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부리고…

  • #98831
    bj kwon 155.***.46.241 2655

    한번 읽어보세요. 벌써 몇달 전쯤 나왔던 이야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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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나가던 명문대출신 억대 연봉 ‘프로그래머’의 추락**

    000장관 소프트웨어 대상, 000 주최 경진대회 3년 연속 수상, 전 세계 아이큐(IQ) 148이상 모임 ‘멘사 클럽’ 회원….

    10일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불구속 입건한 프로그래머 A(41)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이른바 명문대 출신에 전 직장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을 A씨가 경찰 신세를 지게 된 것은 지난 5월 도박프로그램 개발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게임회사 출신인 박모(33)씨가 서울에 도박프로그램 업체인 M사와 T사를 설립한 뒤 ‘단시간 내 돈을 벌 수 있다’며 A씨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잇단 사업실패로 억대의 빚을 진 A씨에게 단 2주일에 1200만 원이라는 짭짤한 수입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던 것이다.

    ‘치고 빠지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A씨는 개발에 참여 했고, 3∼4명의 프로그래머를 지휘하며 B프로그램과 A, S 등 모두 7개의 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A씨와 함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프로그래머 역시 이른바 명문대 출신으로 박씨에게 350만 원∼5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하지만 박씨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A씨의 꼬리 역시 밟히게 된다.

    박씨는 A씨 외에 서버운영자와 웹디자이너 등 직원 12명을 모집한 뒤, A씨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개당 8000만 원씩 판매했다.

    또 O, M, L 등 도박사이트 10개를 중국과 필리핀 등지에 개설한 뒤 351개 가맹점을 모집·운영해 수수료 명목으로 8%를 떼 100억대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영업을 확대해 갔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도박서버 설치 장소를 1주일 간격으로 변경하기도 했지만 결국 경찰의 첩보망에 걸렸던 것이다.

    경찰은 이날 박씨와 운영자 김모(36)씨 등 3명을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A씨 등 17명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충남경찰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대전·충남지역 도박업체 특별단속을 실시, 사행성게임장 357건과 성인PC방 586건을 단속해 283명을 구속하고 264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충청투데이 전진식기자 sinmunman@cctoday.co.kr /노컷뉴스 제휴사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충청투데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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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문대 출신이 어쩌고 하는 비아냥은 그냥 넘어가죠… 실제로는, 이 기사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사연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죠.

    제가 보는 포인트는 그게 아니고,

    2주동안 프로그램 짜주고 1200만원을 번다… 짭짤해보이죠?

    누구누구는 그걸 1200만원에 사서 2억4천을 바로 손에 쥐죠.(위의 펌 기사에는 8천만원에 팔았다고 했는데 제가 원래 읽었던 기사에서는 8천만원에 3개 도박싸이트에 팔았다고 했었음).

    그 뿐 아니고 그걸 프랜차이즈 식으로 운영하면서 로열티로 100억원(!!)을 벌었다는 것 아닙니까… 물론 이 사례는 불법 사례니까 별로 좋은 본보기는 아니지만 (그리고 이 사람(프로그래머 말고.. 이 “박씨”라는 사람) 좀… 그렇네요… 그 도박프로그램을 8천만원 받고 팔고는 또 계속 그걸 갖고 프랜차이즈로 엮어서 먹을려고 했다는 건데 좀 욕심이 과했죠)… 근데 아무튼….

    이런 식의 역학 구조는 상당히 흔하게 볼수 있는 겁니다.

    세상에는

    많은 똑똑한 놈이 날라다니는데,

    자기가 날라다닌다고 우쭐해하지요.

    그들은 다음 사실은 잘 모릅니다.

    첫째, 자기에 붙어가는 놈들이 많다는 것 (날라가는 놈에 붙어가는 놈이죠)
    –> 사실 개중에는 요것까지는 눈치빠르게 알아차리는 똑똑한 놈들이 있기는 해요… 그런데 다음,

    둘째, 자기보다 위에서 날라가는 놈들도 있다는 것.. 날면서 고개를 위로 향해서 보기가 쉽지는 않겠죠? 그러니까 통상 날때는 밑과 앞 그리고 옆만 보게 되는데, 자기가 위를 보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겁니다.

    • 촌철살인 75.***.73.192

      요즘, 비제이 권님의 글이 뜸하다 했더니, 혹시 그 프로그래머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신 것은 아니신지. 몇달전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는 그 이유가 아무래도..

      대충, 저도 생각했던 내용을 깔끔하게 써서 요약을 해 주셨네요. 아무래도 주위에 똑똑한 사람이 많으면 인생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죠. 아는 것은 별로 없는 데 말만 많은 사람만 옆에 있으면 몸 상하고,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 66.***.14.2

      여러가지로 생각하게하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 타고난혀 24.***.41.238

      개인적으로 참 많은걸 느끼게 해주는 부분인것 같습니다..결국 엔지니어는 죽으라고 일해서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것 같습니다.. 저희 사장님 견해에 따르면 less-developed 국가 일수록, 기술직을 천시 한다고 합니다.. 언젠가 한번 카이스트에서 경영학을 같이 이수하게 했다고 하는데, 기술직을 최우선으로 해주고 등쳐먹지 않는 풍토가 되는 사회가 빨리 이룩했으면 좋겟네요..

      이런거 법적으로 보호를 어떻게 해주는게 없을까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교수님께서 예전 한국통신에서 개발하신게 여러개 있으시다고 했습니다..근데 그분이 법적인 내용을 잘 몰라서, 특허를 여러개 놓치셨다고 하더군요..

      이런거 보면, 가끔.. 기술 공부 하는것보다, 깔끔쌈빡한 문서 작업을 하는 펜으로 가고 싶은 유혹이 가끔 들어옵니다..

    • bj kwon 67.***.240.180

      그 프로그래머와 아무 친분은 없지만, 그가 참 안됐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2주에1200 128.***.50.120

      한달이면 2400이라는건데..겨우 이정도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니.. 정말 프로그래머의 회의가 느껴지게 하는 기사죠. 근데 비단 프로그래머 뿐만 아니고, 기술 관련 업종이면 이보다 더한 사례가 많더군요. 특히 산업 스파이 짓 했다고 나오는 기사들… 제가 아는 사례들이 있는데, 죄다 무죄 였습니다.

      주로 더러운 회사들이 많이 써먹는 수법인데, 직원들이 불합리한 처사 때문에 퇴사하고 나은 곳으로 옮기면, 일단 고소를 해버리죠. 언론에다가는 실제 날 손해보다 100배정도 부풀리고.. 그래도 기자들이야 잘 모르니 그대로 기사에 쓰죠. 회사에서 고소하는 거라 회사는 큰 손해날 것도 없는데, 고소당한 사람들은 다른 곳에 취직도 못하게 되고, 근심속에 나날을 보내다가 무죄 판결이 난 이후에도 이미 재취업은 물건너간 상태라 그야말로 인생 망하죠. 기술 업종 관련 기사는 한번 곱씹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