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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유부남의…를 읽고 써봅니다.
답글 주신 분들 말이 맞기도 하지만 저는 비슷한 홍역을 치뤘던 사람으로 원글님 감정을 많이 이해 합니다.답글 주신 분들이 다들 ‘성욕’으로만 이해하시는데 대부분이 아직 젊으신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배우자가 없으면 못 살 거 같이 좋은 사이이고 가정도 행복하고 원만합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제가 갈망했던 것은 ‘사랑’ 이 아니라 ‘로맨스’를 꿈 꿨던 거 같아요. 제가 주로 했던 상상은 지금 내 마음에 담고 있는 이 수많은 책임과 숙제에 대한 고민없이 그저 설레임으로만 멋진 풍경을 보고 걸어다니면서 한 자유인으로서 나를 이해해 주는 상대방과 ‘이상’이나 ‘꿈’ 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저를 아름다운 한 인간으로 바라봐 주는 아름다운 다른 한 인 간에 대한 상상이랄까요.
중년이 되서 겪었던 이 마음의 아림은 생각보다 강하고 아찔해서 이미 얼굴 못 본지 몇 년이 지났어도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어지럽습니다. 서로 이성으로 말 걸어본적도 없는 사이였고 지금도 왜 그런 홍역을 치뤘는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너무 마음이 괴로와서 혼자서 운 적도 있습니다. 제발 이 미친 중년이 얼른 지나가야 할 텐데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제 2의 사춘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미친듯이 앞으로만 달리던 30대를 지나서(이 때는 아무리 많은 선남선녀에 둘러싸여 있어도 유혹을 못 느꼈음) 이미 거울을 통해 늙어버린 저를 보면서 그냥 철없이 아름답기만했던 제 20대를 아쉬워하면서,
약간은..외로워 지면서,
남편/아내가 있지만 서로 눈을 반짝이면 쳐다보기엔 너무 많이 익숙해지면서,성호르몬이 감퇴되면서 ‘경고’신호로 오히려 대뇌를 자극하는데서
오는 보상기전이라고나 할까요.지금은 이 이상한 보상기전이 예술로 옮겨져서 제 평생 느끼지 못한
미술에 열정이 생겼답니다(하루 종일 그림만 감상해도 행복할 거 같은).제가 아주 이상한 중년인 건지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지만 10대나 20대처럼 관심을 못 받는 40대의 흔하디 흔한 경험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글 올리신 분도 저 처럼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