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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끔 아들/따님들의 직업에 대해서 문의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네요.
특히 요 아래 글 (22744 취직률과 연봉… )도 있어서 한번 글을 써봅니다.예전에 자기 아이를 좋은 대학을 보냈다고 자랑하시는 어머님과 우연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자식이 20살이 되도록 기러기 생활을 하는 어머니이신데.. 본인께서는 어떻게 자식을 교육시켰는지 주위에 알려주시려고 하시는 듯 했습니다. 물론 부모입장에서 참 자랑스러우실 겁니다.
스무살때쯤인가요. 이런애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한테 그런다고 하더군요.
“너 대학만 가라. 그러면 어른대접해준다.” 그래도 자식을 어른대접해주는 부모는 많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군대만 다녀와라. 그러면..” 다녀와도 않해줍니다.
결혼하면 어른으로 대접해줄려나.. 그래도 아닙니다.
애를 낳아 기르게 되면, 그나마 대접받는 듯 합니다.
부모가 어른대접을 해줘서 느끼는 게 아니라, 사실은 본인이 그 입장이 되보니 본인 스스로가 ‘아주 조금’은 그 마음이 이해가 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요즘 한국은, 저희가 대학을 다닐 때 (90년대 초)와는 달리 다른나라로 유학/어학연수를 가는 젊은이들이 한국에 많은 것 같습니다.
초중고생들은 자기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의 치마바람에 못이겨서 온아이들이 대부분이것 같습니다만..
그나마 스무살이 넘어서 온 젊은이들은 그나마 자기의지가 있어서.. 그것도 남들이 가니깐 이력서에 한줄 더 추가하려고 온 젊은이들부터, 사명감을 가지고 온 이들도..
유학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얼마나 근사한가 말입니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거 가겠다고 얼마나 부모한테 생때를 썼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현재, 유학생분들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스스로 돈을 모아서 유학오시는 분도 많이 봤고, 현재 많은 유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한번 생각해봤습니다.
그렇게 유학보내서 잘못되거나 부모 뜻을 몰라주면 그 부모들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실거고. 그뜻을 거역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그것을 ‘효’ 라는 답례를 위해서 마음을 잡고 하는 착실한 친구들도 있겠고요.
부모는 그 ‘효’를 당연히 받아야 할 어떤 보상으로 생각하는게 한국의 부모님들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기브 엔 테이크.예전 한국드라마 같은 데서 자식이 시험기간이라고, 자식된게 마치 유세라도 하듯이 부모한테 감내와라 배내와라 하는것을 가끔 본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부모는 그 기간동안 부부생활도 하지 않습니다.
결혼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결혼하고 난 후에도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그간 키운게 있는데.. 라는 생각으로 자식을 자기의 영역에서 놓지 않으려 합니다.부모님들이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아니면 사회가 그렇게 부모, 자식을 의도되지 않은 방식으로 몰고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30대가 넘은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실 아직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숙어른들이 많은 듯 합니다.
그게 30대 40대까지.. 아니 부모가 죽을때까지 이어지는 듯 합니다.요즘에 그나마 좋아진 것은, 예전에는 그냥 부모돈 받아서 공부만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많이들 현지에 정착들을 하는 경우도 많고, 캐나다/호주/등등은 어학연수/유학 대신 워킹홀리데이로 가는 한국 젊은이들이 참 많이 늘어난것 같습니다. 몇년전에 비해.. 본인 스스로가 돈벌어서, 공부하고,
여행하고.. 이런 친구들을 만나보면 소위 우리가 말하는 ‘정신자세’ 가 된 친구들이 많습니다. (물론 워킹홀리데이는 이상한 취업창구로 연결이 되는 경우도, 나쁜 사례도 많이 나오더군요). 저도 나이는 많지는 않아 이런말씀 하기 그렇지만, 참 기특합니다. 젊은애들이지만
이친구들은 그나마 어른들입니다. 유럽, 호주, 일본에서 온 젊은이들이 이런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예전에 저도 부자가 아닌 저희집을 원망한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럽습니다. 철이 늦게 들어서 그런지 아이를 키우고 나니 좀 느껴집니다.
“부모가 되면 난 내 자식이 스무살이 되면 내보낼거다.” 생각했었습니다. 제 딸내미가 태어났을때.. 그리고 지금은 저도 부모가 되었고, 지금도 그마음은 같습니다..
그렇다고 발로 차서 내보는게 아니라. 혼자 떠날수 있게 준비는 해줘야 겠지요.
누가 그러더군요.. “그게 정말 될것 같아?그때되면 그렇게 할수 있을지..” 하면서 농담반 진담반 으로 말씀들을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말씀에 가끔 흔들립니다. 과연 내가 그럴수 있을지..제 아이가 다 자란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소리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제 아이때문에 등골휘여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도.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맞는 말일수도 있겠습니다.
중학교때가 배웠던 맹모삼천지교.
궁극적으로 학군때문에 이사를 그렇게 많이 갔다는 얘기인데.
맹자가 만일 결국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분명 맹모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저는 이 맹모가 참 극성스럽구나. 라는 생각외에, 맹모삼천지교가 주는 교훈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학군이 그렇게 중요하다는게 교훈인지.. 혹시 명쾌한 답을 아시는 분 있으신지요?)
이게 자식을 키우는 정답이고, 이건 오답이고 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방식이 옳다고 하면 그게 정답 아니겠습니까?
단, 우리 보모님들은 자식때문에 등골은 휘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부생활은 해야되지 않겠습니까?