무너무 공감되네요. 저도 제아들이 지금 제가 하는 일한다면 완전히 뜯어말리렵니다. 농담조로 공부가 취미에 안 맞으면 그냥 플러밍이나 정비공하라고 해요 ^^

    • ISP 12.***.168.229

      저도 한때에는 생명과학쪽을 했었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생명과학을 하더라도 MD를 가지고 해야지 없으면, 밥먹고 살기도 빠듯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하는 걸로 바꿨습니다.

      주위에 같이 했던 친구들 보면,
      일찌감치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일전에 그친구들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공부 아주 잘했던 친구는 박사하고, 제약회사 다니는데, 칼바람에 목이 간당간당….

      그중 적당히 했던 친구는 의대가서 이번에 레지던트 끝내고, 초봉 스타트가 20만불 이랍니다.

      물론, 돈이 밥을 먹여주는건 아니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참 다른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같은 공부를 한다면 돈을 조금 더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봅니다.

    • 꿀꿀 64.***.152.167

      혹시 경찰에 차가 towing 당했는지는 확실히 알아보셨나요?
      얼마전 저희 집앞에,, 어느차가 경보음이 막 울리고서 2시간쯤 지나도 주인이 안나타나자,,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와서 토잉 불러서 보내버리더군요,,
      잠깐 구경나갔다가 경찰하고 얘기를 좀 했는데,, 언제부터 울렸냐고 해서 2시간쯤 됬다니, 늦게 와서 미안하다면서 차적 조회를 했더니 주인이 샌프란 사는걸로 나오고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부득이 토잉 조치 하고 있다고 요,,

    • SD 76.***.193.57

      박사는 공부 아주 잘해야 가고 의대는 적당히 해서 가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 힘내세요 208.***.106.5

      2년전 저의 모습을 보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만한 바퀴없는 깨끗한 새 아파트에서 너무 편하게 직장생활하고 있습니다. 님도 그 시간만 조금 참고 지내시면 곧 해뜰날 오실겁니다. 힘내세요.. 저흰. 차사고로 차를 폐차시켰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남편은. 스크레치 하나 없이 돌아왔네요. 그나마 다행인거라 생각하시고,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