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구하시는 분들을 위한 저의 이야기

  • #167476
    db 64.***.233.38 4658
    안녕하세요.

     

    요즘 일자리를 구하시거나 직장생활이 힘드신 분들이 생각나 힘내시는데 조금이나마 화이팅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제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이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바로 지우겠습니다.

     

    저는 31세이며 사회생활에 뛰어든지 7년 됐습니다.  기혼이며 두 아이의 아빠 입니다. 학교는 그냥 조금 괜찮은 주립대에 학사 출신 입니다.  요 밑에있는 글에 나이가 어린, 또는 가방끈이 짧은 상사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를 써주신 분은 저를 좋아하지 않을 확률도 있겠네요.

     

    졸업을 하고 영주권인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조그마한 한국 회사에 취직을 해서 2년정도 일을 하고 너무 힘들어 (일주일에 100시간 정도 일을 했네요…)조금 더 큰 한국 회사로 이직을 하였습니다.  여기 다니면서 결혼을 하였고 3년정도 일을 했습니다.  일 자체는 제 전공 분야가 아니었지만 앞날을 위하여 최대한 많이 배우고 자진해서 주말근무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떠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알게된 지인을 통하여 한 100배 정도 더 큰 미국기업에 오프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소개를 받아 hiring 부서장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30분 정도 통화 후 온사이트 오라며 hr을 통해 비행기표와 limo-taxi, 인터뷰 스케쥴 등을 전달 받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온사이트를 바라보며 열심히 준비를 하였습니다. 

     

    드디어 온사이트 가는날! 정장을 입고 공항을 가는데…사고가 났는지 안막히는 길이 엄청 막히며 1시간도 안걸리는 공항을 3시간이 지나서야 도착을 하였습니다.  부랴부랴 뛰어가니 항공사 직원이 하는말 “flight is about to take off. you need to get on another flight”.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멍하게 한참을 서있었네요.  다음 비행기는 2시간 30분 후….;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고 VP(그때는 Senior Director)에게 전화…”I am sorry. It looks like I will be arriving later than expected.” 하고 솔직하게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그 후 한참 있더니 택시 정보와 schedule을 업데잇해서 보내주더군요. 

     

    드디어 tv에서만 보던 멋지고 큰 빌딩에 도착…속으로 “와우..이런곳에서 일하면 꿈이 없겠다…..”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HR담당자가 나왔습니다.  “how was your lunch?”라고 묻자 웃더니 “I will get some after your interview”. 원래 10시에 도착해야 하는걸 1시가 다 되어 도착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VP가 비행기를 miss하지 않고 delay로 인하여 조금 늦을거다…라고 얘기를 해서 식사도 안하고 기다렸던… 

     

    HR과의 인터뷰 후 VP와 점심 식사를 하고 4시간동안 다른 manager들과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다 끝나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VP와 HR담당자가 Offer Letter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더니 “We apologize if you feel that we are putting you under pressure in any way.  But, we are extremely satisfied with what you have to offer and would like for you to start working with us as soon as possible to achieve our goals together.  If you need to take a break and think about it, please feel free.”  비행기까지 놓치면서 시작한 하루가… 공항에서부터 아무 기대도 안했던 인터뷰….근데 오퍼레터와 함께 지금 싸인해주면 고맙겠다는 말을 듣고… 완전 기분 따봉이었죠.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을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서러움? 기쁨? 눈물 글썽…아직도 그 기분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thank you 소리를 100번하면서 싸인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이제 2년이 조금 지났네요.  그런데 이게 무슨 기적인지. 취직하고 4개월있다 승진. 그리고 저번달에 또 승진을 하였습니다.  한국회사에서 배운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항상 열심히 일하는 자세. 혼자 항상 모든걸 다했던 경험. Senior Management과의 필요한 정치. 사내에서 어떤일을 하던지 긍정적으로 일을 하고 제 분야를 조금씩 넓혀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매니져가 능력이 없다고 생각이 되든, 능력이 많다고 생각이 되든, 항상 나는 니 편이다 라는 마음을 심어주면서 “if you want to be promoted and be successful, promote your boss”.. 이 생각을 항상 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취직 후 제 보스는 3번 바뀌고 organization change가 있다는 말을 해주더니 이제 제가 그 보스가 되었네요.  저와 비슷한 포지션이 나와서 봤더니 조건이 경력 10-15년.. 등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회사에서는 이제 MBA지원해줄테니 빨리 따라고 pressure까지 주면서 저에게 잘 대해주고 있습니다.

     

    한국회사에 있을때 4만불. 5만불 연봉이었는데 옮기면서 7만5천에서 시작. 그 후 승진과 함께 벌써 3년전보다 2배 이상을 더 벌고 있습니다.  직장 구하시는 분들, 그리고 현재 직장이 힘드신 분들.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고 저같은 놈을 생각하시면서 항상 화이팅 하시길 빌겠습니다.

     

     
    • Brian 192.***.241.146

      웬지 서울대학생 합격수기, 또는 고시합격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직장생활이라는게 대학입학이나 고시수험생활같은 엄청난 스트레스아래서 수행되어져야만 하는것같이 보여져 슬퍼지네요. 평생을 무슨 시험 치러내듯 살아야만 하는 이 현실에 씁쓸해집니다.

