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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네요.
늦게 결혼을 하면서, 다른 집으로 이사는 와서 노처녀와 노총각의 살림을 합치면서 보니, 가구도 없고 모든 게 변변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 사들였읍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결혼한 딸이 어떻게 사나 미국에 오셨을 때, 전 자랑스럽게 집도 보여 들이고 우리가 장만한 살림들을 보여 드렸지요. 철없는 딸이 객지에서 이렇게 사니, 이제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어머님 말씀이,얘, 벌써부터 이렇게 바리바리 사다가 집에 쌓아 놓으면 어떡하니? 결혼해서 같이 살면서 하나씩 장만하는 게 결혼의 큰 낙인데—. 하시더군요.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 데, 요새는 결혼하고 둘이서 같이 쇼핑가서 가전제품 하나씩 가구 하나씩, 시간을 들여서 사는 커플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가더라도 이거 사면 집에거 어떡하지? 하다보니 사고 싶어도 못사고, 귀찮아하다 보니 모든 게 고물이네요.
친구랑 얘기를 하다가 40이 넘는 다는 건, 내가 말해 놓고서는 ‘이거 우리 엄마가 하던 소리인데–. 똑같이 말하네’일 때라고요.
날씨가 전국적으로 좋네요. 주말을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