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자식이 있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을 측량하고 제한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마음이 남편 전처 자식들에게는 생기지가 않네요. 제가 원하는건 밸런스이지 그 자식들과 절연을 하라는것이 아닌데.. 이런점도 생각해보면 제가 생각하는 밸런스와 남편이 생각하는 밸런스는 다를수도 있겠죠.
남편은 저와 재혼을 하고 지금 아이 하나 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바로 둘째도 원했지만 이미 전처와 사이에 아이 둘이 있는데…무엇보다 그 아이들 문제로 불화가 자주 생겨서 제가 둘째를 계속 미루다 이제 혼자 있는 아이를 보니 동생을 만들어줘야겠다 싶지만…남편에 대한 사랑이 식어감을 느끼는 지금 상황에서 어케 해야 모르겠네요. 설사 남편과 헤어진다 하더라도 아이에게 혈육이 하나 더 있는게 미래를 위해서 좋을거 같은데..
허나..남편에 대한 사랑이 많이 식었음을 깊이 느낍니다. 아무래도 이런 이유에서 더 남편 행동에 불만이 생기는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간단히 불만을 아니 제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얘기하자면…
같은 주에 살지도 않는 아이들을 비행기 타고 데리고 오고 데려다 주고를 평균 3개월에 한번씩 합니다. 크리스마스 때 와서 한 2주 지내다가 1월에 돌아가고, 3월 봄방학때 와서 2주정도 지내고, 저 한국에 있는 동안 남편이 5월에 아이들 만나러 가고, 6월 중순에 여름방학 하자마자 와서 8월까지, 완전히 개학하기 전날에 돌아갑니다.. 그러면서 왕복 비행기에 양육비도 고스란히 두달치 다 주고요, 전처가 선심 쓰듯 600-700달러 나중에 깍아주는데 남편이 보내는 양육비나, 여름방학때 같이 여행 다니면서, 그리고 와서 먹고 쓰는거 비교하면 완전 껌값이지요.
그리고 나서 할로윈이라든지, 무슨 건수를 잡아서 가을에 한번 더 만나요.
제가 화가 치미는것은 평소에는 남편일이 바빠서 저희 아이랑 많이 못 놀아줍니다. 주말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 아이들이 오면 하루도 않빠지고 매일밤 영화를 같이 본다던지..암튼.. 그 바쁘다는 사람이 주말마다 어디 놀러가고..물론 저희들 모두 같이 가니..내가 이해해야지 넘어갔습니다..
그런데..가끔씩 함께 할수 없는걸 예약합니다.. 그집 큰아이와 저희 아이 나이차가 10살차이고 성별도 다릅니다. 그래서 흥미거리가 좀 다르죠. 제 생각엔 가족이라면 가장 막내에게 맞춰야 하는거 아닌가요? 7살이상 입장 가능한 프로그램을 신청한다거나, 보트 낚시를 간다거나, 오지 캠핑을 간다거나.. 그러면 저와 아이는 집에 있고 제가 느끼는 감정은 소외감이죠..
함께 시간을 보낼때 2돌 밖에 않된 막내보다 그 아이들에게 맞추니 이해하기 어렵네요.
그 중 몇가지 일이 있어서 크게 싸웠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맘에 남아서 그 아이들 온다는 소리만 들어도 싫고 헤어질까도 생각합니다.
그 중하나가 동물원에 갔었는데 점심때가 지났는데도 점심 먹을 생각도 하지 않고 해서 막내 점심먹어야 한다니까 금방 쇼핑몰 간다고 참으라고 하더니 그 집 아들이 배고프다고 하니 바로 먹으러 가더군요..더 충격은..메뉴를 정하고 전 바로 아이 손 씻기러 화장실에 갔는데 우리 아이거는 주문을 하지 않았더군요.. 아이는 배고프다고 우는데.. 화가 나서 막내음식을 주문하지 않았냐며 인상을 쓰니까 적반하장으로 제가 암소리 않하고 화장실 갔다고 화를 내며 저한테 뒤집어 씌우더군요. 그럼 전에 막내 점심 먹어야 한다는 소리는 뭘로 들은건지..창피한 줄도 모르고 그자리에서 소리 고래고래 지르며 싸웠네요. 지금도 이게 잊혀지지가 않아요. 2돌인 막내 배고픈거 무시한것도 모자라 주문을 잊다니요..메뉴도 핫도그랑 뭐하나..두가지 밖에 없었는데요. 그 전에는 막내 재우러 들어갔는데 저희들끼리 아이스크림 먹고 있으니까 그 소리에 막내도 잠 못들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서 나가자고 해서 먹고 다시 재우려고 방에서 나갔더니 남편 얼굴이 확 구겨지면서 베드타임이라고..다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울고불고 난리치는 막내 데리고 다시 들어가서 있는데 얼마나 울화통이 터지는지.. 남편은 이런걸로 화내는게 제가 그 아이들을 않좋아해서래요. 남편놈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거지요. 본인이 사려가 없고 지 멋대로 하면서..
