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열흘 동안 있었던 일

  • #84047
    76.***.26.72 4124

    1. 앞으로 연말까지 연봉이 20% 삭감되었고

    2. 멀쩡하던 아내가 집에서 미끄러져 팔꿈치의 뼈가 부러지고,
    발목은 심하게 삐고 – 하필 아내 의료보험도 잠깐 끊긴사이.
    회사에서 전화받고 집으로 오는데 별별 상상이 다 되더군요.
    당분간 집안일 제가 독차지.

    3. 아직 어린 아들녀석은 멀쩡하던 손에 갑자기 심한 피부병이
    찾아와 이 녀석도 업고 소아과로 피부과로 뛰고

    4. 저는 무지 막지 심한 편도선염이 와서 내과에 갔더니
    너무 약한 처방을 써주는 바람에 더 심해져서 결국
    ER 다녀왔습니다. 의사왈 “목 안이 너무 부어서 더 있었으면
    호흡곤란까지 왔을것”이라며 잘 왔다고 하더군요.
    약 5일동안 잠도 못자고 물도 제대로 못 마셨습니다.
    그래도 직장은 나가야 하고, 아내가 아프니 집안일은 해야했지요.

    가족과 떨어져 타향살이의 서글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지난 열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내 친구분이 국이며 반찬도 해주시고, 또 거기에 과일까지
    챙겨주시더군요. 너무 감사해서 카드에 감사하다는 글과 소박하게 상품카드
    하나 챙겨드렸더니 너무 감동하셔서 제가 다 당황했습니다.

    연봉은 깍였지만 생활을 유지 못할 지경은 아니고,
    아늘 녀석은 다행히 약이 잘 들어 나아지고 있고, 제 목도 항생제 먹으면서
    버티고 있고, 아내는 앞으로 열흘후면 다 나을거라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아내 완쾌되면 새운동화랑 아이팟 하나 쥐어주며 함께 본격적으로 운동하려 합니다.

    하루 하루를 살면서 삶을 배우고 또 견디는 법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요.

    • 동감 67.***.30.223

      그러게 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죽을것 같이 힘든일이 있어도 견뎌낼만큼만 일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억세게 운좋은 날도 오겠지요….
      Good luck~

    • . 72.***.49.26

      이 글을 읽으니, 저도 제 지난 3년간(진행중)일을 한번써 볼까하다 맙니다…풋 :-) 그러고 보면, 어떤 사람은 30년간 고생을 겪고있는 사람도 있겠고…

      얼마전에 한겨레신문에선가, 아들이 태어날때부터 병(뇌경변인가 뭔가 같은데 기억안남)에 걸려, 부부가 직장다 때려치고 둘이서 하루 2교대로 지금 9년째 기약도 없는 아들 병간호한다는…그리고 아빠가 마라톤을 시작해볼거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어요. 그래도 사랑하는 자식이니까요. 주변에서는 왜 포기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지 않느냐고 하는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고통의 깊이를 어디에 비하겠으며 그 누가 이해할수 있을까요…저 세상(천국)에서는 그분들이 가장 좋은 위치에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밖에는 없더군요.

    • 감사 24.***.227.228

      하찮은 일에서 조차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더 많은 감사의 소재들이 생겨납니다.생각해보면 주위에 감사해야 할일들이 너무도 많지요~ 심지어는 우리가 숨쉴수 있는 공기조차도 감사의 대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때 우리가 겪는 잡다한 불상사들도 줄어들고…(심리적인 안정감) 우리의 신체도 더욱 건강해진다는 사실입니다.–믿거나말거나..

    • 0xd055 64.***.211.64

      어렵고 힘들 때는 일이 꼭 겹쳐서 나더군요. 그러나 그 고통을 겪고 지나면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마음도 생기고요. 힘들 때는 왜 나만, 왜 우리 가족만! 하기도 하지만, 사실 겉에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가막힌 사연을 지니고 살고 있습니다. 힘든 일을 겪은 후에 피해의식보다 돕는 마음을 가지고 살면 그 고난이 많이 보상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