    • Life 155.***.48.129

      모든 직장인들이 원글님처럼 전쟁 치루듯 치열하게 살 필요는 없겠지만
      남들보다 노력하고 애쓴만큼의 댓가가 주어진 거 같아서 보기 좋네요.

      사실 시작이 미약해도 근성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어떤 분야라도 어느정도의 성취가
      뒤따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 체급 66.***.142.142

      잘 읽었습니다 .
      원글님은 학부를 미국에서 하셨고, 미국엔 상당히 어릴적에 오신것 같습니다.
      한국서, 20대후반, 30대, 심지어는 40대에 미국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런 원글 케이스를 모델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얘기지만, 자기 체급을 확실히 알고 경기에 임하세요!!! CNN 못 알아 들으면서 미국 직장생활 시작하면, 나 귀머거리야!! 라고 사방에 떠드는거나 매일반 일겁니다!

      • 제얘기 38.***.230.202

        제 얘기네요.
        한국에서 연 7천만원 이상 받다가 미국와서 처음에 한인회사 4만불 받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미국인회사로 옮겨서 10만불 넘게 받고 있긴 한데, 말이 잘 안 통해 거의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인회사가 7만불 정도만 준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답니다.

    • 청년 65.***.229.163

      어떤 분야를 공부하셨고, 전공과 다르게 어떤 일들을 하셨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전 전공과 일이 전혀 연관성 없으며 미래성도 없기에 구직을 하는데요.
      읽다보니 초반부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서 궁금합니다.

    • 수기 216.***.65.10

      대학합격수기 같아요. 새롭습니다.

      축하드리고, 열심히 사셨네요. 좋은 커리어 잘 쌓아가시길…… 주변에 본도 되시면서……

    • 약간 150.***.210.52

      축하 드립니다.
      근데 왠지 글에서 느낌이 premature한 느낌이 물씬 나네요.
      위에서 말씀 하셨듯이, 대학 합격 수기 (고3) 같은 느낌 입니다.
      아직 젊으셔서 그런가…
      딴지는 아니구요. 그냥 느낌 입니다.

    • hmmm 74.***.6.15

      로마리오야, 새겨 들어라…

    • 흠.. 172.***.49.9

      그렇군요… 저는 로마리오가 그렇게 씹는 IT합니다. ㅎㅎㅎ

      미국에 온지 13년차 처음 왔을때 한국 회사 지점으로 왔습니다. 미국 사장 밑으로 뽑혀 왔는데…
      오고 6개월 후 회사 부도 -> 모 회사 망함… H1 으로 가족 까지 다 온 상태라… 돌아갈 수 없고…
      영어도 고딩때 가 받은 실력에 대학은 듣보잡…

      어찌 하오리까…

      한국 사람 많은데라 밤에 불법 택시 운전, 낮에는 PC수리 및 교육으로 돈 벌었죠… 그러다 전에 보스로 있던 사장이 다른 회사 들어갔는데 미니멈 페이 할테니 와서 일해 그럼 영주권 해 준다 길래 갔죠… 3년간 정말 아침 7시~ 저녁 10시까지 일했습니다. 회사원 100명 정도에 원래 IT직원이 3명 이었는데 혼자 다 했습니다… 미쳤죠… 서버 10여대에 PC만 150대 정도를…

      처음 들어 갔을때 25,000 받았나? 여하튼 나올때는 60k정도..? 정말 짠 회사에서 여러가지 경험 + 영어 공부 + 영주권 받았죠… 저 나온후 제가 하던일 4명이 하더군요. ㅎㅎㅎ 좋게 나온 관계로 그후 어딜가도 그때 HR, CEO다 확실한 추천을 해 주고 돌아 올수 있으면 좋겠다고 징징…
      워낙 제가 짜게 운영 해서 년 10K도 안쓰고 버틴걸 지금은 분기에 그 정도 쓴다고…

      그후로 좀 작은 비국 회사 다니다가 지금은 한국 대기업으로 옮겼는데… 식당에서 김치 먹을 수 있다는거 그리고 우리끼린 한국말 한다는거 빼고는… 너무 피곤하다는… 일은 별로 인데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피곤하게 하네요… 이번에 월급도 많이 오르고 했지만… 이젠 미국 회사가 그립군요. ㅋㅋㅋ

      원글님 처럼… 열심히 노력 하면 누가 보지 않는것 같지만 사람들은 다 알더군요. 그리고 나중에 다 나에게 돌아오구요… 하지만 미국 삶은 내가 내것을 찾지 않으면 아무도 주지 않는것을 꼭 명심하고 양보 할때는 확실히 양보 하고 내것이라고 생각 되면 끝까지 찾아야 한다는게…

      모두들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하시길…

    • hmmm 74.***.6.15

      하지만 미국 삶은 내가 내것을 찾지 않으면 아무도 주지 않는것을 꼭 명심하고 양보 할때는 확실히 양보 하고 내것이라고 생각 되면 끝까지 찾아야 한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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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

      지금 취업을 앞두고 있는 저에겐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그냥 무난히 좋은 곳에 취직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취직이란 관문을 넘으면 또 다른 것이 기다리고 있네요 ㅎㅎ

      미래를 위해 모든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63.***.68.226

      글을 읽으니깐 힘이 납니다!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화이팅 되네요!!

    • 감사 64.***.115.196

      멋지십니다! 저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힘이 들지만, 원글님글을 읽으니 힘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