제가 너무 사소한걸로 예민하게 구는건가요? 절연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여름방학에 와서 2달간 머무는거 괜찮습니다. 일주일에 3번 정기적으로 스카이프 하는것도 괜찮고요..본인은 하루에 30분-1시간 아이들이랑 정기적으로 통화하면서 제가 친정에 통화하면 길게 통화하지 말라고 엄청 눈치 줍니다. 전 그 아이들과 통화시간 전혀 관여하지 않는데요..제가 그거 걸고 넘어가면 본인은 짧게 한다고 우기고..그래서 남편 반응들 뻔하니 아예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가족은 우리가 아니고 그 아이들이지..라고 한적도 있고요..(실제로도 그렇게 느낍니다) 언제 크루즈여행 가자고 해서 그 아이들과 말고 제가 우리 부부와 우리 아이하고만 가고 싶다고 했더니 예약하지 않더군요. 섭섭한게 한두개가 아니고..그렇게 자식들이 좋으면 재혼하지 말고 편하게 하고 싶은데로 살지..더군다나 왜 자식은 더 낳았고 더 낳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말로는 저와 아이 10명은 낳고 싶다고 하는데.. 심하게 비약하자면 저랑 아이는 들러리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그 아이들이 같이 살지 않는 아빠지만 좋은 사이를 유지하며 성장하기를 바래요. 우리 아이하고도 좋은 관계였으면 좋겠구요. (지금은 어려서 인지 아이들끼리는 잘 지내요) 그런데 남편의 이런행동들이 저를 그 아이들을 경쟁상대로 생각하게 만드는거 같아요.
전 그 아이들에게 잘해주는것도 없고 못해주는것도 없어요. 그냥 사무적인 관계..아빠랑 사는 아줌마고, 남편의 아이들이고..
이정도로 얽혀서 자주 보면서 살줄 알았으면 남편과 재혼하지 않았을거예요. 그리고 결혼전에도 분명히 제 뜻을 밝혔거든요. 한집에서, 아니 같은 주에서도 그 아이들과 살고 싶지 않다고요. 남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 전 남편도 제 뜻 인정한줄 알았는데.. 그냥 얼렁뚱땅 였던거 같네요..
솔직히 이 결혼 끝까지 갈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둘 모두의 부단한 노력 없이는 않될거 같은데 남편과 진지한 대화하기가 싫어요. 아니 지쳤다고 해야지요..그래서 제 3자 통한 부부상담 받자고 하면 우리는 아무 문제 없다고만 하고.. 저는 저대로 쌓여만 가니..남편이 싫은것도 아니고 좋은것도 아니고..그냥..점점 관심이 없어져요..그러니 남편이 무슨말을 해도 건성건성..심지어는 중요한 문제도 건성으로 들어서 제가 기억못하니 남편 황당해하고..그냥 우리 가족, 내일이 아니라 남편일 같아요..그래서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이런 생각만 들고 관심이 않가네요.
평소의 남편은 계속 제 눈치만 보고, 제가 기분이 좋은지 아닌지, 행복한지, 사랑하는지,,계속 물어보는 것도 짜증나고..부인미소를 보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미안하고 측은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너혼자 참 애쓴다” 라는 생각도.. 문제는 제가 원하는게 아닌 본인이 원하는걸 하면서 만족하려 하는거죠..
약간 삼천포로 빠졌는데..혹시 재혼한 분들 어떤가요? 남편은 저보고 자식을 낳아보고도 본인 맘을 모르겠냐고 하는데..저도 입장 바꿔 생각도 해보고..만일 우리가 이혼하고 남편이 아이를 기르고 제가 다른 남자랑 재혼을 해서 아이까지 낳았다면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 아이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전결혼 사이의 자식과 함께 하려고 아둥바둥 하지 않을거 같아요. 저혼자 아파하던지 아님 아예 재혼을 하고 새가정을 꾸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전결혼의 자식도 같은자식이고 권리가 있죠. 여기서부터 남편이 이기적이라고 생각되는게 두마리 토끼 다 원하는거죠. 전에 한국에 살았을때도 남미에 출장이 있으면 반드시 미국 들려서 아이들 하루라도 만나고 한국왔죠..남아메리카가 옆집도 아니고..
이제는 제가 그집 아이들 오는거 무조건 달갑지 않은줄 알고 오는날 며칠전에 통보식으로 말하고 왜 상의하지 않았냐고 하면 제가 화낼까봐 그랬다고..바보 아닙니까? 통보하면 화 않내나요? 아이들한테 뭐 보내줄때도 뭐라고 한적 단 한번도 없는데..몰래 자기 서재에 들어가서 포장하고 몰래 가지고 나가서 우편으로 부치네요..남편은 일단 피하고보자 인거 같은데..계속 이러다가는 우리 가정 미래가 불투명한거 같아요. 그런데 이혼하고 나면 우리 아이 만나러 한국에 몇번씩 올거 같지는 않은데 그러면 그 집 아이들한테 했던거 비교해서 제가 헤어지고 나서도 남편 증오하면서 살거 같아요.. 우리 아이가 개밥에 도토리도 아니고 그냥 아빠 죽었다고 하고 절연시킬거 같기도 하고.. 에이고..너무 멀리 갔네요..
가정은 지킬수 있으면 지켜야겠죠..저도 좋은 아내도 아니면서..근데 그 집아이들 문제 말고도 여자친구에서 아내가 된 지금 남편은 제게 어머니의 마음을 기대하고 있어서 제가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더 그런생각이 드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