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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소 이야기” 라는 카툰이 돌아다니는 것은 다들 아실 것이고.
가죽 자체에는 물론 프리온이 없어. 하지만 도축과정에서 척수가 튀어 살코기에 묻을 가능성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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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이야기하다가 왜 살코기…
혹시 autoclave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는데 오토클레이브에서 600도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나 의문스럽다. 가능하기나 한가? 게다가 그렇다면 600도의 증기라고 해야지. 물이 아니라. 화씨 451 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저 제목이 종이의 발화점을 뜻한다고 그런다. 섭씨로 환산하면 233 도.. 나무의 발화점이 대략 400도… 근데 600도에서 멀쩡하단 말이야? 정말? 정말 저딴 걸 믿어?
염산에 넣어도 죽지않을…. 당연히 안죽지. 살아있는 게 아닌데. 근데 정말 염산에 넣어도 변형되지 않는단 말이야? 정말? 12 몰 염산에 넣어도 안녹아? 정말? 이런 이야기할 때는 농도가 무척 중요하단다. 꼭 농도를 적어주기 바래요. 수술도구 등은 아마 염산으로 세척할 수 없을텐데 그거야 금속을 염산에 넣으면 금속이 녹아버리니까 그런 거겠지.
이런 거 보고 ㄷㄷㄷ 하는 사람도 있겠고 여기 나온 이야기 줄줄 외어서 여기저거 옮기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 뭐 세상이 다 그렇지 뭐.
미국쇠고기 들어오기 전부터 저렇게 인간광우병이 만연하니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인간광우병이 옮든지 한우고기로 인간광우병이 옮는 것 같다. 미국쇠고기보다야 한우고기가 더 인간광우병을 잘 옮기겠지.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보너스로 “프리온 600도 생존설 원전” 의 진실도 밝혀드리죠…
“섭씨 600도에서도 프리온 단백질의 복제능이 살아있었다는 논문이 2000년도에 발표되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논문이 있다고 하네요. 아주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거네요.”
이 제보를 해주신 분은 “섭씨 600도에서도 프리온 단백질의 복제능이 살아있었다는 논문” 이라고 표현했지만 1999년에 나온 이 논문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New studies on the heat resistance of hamsteradapted scrapie agent: Threshold survival
after ashing at 600°C suggests an inorganic template of replication”즉 이 논문의 주제는 변형프리온의 복제에는 뭔가 무기물질이 관여되어 있는 게 아니냐 는 것이다. 스크래피 병에 걸리게 한 햄스터의 뇌를 잘라 1 g 을 취한 다음 온도를 올리면서 가열했다. 600도 온도에 타서 거의 완존히 재가 됐는데 (불꽃이 튀면서 타고 시커먼 연기가 나고 무게감소가 98-99%. 즉 유기물질은 거의 다 CO2 등이 되어 날라가고 무기물질만 남았다.) 이 놈을 갈고, pH 7.4 PBS 버퍼에 타서 햄스터의 뇌에 주사로 찔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먹여서” 가 아니다.). 근데 그래도 (약하지만) 전염력을 보이더라… 그러므로 변이프리온의 복제에는 decomosition 온도가 600도-1000도 사이인 뭔가 무기물질이 관여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지 변이프리온이 600도에도 살아있더라라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저 논문을 뜨문뜨문 읽으면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는데 잘 읽어보면 저 논문 중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The best-studied examples of microbial heat resistance are found among bacterial spores,
which typically are used to test the efficiency of autoclaves and incinerators: wet spores of Bacillus subtilis and Serratia marcescens have been shown to resist brief exposures to temperatures between 270°C and 340°C, and some viability of dry spores persists after exposure to 370°C (21).None of these organic molecules or microorganisms has been shown to retain biological or replicating activity after exposures to temperatures above 400°C, and certainly none would be expected to survive 600°C.”
고온의 열에 버티는 넘으로는 어떤 박테리아 포자가 있는데 젖은 넘들은 270-340 도 사이에서도 잠깐이라면 버티고 심지어 마른 넘들은 370 도 이상에 노출된 이후에도 살아남기도 한다고. 그래서 얘네들은 고온살균기의 효능을 테스트할 때 쓰인다는데, 그 바로 아래에 심지어 이 넘들도 400도에 노출되면 전염력을 잃고 600도에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쓰고 있죠? 그러니끼니 뭔가 무기물질이 관여하는 게 아니냐 (유기물은 절대 저 온도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말미에 가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Exposure to 600°C or 1,000°C produced a flaming tissue combustion that lasted several seconds and yielded a residue of glowing black ash that had lost 98–99% of its initial weight.
Under these conditions it is difficult to imagine the survival of any replicative (or even nonreplicative) biological structure composed of proteins or other organic compounds. Yet, combustion is a series of pyrolysis and oxidation reactions that proceed rapidly but incompletely. At the comparatively low combustion temperature of 600°C and with limited oxygen penetration into the crucibles, it is remotely possible that some of the organic molecules originally present might have escaped destruction.”
저 온도에 유기물이 남아있을 수가 없는데 전염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말이에요. 여기서 프리온이 600도에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그건 불가능하니까. 그런데 저런 결과가 나왔으니 설명을 시도하는데 여기서 시도하는 것은 “혹시 덜 탄 게 아니냐.” 라는 것입죠. 태우다보면 산소가 모자라서 좀 덜 타고 가능성은 적겠지만 혹시 안타고 남은 넘이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죠. 왜, 고기를 굽다가 잠시 한눈팔면 고기가 타는데 바깥은 새까맣게 타도 잘라보면 안에는 안타고 남아있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거죠. 이 주장이 좀 까리하다고 생각했는지 그 다음에 혹시 무기물질이 관여하는 게 아니냐 라는 설명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런 건 가령 수술도구를 깨끗하게 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이런 것을 논할 때는 의미있는 결과이지만 (몇분 이상 태워야 한다든가) 일반적으로 말해서 변형프리온 단백질은 600도에도 안탄다거나 하는 소리는 아니라는 말씀. 하물며 “600도의 물” 은 그야말로 넌센스.
추가: 듀나게시판에서 들어온 사람들 보세요. 거기 보니까 심각하게 오독하는 사람이 하나 있던데, 나는 지금 주장을 미리 세워 놓고 거기 해석을 끼워맞추고 있지 않아요. 프리온 단백질이 600도에도 안탄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어요. 저 논문 또한 이런 이를테면 공리위에서, 어째서 저런 결과가 나왔는가를 설명하려는 처절한 시도를 하고 있을 뿐. 탄소가 보호해서 불완전연소되고 어쩌구 하는 것도 불완전연소가 가능하다면 어째서 가능한가를 설명하려는 시도의 하나일 뿐이고 프리온 단백질이 600도에도 안탄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즉 불완전연소설이 사실이라면 촛점은 어떻게 완전연소시킬 것인가로 가야 하는 것이지 여기서 프리온은 600도에도 제거가 안된다 로 가면 곤란한 것입니다.
변형프리온조직을 태웠는데 불완전연소되었다 라는 이야기와 변형프리온은 600도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게 이해가 안간다면 어쩔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