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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주말은 차아암~~ 중요하다.
주말에 푹 쉬면 다음주가 정말 몸이 다르다.
그런데 지난 15 개월간 주말에 제대로 쉬어본 적이..
두번 있었다. 아내 없을 때 시험 끝나고…이제 직장도 잡았겠다.. 몸도 예전 같지 않고 해서
차라리 그 시간 애랑 놀아주며 아이의 정서에 도움줄까 하며
올해부터 문득문득 포기하고 싶은 박사학위..
허나 정작 몸으로 뛰어 고생한 나보다 옆에서 아내가 더 난리다.
이제껏 고생한게 얼만데 이제와서 포기냐고 절대 안된댄다.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그런데 신기한 것은
공부할 시간도 잘 안준다.청소하고 설겆이 하고 빨래 하고 하는거 정도면 잠깐이니 상관없는데
쇼핑하러 간다고 애보라고.. (이러면 3~5 시간)
집보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짧아도 3시간..)
그러고 나서 공부하러 도서관 가면 쫌있다 전화해선 언제오냐고..지난주말도 이번주말도 그렇게
삭감당하고 남은 짜투리 시간 공부해서 오늘 시험쳤다.
당근 머리 쥐어 뜯고 싶었다.
‘이러다 내가 포기하기전에 저절로 짤리겠다.. ‘ 하며..
무거운 맘으로 밤 9시 넘어서 들어오니 아이가 같이 목욕하잰다.
피곤하니 그냥 자고싶은데… 하며 발 씻고 세수하는데기껏 과일 갈아서 만들어준 쥬스 안먹는다고 엄마한테 진탕 혼난다.
싫다고 소리치며 대들었기에 진탕 혼나는거 가만 놔뒀다.
그리곤 눈물 뚝뚝 흘리며 쥬스 다 마신 다음
엄마한테 들어가 자라고 한소리 들은 아이에게
내가 슬며시 방으로 들어가며 살짝 손짓했다.
맨처음엔 Good Night~ 인줄 알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손 흔들던 아이가
내가 다시 손짓하자 어깨를 으쓱 올리며 고개를 낮추곤 (눈 초롱초롱..)
살금살금 뒷굼치 들고 내게로 온다.
“Let’s take a bath” 하고 속삭이자
“Keep a bath?~” 하며 다시 묻더니 (아인 자꾸 Keep a bath 라고 한다)
“We have to be quite” 하며 검지를 입에 대며 속삭이며 욕실로 따라 들어온다.
그렇게 난 애를 씻겼고 아이는 실컷 내게 물 뿌리며 물놀이 했다.오늘 겨우 그렇게 애랑 1시간 밖에 못 놀아줬다.
나도 그냥 직장인으로 주말에 쉬며 아이랑 실컷 놀아주고 싶은데…
지금 (3~4 살) 이니까 엄마 아빠 찾지 쫌만 크면 노는건 커녕 말도 붙이기 힘들 텐데..
이제 몇달뒤면 만으로도 꼼짝없는 40 인데
아직도 계속 이렇게 수업에 시험에 논문에.. 씨를 뿌려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