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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이기도 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이겼다면 지금 청와대에 앉아 있을 가능성도 매우 큰 정치인입니다.
그러나, 잘 알려진 것 같으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면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입니다.
박근혜의 정치 경력에서 떠오르는 건 주로 지역정서(영남권의 공주)와 운(면도날 테러 사건)으로 그가 한나라당을 이끄는 동안 선거에서 거의 늘 이기게 함으로써 한나라당 내에서 무시 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한나라당 탈당파 일부가 쪽팔림을 무릅쓰고 ‘친박연대’라는 코믹한 당명을 정한 것을 봐도 그녀의 파괴력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한 정책적 사안에 목을 걸고 나섰던 것은 사학법 반대 정도였던 것 같고, 그 외에 특기할만한 정책을 추진하는 걸 본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역임한 공직이라곤 국회의원이 전부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정부 부처의 각료를 지낸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장기집권할 가능성이 매우 큰 유력 정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그다지 정책적 소신을 보인 적도 없고, 공직에서 그 능력을 발휘한 적도 없으니 제가 박근혜를 베일에 가려 있다고 느끼는 것도 별로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박근혜씨에게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이번 기회에 총리로 입각하여 국정을 수습하고 그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그저 지역주의의 혜택이라는 쉘터에 숨어서 스스로를 보호할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순전히 지역주의에 기대어 앞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겁니다.
총리로서 능력을 검증해보인다면 아마 다음 대선에서의 승리에도 파란불이 켜질 겁니다.
총리일을 잘 할 자신이 없다면 대통령을 할 생각도 말아야겠죠.
계속 그렇게 잔머리 굴리려면 차라리 정치판을 떠나는 게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