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이야기 2탄 ^^;;

  • #83947
    미시가미 99.***.167.249 4063

    뱅기갖고 조카가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있어서 또 글 남깁니다. 여기서 혼자 놀다보니 얘기 할 사람도 없고 해서니… 임신해서 남편이랑 같이 했던 일도 멀리하고 있어서 정말 심심해서니… 꿀꿀님 이해하시죠? ㅋㅋ

    이번년에 4살 되는 조카가 늘 전화를 받으면 처음으로 하는 말이
    “왜 안와?”입니다. 왜 자기 보러 안오는 거냐는 거죠.
    이번에도 여지없이 먼저 전화받고 물어보길래..
    조카 : 왜 안와?
    고모 : 나 거기 갈려면 비행기 타고 가야해.
    조카 : 차 없어?
    고모 : 차 있는데 차타고는 못가고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고 산 넘어서 가야해.
    조카 : 멀어? (멀리 사냐고 묻는거 같아요)
    고모 : 어, 아주 멀어서 차 못타.
    조카 : 알았어. 전화 끊어.. 뚜우우우….
    전화 끊었슴다. 정말로….

    몇 일 후 임신 9주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엄마네 전화했더니 또 조카가 먼저 전화를 받길래, 제가 먼저 선수 쳐서
    고모: 왜 여기 안와?
    조카: (제가 먼저 물어봐서 좀 당황한 기미가 느껴짐) 어.. 놀러 갈께.
    고모: 뭐 타고 올거야?
    조카: 아빠차
    고모: 아빠차로 여기 못와. 멀어서. 비행기 타고 와야해.
    조카: 비행기? 위험한대…..(정말 목소리도 걱정하듯이)
    고모: 안 위험해. 꼭 고모랑, 고모부 보러 놀러와.
    조카 : 알았어. 할머니 바꿔줄께.. (사라짐..)

    남편한테 얘기해주니 남편이 정말 비행기 위험한대 했냐면서 웃긴다면서 막 웃어주더라고요. 조카가 많고 어리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많아요.

    언니의 중학생 되는 큰 애는 제 임신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아해줘서 니가 왜 좋은데 했더니 딸로 부탁한다고. ㅋㅋㅋ 왜? 했더니 집안에 여자애가 하나 밖에 없는데 남자애 4명이랑 노는 동생이 불쌍하다고 이모가 딸나면 그애가 놀아주면 좋겠다고요.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 했더니 이모, 나랑 누구(위의 4살조카)봐… 하더라고요. 둘이 나이차이가 11살인데 같이 놀거든요. ㅋㅋ 전화 끊으면서 쌍둥이로 부탁해~ 남자여자로~ 해서 긴장을 했다는.. ㅋㅋ
    외로이 여기서 임신을 맞으니 한국의 식구들이 더욱 그립네요.
    이번년에 혼자라고 놀러 갈려고 했는데 식구가 갑자기 늘어버려서 계획이 무산이 됐지만, 나랑 놀아줄 친구가 제 뱃속에 있어서 기대 만땅입니다.
    한국말 하면서 놀 내 친구입니다~

    • finger 131.***.8.250

      ㅎㅎ 조카가 너무 귀엽네요.. 마지막에 놀아줄 친구가 기대만땅이라고 하셔서 갑자기 저희 두아이 태어날때가 생각나네요..

      아내랑 미국온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어느날 저녁 아내가 그러더군요.. “친구도 없고 혼자 집에 있으려니 도저히 심심해서 안되겠다고 아이라도 하나 있으면 같이 놀텐데 너무 외로워..”
      그리고 열달후 첫째가 태어났습니다.

      첫째가 세살 무렵 또 어느날 저녁 아내가 그러더군요.. “아이가 혼자라서 너무 외로워해 그래서 플레이데잇 데리고 갔는데 그집은 형제가 있어서 둘이만 놀고 우리아이랑 안놀아줘서 나만 힘들었어. 정말 아이를 위해 플레이데잇 만들어서 하는것도 고역이고”
      그리고 또 열달후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두아이 케어 하느라고 아내나 저나 아무 생각없어요..

      저희 아이들이 이사실을 알면 안되는데…

    • 기다림 70.***.55.21

      둘이 너무 외로워 보여 셋째가 태어났다는 뭐 그런 이야기도 있을법 한데요…
      가끔 느끼는 것인데 한국에 있는 아이들은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 굉장히 조숙한 느낌이 들때가 많아요. 사용하는 단어도 그렇고… 제가 미국 살아서 한국의 요즘 유행하는 말에 익숙하질 않아서 그런가도 생각해 보는데… 아무튼 참 말도 잘하고 옷도 잘 입고…. 내 자식이지만 미국살면서 촌놈으로 키우는 것 같아서 미안할때도 많아요.

    • 미시가미 99.***.167.249

      저도 기다림님처럼 느낄때 많아요. 1년만에 잠깐 한국으로 외출을 했는데 왠걸… 애들이 다 쌈박하고 ^^;; 깔끔하고, 옷도 잘 입고, 말도… 정말 기가막히게 이쁘게 잘해서 저희 남편도 놀랬담니다. 제 남편은 위의 4살짜리 조카(그 당시 3살)한테 반해서 집에 와서도 이 조카 얘기만 하고요. ㅋㅋ 자기 동생에서 난 조카도 있지만 제 친정 조카를 더 이뻐해줘서 고맙네요. 우리나라 애들이 확실히 애교가 작살~이에요. ㅋㅋㅋㅋ 같은 여자애 조카가 친정과 시댁이 있는데 말하는 거면 애교며 제 친정조카가 앞서더라고요. ^^;;
      FINGER님/저도 가능하다면 우리 복땡이 낳고 복땡이가 외로워 할거 같아서 힘이 닿는데로 더 낳고 싶네요. 가능하면요~ 몸풀면 다시 남편일 도와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못 놀아 줄거 같아서 플레이메이트 만들어야 할거 같아요~ ^^

    • Y 206.***.145.15

      정말 귀여운 조카네요.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 꿀꿀 75.***.117.81

      미시가미님,,, 무쪼록 이쁜 아기 낳으시길 바랍니다,, 20주면 아들인지 딸인지 갈켜주니깐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