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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언듯한 날씨도 한줄기 봄바람에 슬며시 자리를 내주는게 자연의 이치이다.
그동안 독재의 통치하에 억압받고 신음하던 중동의 민주화 바람은 한낱 봄바람의 기운이 아닌 여름날의 강한 햇살과 열기처럼 여러나라로 퍼져가고 있다.
중동의 독재자들은 그래도 북괴 김정일 일당보다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고 최소한 수백만이 굶어 죽거나 수십만면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짐승처럼 살게 하지는 않았다.
또한 리비아, 이집트에서 수만명의 국민들이 국가를 등지고 단지 굶주림을 면하고자 다른 나라로 대량 이주했다는 소식도 듣질 못했다.
민주화의 바람이 이미 북녙에도 전해진 모양이다. 며칠전 뉴스에 나오듯이 산발적인 북한 주민들의 시위가 있었다니 작은 불씨가 커다란 화염으로 발전해 조만간 김정일 돼지우리를 홀라당 타버리게 할 날도 머지 않았다.
지금 이순간 북괴 김정일 일당들은 숨을 죽이며 중동에서 전개되고 있는 민주화 열풍을 뜨겁게 느끼며 불안에 잠못이룰 것이다. 돼지 김정은은 스트레스로 더 살이 찌겠구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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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민주화 시위와 뉴질랜드 지진 등으로 정신없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있던 22일 자정 무렵, 갑자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연설을 할 것이란 외신이 들어왔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하기 직전에도 그랬다. 한밤중에 곧 연설을 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외신들은 모두 하야 연설일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참모들이 무바라크에게 하야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쏟아진 직후였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무바라크는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무바라크는 슬며시 홍해의 휴양지로 떠났고, 부통령이 그를 대신해 퇴진성명을 발표했다. 독재자도 정치인은 정치인이라, 그의 본심을 알려면 ‘입’이 아니라 ‘발’을 봐야 한다. 밀리고 밀려서 대(對)국민 담화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가 처한 상황을 대변했던 것이다.
카다피의 연설 내용 역시 ‘사퇴 불가(不可)’였다. 유목민의 전통복장이라는 누런 빛깔의 치렁치렁한 옷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카다피는 주먹을 허공에 휘저으며 장장 75분간 연설했다. 말이 연설이지 사실은 횡설수설이었다. 시위대를 ‘더러운 쥐들’이라 부르고, 국민을 향해 “마지막 피 한 방울이 스러질 때까지 싸울 것” “끝까지 싸우다 순교할 것”이라고 했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듯, 서방과 미국, 시위대와 반대세력들에 대한 비난도 쏟아냈다. 사실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한 독재자가 아들이 소유한 국영방송을 통해 준비도 없는 연설을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였다.
카다피의 연설은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을 포기한 채 일방적으로 떠드는 데 익숙해져 버린 무례하고 뻔뻔스러운 독재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모습과 묘하게 겹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작년 9월 북한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44년 만에 열렸다는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등장했을 때의 모습이다. 국민은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나라에서 볼이 터질 듯 살이 오른 스물일곱 살의 후계자 김정은과 김정일이 무대에 오른 모습도 불쾌한 코미디의 한 장면이었다.
연초부터 불기 시작한 튀니지발 중동 민주화 시위의 바람이 이집트의 무바라크를 넘어뜨리고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전체로 번지고 있다. 마치 개방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것 같다. 현재는 리비아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주변의 바레인·예멘·알제리·수단 등지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북한도 이 바람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나라마다 사정은 천차만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000달러인 나라가 있는가 하면, 왕정(王政)인 나라도 있고, 이미 치열한 혁명을 경험한 나라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겐 ‘변화의 바이러스’에 취약한 억압적인 체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십년 독재의 압력이 한계에 이른 나라에 민주화 시위 바람이 불어닥치면 순식간에 폭발해 버리는 것이다. 18일 시위에 30년 독재자가 밀려나는 식이다.
축출된 중동의 독재자들은 권력이란 오래 갖고 있다고 해서 더 강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권력은 오래 쥐고 있을수록 삭을 대로 삭아서 결국엔 독재자 자신의 한 몸을 지키는 데도 부족할 정도로 허약해진다. 북한도 예외일 순 없을 것이다. ‘변화의 바이러스’는 3대 세습을 꿈꾸는 삭을 대로 삭은 권력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북한 곳곳에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